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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30일 토요일

찜통더위에 밤새 켜놨다가 '펑'…선풍기·에어컨 화재 가능성

5년 간 선풍기·에어컨 불 380건…7명 사망·33명 부상
사용 전 제품 점검·청소 필수…"야간엔 타이머 기능 이용"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사용하다 화재 등 예기치 않은 사고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냉방기기 화재는 대부분 관리 부실이나 잘못된 사용에서 비롯된다. 전문가들은 특정 시기에만 사용하는 가전제품일수록 사용 전 반드시 점검하고, 이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6일 오전 10시 4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4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이곳에 있던 주민 5명이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내부 120㎡가 불에 타 2천3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불은 3층에 사는 이모(54·여)씨의 집에서 시작됐다. 이른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에 켜놓은 선풍기가 문제였다.
별 생각 없이 서너 시간 동안 계속해 켜놓은 선풍기에서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며 화재가 시작됐다는 게 이씨 가족의 설명이다.
경찰은 낡은 선풍기의 모터가 장시간 사용으로 과열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후 10시께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의 한 단독주택에서도 사용 중인 선풍기가 터지면서 불이 나 40대 지체 장애인 1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이곳에 사는 하모(49)씨는 20여 년 전 출근길 오토바이 사고로 목을 다쳐 전신마비 장애가 있었다.
사고는 하씨의 활동 보조인이 음식을 사기 위해 잠깐 외출한 사이 벌어졌다.
하씨의 침대 주변에 놓인 선풍기에서 시작된 불이 집 내부로 번진 것이다. 하씨는 온 힘을 다해 활동 보조인과 119에 불이 난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소방대가 도착해 불길을 잡고 집 안을 살펴봤을 때 하씨는 이미 숨진 뒤였다.
지난달 9일 오후 9시 7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불은 에어컨 실외기가 원인이었다.
이 건물 7층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26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건물 8∼9층 요양원에 머물던 직원과 노인 등 29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에어컨 실외기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냉방기기가 원인을 제공하는 화재가 끊이지 않는다.
3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선풍기와 에어컨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380건에 이른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에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경미한 화재까지 포함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국민안전처의 설명이다.
화재 발생 장소는 주거 공간이 가장 많았고 편의점, 미용실, 상점, 고시원 등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일상적인 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이어서 작은 화재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선풍기 화재 원인은 모터 과열 또는 과부하, 모터 품질 불량, 전기적 요인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오래된 선풍기는 모터에 이상이 없는지 반드시 점검 뒤 사용해야 한다. 비교적 새 선풍기라도 겨우내 사용하지 않던 것을 꺼내 쓸 때에는 먼지를 충분히 제거하고, 새용 중 모터 부분이 뜨겁게 느껴지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에어컨은 실외기의 전기합선과 모터의 열 축적으로 주로 불이 난다.
따라서 실외기 전선이 낡거나 벗겨졌는지 점검하고, 제때 교체해줘야 한다. 실외기 모터의 열이 불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변에 쌓인 먼지나 낙엽, 쓰레기 등을 수시로 제거해줘야 한다.
한 소방 관계자는 "요즘처럼 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에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며 "타이머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화재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1월 1일 금요일

국과수 "서해대교 화재 원인은 낙뢰" 감식결과 발표


서해대교 72번 케이블 연결 완료 (당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낙뢰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끊어진 서해대교 72번 케이블 교체 작업이 17일 완료됐다. 현장 관계자들이 케이블 연결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2015.12.17youngs@yna.co.kr
지난달 발생한 서해대교 교량 케이블 화재 원인은 '낙뢰'로 확인됐다.

충남지방경찰청은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서해대교 교량 케이블 화재 원인이 낙뢰라는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과 국과수는 화재 현장에서 현장 감식을 3차례 진행했다. 특히 끊어진 케이블을 수거해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을 벌였다.

잘린 케이블에서 '아크흔'이라 불리는 전기 화재 특유의 흔적과 유사한 무늬가 나타나면서 초기에 설정한 낙뢰설이 결국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기상청에 낙뢰가 감지되지 않아 정확한 사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해대교 복구 후 첫 주말 (당진=연합뉴스) 항공촬영팀 = 화재로 주탑을 받치고 있던 교량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손상돼 통행이 전면 차단된 서해대교가 19일 복구작업을 마치고 재개통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20일 충남 당진시 서해대교를 건너고 있다. 2015.12.20 jjaeck9@yna.co.kr
하지만, 사고발생 시각에 천둥소리를 들었다는 서해대교 관리소 직원의 목격담과 낙뢰가 치는 듯한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근거로 감식을 벌여 이같이 도출했다.

