피임약ㆍ콘돔사용 ‘꼴찌’, 낙태율은 ‘1등’….
우리나라의 인공임신중절률은 여성 1000명당 15.8건으로 OECD 국가 중 최상위다.
지난 2010년 낙태추정건수는 17만 건. 이듬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47만 명인 것과 비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매년 신생아의 36%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태어나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는 셈이다.
매우 제한적으로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낙태 수술은 음지에서 횡행한다.
그만큼 의료사고 위험이 크다. 불법이다 보니 관리가 소홀해 소변이나 혈액 등 기초적인 검사도 진행하지 않고 임신부를 수술대에 올리는 곳이 허다하다.
그러나 불법 낙태 시술을 해주는 곳을 찾기란 식은 죽 먹기다. 불법 수술을 해 주는지 산부인과마다 발품을 팔 필요도 없이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든, 누구든 상담이 가능하다.
청소년 임신이나, 성인들의 경우도 원하지 않는 임신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피치 못하게 낙태를 결정했을 때 임신부의 건강도 심각한 위협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24일 기자가 온라인 상에서 ‘빠른 낙태 상담해 드립니다.’라는 게시물을 보고 문의 이메일을 보내자 곧바로 ‘아무런 조건 없이 상황에 맞는 병원을 연결해 주겠다’는 답신이 왔다.
통화로 상담을 시작하자 자신을 ‘정식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실장이라고 밝힌 여성은 서울시내 한 병원을 소개했다.
주의사항은 ‘수술 전 4시간 금식’뿐이었다. 복용하는 약이 있는지, 고혈압ㆍ당뇨 등 지병이 있는지는 구두로만 체크했다. 미성년자인지, 상대 남성의 동의는 구했는지 묻는 절차도 형식적이었다.
기자가 “무섭다”고 말하자 전화기 속 인물은 “10분~20분이면 다 끝납니다”라는 ‘위로’를 건넸다.
‘낙태약’으로 알려진 알약 패키지를 사는 것도 식은 죽 먹기다.
인터넷으로 판매 사이트를 찾아 카카오톡 아이디(ID)로 메시지를 보내자 바로 전화상담이 이뤄졌다.
상담원은 ‘자연유산과 같은 효과’라며 오히려 수술보다 안전하고 부작용도 없다고 홍보했다.
불법 낙태가 이처럼 음지에서 횡행하는 까닭에, 낙태를 선택한 여성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한 병원에서 중국 유학생이 낙태 수술을 받다 약물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결국 뇌사 판정을 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성폭력상담소 대표는 “한국에서 낙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법이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낙태를 하게 된다”며 “태아 생명권도 물론 중요하지만 미성년자 성장, 여성의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불법 낙태 수술을 어떻게 양성화해 볼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낙태를 결정했을 때 전문가의 승인과 상담제도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에선 의료 상담 이외에 사회적 상담을 의무화하고, 상담 이후 시술까지 숙고하는 시간을 두고 낙태에 대한 신중한 결정을 돕는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낙태가 미치는 정신적ㆍ신체적 영향은 수술하는 10분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평생을 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과 이후 조치들이 병행돼야 충격 회복과 사회로의 정상적인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코리아헤럴드>
우리나라의 인공임신중절률은 여성 1000명당 15.8건으로 OECD 국가 중 최상위다.
지난 2010년 낙태추정건수는 17만 건. 이듬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47만 명인 것과 비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매년 신생아의 36%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태어나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는 셈이다.
매우 제한적으로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낙태 수술은 음지에서 횡행한다.
그만큼 의료사고 위험이 크다. 불법이다 보니 관리가 소홀해 소변이나 혈액 등 기초적인 검사도 진행하지 않고 임신부를 수술대에 올리는 곳이 허다하다.
그러나 불법 낙태 시술을 해주는 곳을 찾기란 식은 죽 먹기다. 불법 수술을 해 주는지 산부인과마다 발품을 팔 필요도 없이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든, 누구든 상담이 가능하다.
청소년 임신이나, 성인들의 경우도 원하지 않는 임신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피치 못하게 낙태를 결정했을 때 임신부의 건강도 심각한 위협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24일 기자가 온라인 상에서 ‘빠른 낙태 상담해 드립니다.’라는 게시물을 보고 문의 이메일을 보내자 곧바로 ‘아무런 조건 없이 상황에 맞는 병원을 연결해 주겠다’는 답신이 왔다.
통화로 상담을 시작하자 자신을 ‘정식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실장이라고 밝힌 여성은 서울시내 한 병원을 소개했다.
주의사항은 ‘수술 전 4시간 금식’뿐이었다. 복용하는 약이 있는지, 고혈압ㆍ당뇨 등 지병이 있는지는 구두로만 체크했다. 미성년자인지, 상대 남성의 동의는 구했는지 묻는 절차도 형식적이었다.
기자가 “무섭다”고 말하자 전화기 속 인물은 “10분~20분이면 다 끝납니다”라는 ‘위로’를 건넸다.
‘낙태약’으로 알려진 알약 패키지를 사는 것도 식은 죽 먹기다.
인터넷으로 판매 사이트를 찾아 카카오톡 아이디(ID)로 메시지를 보내자 바로 전화상담이 이뤄졌다.
상담원은 ‘자연유산과 같은 효과’라며 오히려 수술보다 안전하고 부작용도 없다고 홍보했다.
불법 낙태가 이처럼 음지에서 횡행하는 까닭에, 낙태를 선택한 여성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한 병원에서 중국 유학생이 낙태 수술을 받다 약물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결국 뇌사 판정을 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성폭력상담소 대표는 “한국에서 낙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법이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낙태를 하게 된다”며 “태아 생명권도 물론 중요하지만 미성년자 성장, 여성의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불법 낙태 수술을 어떻게 양성화해 볼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낙태를 결정했을 때 전문가의 승인과 상담제도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에선 의료 상담 이외에 사회적 상담을 의무화하고, 상담 이후 시술까지 숙고하는 시간을 두고 낙태에 대한 신중한 결정을 돕는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낙태가 미치는 정신적ㆍ신체적 영향은 수술하는 10분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평생을 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과 이후 조치들이 병행돼야 충격 회복과 사회로의 정상적인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코리아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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