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구원 5년간 추이 분석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 현상과 맞물려 계층간 이동성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부자 동네의 상징격으로 여겨지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일대.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계층 상승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빈곤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최상위 고소득층으로의 소득 쏠림 현상도 계속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책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박명호 장기재정전망센터장과 전병목 선임연구위원이 공동연구한 ‘소득분배 변화와 정책과제: 소득집중도와 소득이동성 분석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저소득층 가구의 비중이 2008년 24.7%에서 2010년 24.3%, 2012년 26%로 거의 고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저소득층은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 놓인 가구의 소득)의 절반 이하인 계층을 말한다. 4인가구 월소득이 약 202만원 정도(2014년 기준)다. 중위소득의 50~150% 사이면 중산층, 그 이상이면 고소득층에 속한다. 이 결과는 조세재정연구원의 재정패널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
소득계층 간 이동률을 보면 계층 이동 없이 저소득층에만 머물고 있는 비중(저소득층→저소득층)이 2008~2009년 전체 계층의 18.4%에서 2011~2012년 20.3%로 늘어났다. 이는 전체 저소득층의 80%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비중은 2008~2009년에는 74.4%, 2010~2011년 79.2%, 2011~2012년 76.9%였다. 보고서는 “빈곤의 고착화가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사회 통합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소득분배 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 가구가 중산층으로 올라선 비율은 2008~2009년 6.1%에서 2011~2012년 5%로 줄어들었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계층 상승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복지정책이 취약한 상태에서 비정규직 등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고, 노인빈곤층이 심각한 탓으로 보인다.
나쁜 일자리 양산이 주원인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
임금도 정규직 절반에 그쳐
중산층 갈수록 얇아지고
고소득층 벌이는 더 많아져
“복지정책 확대땐 계층상승 도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은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이 없어, 중산층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일자리다. 하지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이 852만명(2014년 8월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의 45.4%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도 불안한데 임금은 정규직이 100만원일 때 49만9000원을 받는 데 그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성과 여성 사이의 격차가 심하고, 영세자영업자도 많아 계층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8.5%에 달할 만큼 심각한데, 노인계층은 노동시장 참여 자체가 어려워 계층 이동이 어렵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계층 상승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를 다녀서 받은 월급이나 장사를 해서 벌어들인 돈을 의미하는 시장소득(임금) 기준으로 보면, 2008~2012년 저소득층에서만 머문 사람(저소득층→저소득층)의 비율이 전체의 21%인 데 반해, ‘공적이전소득’(복지정책)을 합한 총소득 기준으로는 18%로 3%포인트 낮다. 이는 현재 취약한 수준인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을 확대하면 계층 이동을 좀 더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보고서는 “소득계층의 이동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령층과 근로가능가구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근로가능가구는 좋은 일자리 확대 정책으로 접근하고, 고령층에 대해서는 연금 확대 등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노인층은 노동시장 참여를 통한 소득 획득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적연금 등 다양한 정책으로 노후자금 준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가능가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임금 일자리 확대 노력을 통해 소득 분포가 개선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상위 고소득층으로의 소득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개인소득 기준으로 상위 1%(2012년 기준)가 전체 소득의 11.6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1%는 1억1330만원 이상 개인소득자로, 이들의 평균소득은 2억2200만원이다. 상위 5%(평균소득 1억880만원)는 전체 소득의 28.56%를 가져갔고, 상위 0.01%(평균소득 29억9860만원)는 1.57%를 차지했다. 이는 국세청 내부 자료를 이용해 근로소득, 금융소득, 사업소득을 통합해 개인소득을 분석한 것이다.