앞서 지난달 3일 오후 6시 10분께 충남 당진시 서해대교 목포 방향 2번 주탑 교량 케이블에서 난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3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 과정에서 끊어진 케이블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평택소방서 이병곤 포승안전센터장(54·소방령)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사고 후 차단됐던 서해대교는 지난달 19일 0시를 기해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2월 15일 화요일

달리던 BMW 또 불…최근 한 달여동안 4번째


<<시민 제공>>
14일 오후 4시 26분께 경기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영동고속도로 호법분기점 부근에서 A(52)씨가 몰던 BMW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차량 내외부가 타 88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다. A씨는 불이 나자마자 차량을 졸음 쉼터에 세우고 탈출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3일과 5일, 8일 서울 자유로 방화대교 인근과 마포구 상암동, 경기 의왕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달리던 BMW 승용차에서 불이 붙는 사고가 잇따랐다. 

이들 차량 가운데 지난달 3일과 5일 불이 난 차량은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리콜을 명령한 520d 모델이었다. 

지난달 3일 불이 난 차량 운전자는 항의의 표시로 판매대리점 앞에 전소한 차량을 끌어다 놓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영동고속도로 달리던 승용차에 불 (이천=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14일 오후 경기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BMW 승용차에서 불이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제공>><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2월 12일 토요일

"우리 대피시키고 선생님들은 마지막에 나왔어요"


성남 분당 13층 상가서 불 (성남=연합뉴스) 11일 오후 8시 18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13층짜리 상가건물 1층에서 불이 나 건물에 있던 25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1시간여 만에 화재를 모두 진압했다. 2015.12.11 <<분당주민 페이스북>> kyh@yna.co.kr
'분당 화재' 인명피해 막은 학원강사들 차분한 대응 화제

적신 휴지·손전등 이용해 학생들 침착하게 대피시켜

분당 상가 건물 화재는 야간에 도심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여서 하마터면 상당한 인명피해를 낼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게다가 화재 발생 당시 상가 건물 2층 학원에서는 고등학생 300여명이 수업 중이어서 인명피해 위험은 더욱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던 데에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고 질서있게 학생들을 대피시킨 학원 강사들의 숨은 헌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재 당시 12층짜리 상가 건물의 2층 학원에서는 17개 교실마다 학급당 10~20명씩 총 300여명이 수업 중이었다.

화염을 맨 처음 본 A수학학원 공상태(38) 강사는 "불길을 보자마자 일단 복도로 나가 다른 교사와 학생들에게 들리도록 '불이야'라고 외친뒤 교실로 돌아와 학생들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공씨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로지 아이들과 같이 나갈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성남 분당 13층 상가서 불 (성남=연합뉴스) 11일 오후 8시 18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13층짜리 상가건물 1층에서 불이 나 건물에 있던 25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1시간여 만에 화재를 모두 진압했다. 2015.12.11 <<김원병씨 제공>> kyh@yna.co.kr
학생들의 대피를 진두지휘하고 사고 현장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빠져나온 공씨는 건물을 뒤덮은 연기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조금도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학생들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한 공씨는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가 휴지에 물을 묻혀 학생들이 입과 코를 막은 채로 이동하도록 했다. 

강사들은 교실마다 보관하고 있던 손전등과 휴대전화 불빛으로 계단을 비췄고, 무사히 지하 4층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 워낙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또다른 강사와 학생들은 옥상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강사와 학생 전원이 큰 피해없이 밖으로 대피했다. 

강사 17명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저마다 역할을 나눠 건물 곳곳에서 수시로 상황을 주고받으며 신속하게 대응한 게 별 탈 없이 대피하는 데 큰 몫을 했다. 

공 강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동요없이 선생님들을 믿고 따라줘 대피가 수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아 무섭기도 했을텐데 큰소리를 내거나 우왕좌왕하지 않았다"며 "자기 목숨을 선생님에게 맡기고 잘 따라준 학생들이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도 학원 강사들은 현장에 남아 학생 전원의 소재와 상태를 일일이 확인한 후에야 병원에 가 치료를 받았다.

