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벤처기업에서 일하게 된 김모(28)씨는 최근 직장에서 쓸 노트북을 하나 장만했다. 그가 여러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며 구입한 노트북은 운영체제(OS)가 깔리지 않은 이른바 ‘깡통 노트북’. 김씨는 “윈도8처럼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OS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OS는 기존 데스크탑 PC에서 쓰던 것을 다시 깔면 되므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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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PC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본 OS를 탑재하지 않은 프리도스(FreeDOS) 노트북의 판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프리도스 노트북을 콕 집어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소 PC 제조업체뿐 아니라 대기업인 삼성·LG전자도 OS를 뺀 노트북을 내놓을 정도다. 소비자가 직접 OS를 구매해 설치해야 하고, 그래픽카드·사운드카드 등을 구동하기 위한 각종 드라이버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 제품은 한성컴퓨터가 판매하는 울트라북이었다. 울트라북은 인텔에서 제시한 규격에 맞춰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등 휴대성을 극대화한 노트북이다. 정식 명칭은 ‘포스리콘 U33X 1357’과 ‘포스리콘 U34X 2350’. 무려 70억원어치가 팔린 비결은 바로 저렴한 가격.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따로 OS를 깔지 않아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인기를 끄는 노트북은 대부분 프리도스 제품”이라며 “7~8년 전만 해도 용산 전자상가에 가야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PC 제조사들이 프리도스 노트북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도스 노트북의 판매 비중이 약 3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프리도스 노트북은 OS 기본 탑재 제품보다 가격이 10만~15만원 저렴하다. OS와 각종 부가 프로그램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고, 제조사도 OS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최신형 노트북인 ‘그램’의 경우 사양이 비슷한 프리도스 모델(13ZD940GX30K)과 OS 탑재 모델(13Z940GH30K) 간의 가격차이는 19만8000원이나 된다. 여기에 리눅스 같은 무료 OS가 보급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점, 손쉽게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는 대기업에서 프리도스 제품을 대거 선보인 점 등도 판매량을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한성컴퓨터 류정재 마케팅팀장은 “각종 OS 설치과정이 좀 복잡하다 보니 아무래도 PC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프리도스 노트북을 찾고 있다”며 “기존에 쓰던 OS를 새로운 노트북에 옮겨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프리도스 PC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때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비스타’를 출시한 2007년 이후다. 당시 비스타의 전 버전인 XP가 더 사용하기 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중국 PC제조업체들이 XP를 계속 사용할 사용자를 위해 아예 OS를 넣지 않은 노트북을 내놓았고, 국내에도 이 노트북들이 들어오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프리도스 노트북이 불법 OS 사용을 방조한다며 불편한 시각을 비추기도 한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가 최근 전국 8개 시·도 판매점과 PC 수리점 94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각종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제공받는 비율이 100%였다. 인터넷에서 불법 OS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은 물론 기존 대기업 PC에서 쓰던 OS를 새 PC에서 사용하는 것도 대부분 저작권 위반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대기업용 제품에 들어 있는 OS는 해당 PC에서만 쓸 수 있게 계약한 경우가 많다”며 “프리도스 제품을 쓰려면 일반 사용자용 윈도 정품을 갖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운영체제(OS·Operating System)=컴퓨터를 구성하는 모든 하드웨어 및 응용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기본 소프트웨어다. 어떤 OS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해당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달라진다. PC에서는 MS의 ‘윈도’가 대표적이며, 스마트폰에서는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많이 쓰인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9일 PC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본 OS를 탑재하지 않은 프리도스(FreeDOS) 노트북의 판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프리도스 노트북을 콕 집어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소 PC 제조업체뿐 아니라 대기업인 삼성·LG전자도 OS를 뺀 노트북을 내놓을 정도다. 소비자가 직접 OS를 구매해 설치해야 하고, 그래픽카드·사운드카드 등을 구동하기 위한 각종 드라이버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 제품은 한성컴퓨터가 판매하는 울트라북이었다. 울트라북은 인텔에서 제시한 규격에 맞춰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등 휴대성을 극대화한 노트북이다. 정식 명칭은 ‘포스리콘 U33X 1357’과 ‘포스리콘 U34X 2350’. 무려 70억원어치가 팔린 비결은 바로 저렴한 가격.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따로 OS를 깔지 않아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인기를 끄는 노트북은 대부분 프리도스 제품”이라며 “7~8년 전만 해도 용산 전자상가에 가야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PC 제조사들이 프리도스 노트북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도스 노트북의 판매 비중이 약 3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프리도스 노트북은 OS 기본 탑재 제품보다 가격이 10만~15만원 저렴하다. OS와 각종 부가 프로그램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고, 제조사도 OS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최신형 노트북인 ‘그램’의 경우 사양이 비슷한 프리도스 모델(13ZD940GX30K)과 OS 탑재 모델(13Z940GH30K) 간의 가격차이는 19만8000원이나 된다. 여기에 리눅스 같은 무료 OS가 보급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점, 손쉽게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는 대기업에서 프리도스 제품을 대거 선보인 점 등도 판매량을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한성컴퓨터 류정재 마케팅팀장은 “각종 OS 설치과정이 좀 복잡하다 보니 아무래도 PC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프리도스 노트북을 찾고 있다”며 “기존에 쓰던 OS를 새로운 노트북에 옮겨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프리도스 PC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때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비스타’를 출시한 2007년 이후다. 당시 비스타의 전 버전인 XP가 더 사용하기 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중국 PC제조업체들이 XP를 계속 사용할 사용자를 위해 아예 OS를 넣지 않은 노트북을 내놓았고, 국내에도 이 노트북들이 들어오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프리도스 노트북이 불법 OS 사용을 방조한다며 불편한 시각을 비추기도 한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가 최근 전국 8개 시·도 판매점과 PC 수리점 94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각종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제공받는 비율이 100%였다. 인터넷에서 불법 OS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은 물론 기존 대기업 PC에서 쓰던 OS를 새 PC에서 사용하는 것도 대부분 저작권 위반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대기업용 제품에 들어 있는 OS는 해당 PC에서만 쓸 수 있게 계약한 경우가 많다”며 “프리도스 제품을 쓰려면 일반 사용자용 윈도 정품을 갖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운영체제(OS·Operating System)=컴퓨터를 구성하는 모든 하드웨어 및 응용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기본 소프트웨어다. 어떤 OS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해당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달라진다. PC에서는 MS의 ‘윈도’가 대표적이며, 스마트폰에서는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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