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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26일 화요일

상위 0.1% 독서광은 무슨 책을 많이 볼까


새해 목표에서 책읽기는 늘 거론된다. 한해 200권의 책을 산다는 0.1% 독자들이 골라보는 책을 알아봤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에게 서재를 내보이는 건 조심스럽다. 거실 책장 한구석에 묵직한 전집류 하나 정도 있어야 폼 좀 나던 시절에야 서재는 주인장의 취향과 관심사를 드러내는, 내밀한 정신세계의 고백과도 비슷해서 그랬다. 요즘도 조심해야 하긴 매한가지다. 스마트폰을 조금만 만지작거리면 재미난 스낵 컬처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책이 좋다고 했다가는 진지충 취급 받기 십상이라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15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서도 이런 실태가 드러난다. 성인 평균 독서율은 65.3%로 1994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였다. 반면, 책 읽은 성인들의 평균 독서량은 14권으로, 2013년 조사 12.9권에 비해 늘었다. 읽는 사람만 더 읽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다이어트, 금연과 함께 신년계획에서 늘 빠지지 않는 게 ‘독서’다. 읽고는 싶은데, 시행착오와 기회비용을 줄이고픈 이들을 위해 책 깨나 읽는다는 교보문고 상위 0.1% 고객은 대체 무슨 책을 읽었을까 살펴봤다. 2015년 전체 독자군과 0.1% 독자군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100권 목록도 비교했다.

우선 0.1%의 상위 독자들은 40대 비율이 42.86%로 압도적이었다. 그 다음이 30대(25.43%), 50대(19.41%) 순이었다. 남성, 여성 비율은 53.26%, 46.74%였다. 전체 독자군에서는 40대(29.3%), 20대(27.7%), 30대(27%) 순이었지만 세대별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34.2%, 65.8%로 여성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이들 0.1%의 독자군이 구매하는 책의 규모는 한해 보통 200권 정도”라면서 “사들인 책을 다 읽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선물용 등으로 대량구매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집계하기 때문에 구매 목적은 일단 본인들이 읽기 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이들이 고르는 책에서는 40대 남성의 취향이 두드러진다. 전체 독자에서 9%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어’나 요리책 같은 ‘가정ㆍ생활’분야의 책은 0.1% 독자들의 책에선 보이지 않는다. 전체 독자에서 1ㆍ2위를 차지한 시ㆍ에세이(22%), 소설(20%) 분야는 각각 3위(15%), 5위(12%)로 떨어졌다.

0.1% 독자들에서는 대신 ‘인문’영역이 눈에 띈다. 전체 독자에서 인문 비중은 12%였으나 0.1% 독자층에서는 24%로 비중이 두 배나 높았다. 사서 읽는 구체적인 책에서도 ‘0.1%’와 ‘전체’는 상당히 달랐다. 전제 독자층에서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생각의길),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에디톨로지’(21세기북스)가 18위, 30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반면 0.1% 독자층에서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담론’(돌베개)이 3위, 인류의 과거와 미래를 짚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김영사)가 22위였다. 이외에도 공중보건의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부키), 일본 교육심리학자 사이토 다카시의 ‘곁에 두고 읽는 니체’(홍익)가 50위, 53위다. 과학의 최전선을 인문학적 글쓰기로 풀어낸 ‘김대식의 빅퀘스천’(동아시아), 오에 겐자부로가 털어놓은 독서인생 ‘읽는 인간’(위즈덤하우스)이 각각 82, 85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담론’을 제외하면 전체 독자 구매 도서 100위권에 든 책은 한 권도 없었다.

0.1% 열혈 독서 집단의 또 다른 특징은 과학, 역사, 정치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전체 독자에서 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10위권 밖이었지만, 0.1% 독자군에서는 나란히 6, 7, 8위를 차지했다. 과학 분야에서는 과학 관련 황당한 질문들에 대한 유머스러운 대답을 담은 ‘위험한 과학책’(시공사), 뇌과학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탐구한 ‘마음의 미래’(김영사), 영원한 고전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가 각각 20, 56, 87위에 올랐다. ‘역사ㆍ문화’분야에선 유홍준의 입담이 재미있는‘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편’(창비), ‘세계사를 품은 영어이야기’(허니와이즈)가 30, 43위를 기록했다.

‘정치ㆍ사회’ 영역에서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저자의 책이 100위권에 올랐다. 하버드대 박사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의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21세기북스), 이코노미스트 한국특파원을 지낸 다니엘 튜더의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문학동네)이 각각 77, 91위였다. 이 가운데 전체 독자군에서 100위권에 든 책은 ‘위험한 과학책’(94위)이 유일하다.

출판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0.1% 고객층은 독자들과의 교감을 고려할 뿐 아니라 탄탄한 내용과 구성까지 갖춘 책을 선호한다”면서 “이들 중심 독자들에게 어필한 뒤 전체 독자군으로 퍼져나가는 베스트셀러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게 모든 출판사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국일보>

2015년 12월 11일 금요일

불안 심리 다룬 책 인기... 불안한 대중들의 '길 찾기'

취업ㆍ고용ㆍ노후 불안… 대중‘불안’원인 규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안해소 대중욕구 지속될 것”



최근 국내 서점가에서 현대인의 ‘불안’ 심리와 이의 극복 방법을 담은 책들이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난 등으로 인해 ‘불안 증후군’이 일상화 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드러내는 단면이자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 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읽힌다.

11일 온라인 서점가에 따르면 ‘미움받을 용기’ ‘비밀의 정원’ ‘불안을 넘어설 용기’ 등 ‘불안’이나 ‘용기’를 주제로 한 책 여럿이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가 쓴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는 ‘예스24’의 12월 2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9주 연속(총 41주간)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올 들어 80만부가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 최장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책은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하지 말고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로 불안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인다.

대중의 잠재적 불안을 해소할 방법으로 ‘용기’를 제시한 책들도 덩달아 인기다. ‘불안을 넘어설 용기’(더퀘스트), 국제구호활동가인 한비야 씨가 펴낸 ‘1g의 용기’가 대표적이다.

불 안상황이 개인으로 이입되면서 혼자 스트레스를 풀도록 하는 컬러링북도 잘 나가고 있다.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은 교보문고 판매 순위에서 종합 3위에 올랐다. 이 책의 인기로 이 서점의 예술분야에서 컬러링북 코너가 생겼을 정도다.

교보문고가 올 들어 지난 11월 30일까지 도서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인문 분야가 전년 보다 13.5% 늘어 처음으로 소설 분야를 누른 가운데, 심리학 서적 점유율은 24.6% 상승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불안심리를 다룬 책들의 인기 배경에 대해, 유명인들의 공항장애나 불안장애 투병 소식이 연이어 퍼져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등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ㆍ국가적 불안요소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출판계는 분석하고 있다.

심리학 관련 서적 인기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전망한다. 꼬리무는 사건과 사고, 취업ㆍ고용 등 불안감으로 인해 추락하고 있는 자아를 위로하고 싶은 욕구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한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행복드림의원 원장)는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사회적으로 한번 실패하면 재기가 불가능한 구조에서 구성원들의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중들이 심리 서적을 찾는 것은 힘들고 지친 자아를 위로하고 자신이 어떤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분석했다.
<기사 출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