분당 학원상가 화재 합동 감식…화재원인 조사 (성남=연합뉴스) 경기 분당의 학원상가에서 발생한 화재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합동감식이 12일 화재 현장인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상가건물에서 이뤄졌다. 합동감식에는 경기경찰 과학수사계와 국과수,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이 참여했다. 2015.12.12 <<경기경찰 제공>>young86@yna.co.kr
강사와 학생들의 차분한 대처로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귀가했고 이 가운데 1명만이 병원에서 기관지 치료를 받고 있다. 

마지막까지 학생들의 안전을 챙기던 강사들의 활약은 곳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고 수습 및 행정지원 차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홍경래 분당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은 "밤 11시가 됐을 무렵 얼굴이 유독 시커메진 남성 3명이 다 늦게 응급실에 들어왔다. 무슨 영문인지 물어봤더니 학원강사라고 했다"며 "아이들 병원 보내놓고 가장 나중에 병원을 찾아온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우릴 먼저 피난시키고 선생님들은 가장 나중에 나왔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 학부모가 연신 선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더라"고 전했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도 강사들을 향한 감사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남자 선생님들이 끝까지 아이들 먼저 챙기고 마지막에 나오셨다고 하더라. 긴박한 상황에서 아이들 챙겨서 구급차 태우는 모습이 얼마나 짠하던지 눈물이 다 났다"라고 전했다. 

앞서 11일 오후 8시18분께 수내동 12층짜리 건물 1층에서 발생해 연면적 1만5천㎥ 가운데 2천여㎥와 자동차 3대를 태운 위 1시간10여분만에 진화됐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의정부 화재 '밧줄의인', 상금도 쾌척…'묵묵한 영웅들' 지원


상금까지 쾌척한 '밧줄의인' 이승선씨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올초 의정부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밧줄을 타고 시민들을 구해 '밧줄 의인'으로 통하는 이승선(51)씨가 S-OIL 최고시민영웅으로 뽑혀 받은 상금을 기부하기로 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화재사고 직후 이씨가 취재진과 만나 당시 구조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2015.12.10 suki@yna.co.kr
LG복지재단 상금은 사양…"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쓰이길"

올초 의정부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밧줄을 타고 시민들을 구해 '밧줄 의인'으로 통하는 이승선(51)씨가 S-OIL 최고시민영웅으로 뽑혀 받은 상금을 또 다른 '묵묵한 영웅들'에게 나눠주기로 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씨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교관, 여군, 중국어선 단속 해경, 밤샘 근무하는 경찰관, 소방, 생활문화개선 시민단체 '아나기' 등 10곳에 각 100만원씩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씨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금을 떼면 상금이 1천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들어서 우리 사회의 허리 부분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분들에게 나눠 드리기로 결심했다"면서 "큰 금액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서로 격려하는 따뜻함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목숨 걸고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최전선의 해양경찰과 자비로 장갑까지 사들여가며 화재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에 대한 뉴스를 볼 때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S-OIL 본사에서 열린 '2015 올해의 시민영웅 시상식'에서 관계자에게 이 같은 뜻을 전했다. S-OIL 측은 전달 방법과 대상 등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밧줄 갖고 벽을 올라 주민 구한 '시민 영웅' (의정부=연합뉴스)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고에서 직접 밧줄을 몸에 묶고 벽을 올라 주민을 구한 시민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간판 시공업을 하는 이승선(51)씨는 사고 당시 주민 10명을 구해 '시민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간판 시공업을 15년간 해온 그는 건물을 높이 올라가는 데 자신 있었다. 그는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차에서 밧줄을 갖고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갔다. 이어 4층 가스배관에 밧줄을 묶어 고정한 뒤 구조를 요청한 주민을 한 명씩 차례로 안아 올려 땅으로 내려줬다. 사진은 이씨가 구조를 하는 모습. 2015.1.13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andphotodo@yna.co.kr
앞서 화재사고 직후 LG복지재단 측에서도 의인상과 상금 등을 주고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으나 이씨는 사양했다. 전국 각지에서 20명을 선발한 S-OIL의 시민영웅과 달리 자신만 따로 의인으로 추대받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씨는 "평소 신조가 노력하지 않는 대가는 받지 않는 것"이라면서 "좋은 뜻이란 건 알지만 그 돈(상금)은 복지재단에서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간판 시공업을 하는 이씨는 지난 1월 10일 출근길 신호대기 중 근처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목격하고는 바로 방향을 돌려 현장으로 향했다. 

