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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9일 금요일

잘 나가던 SKY 경영대, 치대 포기자 속출

2016학년 주요 대학의 정시 모집 추가 합격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몇가지 이변이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인문 계열 간판 학과인 경영학과의 최종 합격점이 같은 대학 중·하위권 학과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치의학과가 치과의사의 공급 과잉 세태 속에 등록 포기자가 속출, 거듭 추가 합격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학과 최종 합격점 농경제사회학부•소비자아동학과보다 낮아
합격점이 큰 폭으로 떨어진 고려대 경영대학 [사진=중앙포토]

법대가 사라진 인문 계열 대학에서 왕좌를 차지했던 경영학과가 한두 차례 추가 합격자를 모집해 충원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합격선이 크게 무너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9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경영학과의 정시 모집 정원 78명 가운데 2명이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아 예비 2번(추정)까지 추가 합격시킨 결과 최종 합격점이 531.7점(수능 표준점수 800점 기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서울대에서 비교적 합격점이 낮은 편으로 알려진 농경제사회학부의 최종 합격점 533.1점과 소비자아동학부 532.9점보다 더 낮은 것이다. 당초 입시 기관별로 예상된 534~538점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영학과의 형편은 더 심각했다. 정시 모집에서 113명을 선발하는 연세대 경영학과는 두 차례 추가 합격에 나서 예비 153번(추정)까지 합격시키는 바람에 최종 합격점이 693.1점(수능 표준점수 900점+학생부 100점 기준)까지 하락했다. 이 동대학 문화인류학과의 695.5점, 문헌정보학과 695.2점보다 2점 이상이나 낮은 것이다. 최종 합격점이 가장 높은 과로 추정되는 응용통계학과 698.8점보다 무려 5.7점이 뒤졌고, 경영학과 최초 합격선 703.6점보다는 10점이나 차이가 난다.

정시에서 86명을 뽑는 고려대 경영학과도 2차 추가 합격선이 예비 42번(추정)의 693.0점(수능 표준점수 900점+학생부 100점)이다. 최초보다 5.9점 떨어졌으며, 경제학과 696.9점보다 3.9점 낮다. 배치표의 하위권에 속한 보건정책관리학과의 추가 합격점 694.6점, 독어독문학과의 694.5점보다도 낮아진 기현상을 보였다.
연세대와 고려대 경영학과의 최초 합격자들이 서울대 등에 중복 합격하며 이탈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왕왕 있었지만 이번처럼 이탈자가 대거 속출해 합격선이 큰 폭으로 무너지고 서울대 경영학과까지 등록 포기자가 나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수능이 다소 변별력 있게 출제된 이번 입시에서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하는 실제 합격선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인문계 최상위 모집 단위의 안정 지향 눈치작전이 심했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위험하다고 판단, 한 계단 또는 한 급간 낮춰 쓰다 보니 낮은 점수로 지원한 ‘배짱’ 지원자들이 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경영학과가 인문 계열의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 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서울대 경영학과의 등록 포기자가 취직이 보장된 경찰대 등의 중복 합격으로 이탈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인문 계열에서 상대적으로 경영학과가 취업에 유리한 편이지만, 인문 계열 취업 자체가 대폭 줄었고 금융권이 위축되며 경영학과의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치과대학도 추가 합격으로 겨우 정원 채워
치과의사의 공급 과잉 및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치의학과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진=pololofreack30, 픽사베이]
자연 계열에서 전통적으로 의대와 함께 선호도가 높았던 치과대학도 2016학년도 입시에서 ‘굴욕’을 당했다. 서울대 치대의 경우 45명 전원을 수시 모집으로 뽑는 가운데 3명의 미등록자를 정시에서 선발했으나 이들마저 모두 등록을 포기해 예비 후보들을 차례로 추가 합격시켰다. 1차 추가 합격자 3명 중 2명이 또다시 등록을 하지 않아 2차 추합을 통해 겨우 선발 인원을 채웠다. 3명 모집에 5명을 충원해 충원율 166.7%를 기록했다. 2016년 정시 모집 단위에서 최고 충원율이다. 지난해 충원율 0%, 2014학년 6명 모집에 4명 추합된 66.7%에 비해 매우 높다. 서울대 치대를 포기한 5명은 군외 대학인 KAIST로 이동했거나 중복 지원한 다군의 의대로 갔을 것으로 점쳐진다. 충원이 필요 없는 서울대 의대와 비교되는 상황이다.
서울대 치대 다음으로 선호되는 연세대 치의학과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22명 정시 모집 합격자 중 11명이 이탈해 1차 추가 합격을 시켰으나 또다시 미등록이 발생, 2차에 7명, 3차에 1명, 4차에 3명으로 잇따라 충원을 해야 했다. 지난해 15명 정시 모집에 1~4차에 걸쳐 5명을 충원한 것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대 치대를 포기한 학생 중 2명은 우리 학원 출신으로, 다른 대학 의대에도 합격해 결국 의대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1명도 타 대학 의대나 공대에 중복 합격해 빠져 나갔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세대 치의학과 미등록자는 서울대 이공 계열이나 타 대학 의대를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치과의사의 전망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병원급으로 가기보다는 개원을 해야 하는 처지에서 막대한 투자비용과 치열한 경쟁이 부담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2015년 12월 11일 금요일

게시판 뒤덮은 '김일성 만세'…고려대는 '표현의 자유' 논쟁 중

‘김일성 만세/ 한국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김수영의 시 ‘김일성 만세’ 중 일부)

11일 오후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경대학 후문. ‘김일성 만세’를 제목으로 한 대자보 10여개가 이곳 게시판을 가득 뒤덮었다. 전날 경찰이 같은 제목의 대자보를 수거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대자보 게재에 나서면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11일 오후 고려대 서울캠퍼스 정대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서울 성북경찰서, 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이 학교 소속 한 대학원생이 이 게시판에 붙은 ‘김일성 만세’ 대자보를 직접 수거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대학원생은 “여기가 김일성종합대학이냐, 고대에 이게 붙어 있는 게 말이 되냐”며 화를 내며 해당 게시물을 뜯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대자보를 붙였다는 이 학교 사회학과 소속 권순민(20)씨는 "김수영 시의 맥락은 검열에 저항한 것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김일성을 찬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비판하고 자유를 확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뜻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해당 게시판에는 ‘김일성 만세’ 대신에 ‘전두환 만세’나 ‘천황폐하만세’ 등을 삽입해 반대의 뜻을 전하는 대자보도 등장했다. 이 대자보는 “독일, 러시아에선 ‘하켄크로이츠’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상식적인 선을 지키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대학을 다니는 학생 박상용(20)씨는 “개개인이 대자보를 붙이는 취지는 모두 다를 것이지만, 이런 논의가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되면 생산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 사학과 소속 이건희(20)씨도 “대자보를 일방적으로 뜯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대자보가 담은 의견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건전하게 자신의 반대 의견을 같은 형식으로 게재해야 공론 활성화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일성 만세’ 관련 신고를 받은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신고자로부터 해당 대자보를 전달받아 관련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 서 ‘김일성 만세’ 대자보는 최근 경희대 서울캠퍼스에 처음 붙었다가 수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이 대자보는 지난달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담겼다는 이유로 마포구의 한 가구공방에 붙은 제1차 민중총궐기 집회 홍보 포스터를 경찰이 직접 수거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게재됐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