최상위 고소득층으로의 소득집중도는 최근 5년 동안 늘어나는 추세다. 상위 1%는 2007년 전체 소득의 11.08%를 가져갔는데, 이 비중은 2010년 11.71%, 2011년 12.20%, 2012년 11.66%로 상승세를 보였다. 박명호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도 최상위층 소득집중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최상위 소득계층의 소득비중은 대체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 소득분배(소득불평등)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겨레>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 현상과 맞물려 계층간 이동성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부자 동네의 상징격으로 여겨지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일대.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계층 상승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빈곤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최상위 고소득층으로의 소득 쏠림 현상도 계속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책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박명호 장기재정전망센터장과 전병목 선임연구위원이 공동연구한 ‘소득분배 변화와 정책과제: 소득집중도와 소득이동성 분석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저소득층 가구의 비중이 2008년 24.7%에서 2010년 24.3%, 2012년 26%로 거의 고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저소득층은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 놓인 가구의 소득)의 절반 이하인 계층을 말한다. 4인가구 월소득이 약 202만원 정도(2014년 기준)다. 중위소득의 50~150% 사이면 중산층, 그 이상이면 고소득층에 속한다. 이 결과는 조세재정연구원의 재정패널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
소득계층 간 이동률을 보면 계층 이동 없이 저소득층에만 머물고 있는 비중(저소득층→저소득층)이 2008~2009년 전체 계층의 18.4%에서 2011~2012년 20.3%로 늘어났다. 이는 전체 저소득층의 80%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비중은 2008~2009년에는 74.4%, 2010~2011년 79.2%, 2011~2012년 76.9%였다. 보고서는 “빈곤의 고착화가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사회 통합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소득분배 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 가구가 중산층으로 올라선 비율은 2008~2009년 6.1%에서 2011~2012년 5%로 줄어들었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계층 상승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복지정책이 취약한 상태에서 비정규직 등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고, 노인빈곤층이 심각한 탓으로 보인다.
나쁜 일자리 양산이 주원인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
임금도 정규직 절반에 그쳐
중산층 갈수록 얇아지고
고소득층 벌이는 더 많아져
“복지정책 확대땐 계층상승 도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은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이 없어, 중산층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일자리다. 하지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이 852만명(2014년 8월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의 45.4%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도 불안한데 임금은 정규직이 100만원일 때 49만9000원을 받는 데 그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성과 여성 사이의 격차가 심하고, 영세자영업자도 많아 계층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8.5%에 달할 만큼 심각한데, 노인계층은 노동시장 참여 자체가 어려워 계층 이동이 어렵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계층 상승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를 다녀서 받은 월급이나 장사를 해서 벌어들인 돈을 의미하는 시장소득(임금) 기준으로 보면, 2008~2012년 저소득층에서만 머문 사람(저소득층→저소득층)의 비율이 전체의 21%인 데 반해, ‘공적이전소득’(복지정책)을 합한 총소득 기준으로는 18%로 3%포인트 낮다. 이는 현재 취약한 수준인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을 확대하면 계층 이동을 좀 더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보고서는 “소득계층의 이동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령층과 근로가능가구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근로가능가구는 좋은 일자리 확대 정책으로 접근하고, 고령층에 대해서는 연금 확대 등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노인층은 노동시장 참여를 통한 소득 획득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적연금 등 다양한 정책으로 노후자금 준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가능가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임금 일자리 확대 노력을 통해 소득 분포가 개선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상위 고소득층으로의 소득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개인소득 기준으로 상위 1%(2012년 기준)가 전체 소득의 11.6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1%는 1억1330만원 이상 개인소득자로, 이들의 평균소득은 2억2200만원이다. 상위 5%(평균소득 1억880만원)는 전체 소득의 28.56%를 가져갔고, 상위 0.01%(평균소득 29억9860만원)는 1.57%를 차지했다. 이는 국세청 내부 자료를 이용해 근로소득, 금융소득, 사업소득을 통합해 개인소득을 분석한 것이다.
최상위 고소득층으로의 소득집중도는 최근 5년 동안 늘어나는 추세다. 상위 1%는 2007년 전체 소득의 11.08%를 가져갔는데, 이 비중은 2010년 11.71%, 2011년 12.20%, 2012년 11.66%로 상승세를 보였다. 박명호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도 최상위층 소득집중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최상위 소득계층의 소득비중은 대체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 소득분배(소득불평등)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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