뒤따라 도착한 소방차가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이씨는 평소 차량에 비치해둔 로프를 이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건물 내부에 있던 주민 10여 명을 구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2월 2일 수요일

10년 넘은 김치냉장고 폭발…법원 "제조사 배상 책임"



10년 넘은 김치냉장고가 폭발해 일어난 화재를 제조사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제조사는 '제품 공급 후 10년이 지나면 배상책임이 없다'고 한 제조물책임법을 내세웠지만, 법원은 제조사에 제품 안전 그 이상의 책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오성우 부장판사)는 한 손해보험사가 국내 김치냉장고 1위 업체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03년 이 회사 김치냉장고를 구입해 집에 놓고 썼다. 지난해 3월 멀쩡하던 김치냉장고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타올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A씨의 집과 옆집 등 모두 4채를 태웠다. 

소방서는 김치냉장고 팬 모터에 먼지가 쌓였다가 갑작스럽게 이상 발열 현상을 보이며 불이 났다고 봤다. 사건을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김치냉장고 내부 합선이 발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보험사는 A씨 등 피해자에게 모두 4천290여만원을 배상하고 비용을 제조사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제조사는 "판매한지 10년이 지나 이미 우리 쪽에는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법 제7조 제2항은 제조물이 공급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돼있다. A씨가 구매한 제품은 2003년 제조·공급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조사가 피해를 배상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김치냉장고를 10여년간 사용했다고 해서 내부 전기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여기진 않는다"며 "사용기간이 다소 오래됐어도 제조사는 제품 위험으로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고도의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김치냉장고에서 폭발현상이 발생한 후 화재가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2012∼2013년 10년 이상된 김치냉장고 화재 22건 중 20건이 피고의 제품이었던 만큼 내부 부품의 내구성에 하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제조물책임법이 10년의 소멸시효를 인정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일반 민법 역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다며 법적으로 제조사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김치냉장고가 그간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제조사가 피해액의 50%인 2천145만원만 지급하도록 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1월 1일 일요일

1년 전 한 통의 전화가 상주터널 대형참사 막았다

수학여행 119대원 동행프로젝트, 어떻게 시작됐나


▲  지난 26일 경북 상주터널에서 신나가 실린 화물차가 폭발한 모습. 이 차 뒤에 있던 신대림초등학교 수행여행 버스 2호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 서울시소방재난본부제공
지난 26일 낮 12시 5분께 경북 상주시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 안에서 시너를 실은 4.5t 화물차가 타이어펑크로 벽을 들이받고 폭발해 큰불이 났다. 차량 10여대가 불에 탔고, 화물차 운전자는 중화상을 입었으며 당시 터널에 있던 차량 운전자 등 19명이 연기를 마셨다. 
그러나 경주행 버스 2대를 나눠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서울 영등포구 신대림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교사 등 70명은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 버스에 동승한 서울시 119특수구조단 대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사하다는 전화 올 때까지 큰일 난 줄 알고 있었다"

사고 순간 안상훈 소방장이 타고 있던 1호차는 불이 난 화물차의 앞에 있었기 때문에 진행방향으로 빠져 무사히 대피했으나, 문제는 화물차의 뒤에 있던 2호차였다. 

2호차 맨 뒷좌석에 타고있던 박상진 소방장은 순간적으로 이미 검은 연기로 가득찬 밖으로 뛰어나갔다. 금방 꺼질 불이 아니란 것을 직감한 박 소방장은 학생들을 차례로 하차시켜 진행반대 방향으로 대피시켰고 나중에는 버스도 후진시켜 터널밖으로 빼냈다.

이들 교사, 운전기사, 학생 모두는 덕분에 별 피해 없이 무사히 대피해 간단한 건강검진 뒤 1시간 후 다시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구조경력 15년째인 박 소방장은 불이 날 경우 연기질식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입을 손수건으로 막고 자세를 낮춰 대피시켰다.

"사고 직후 1호차 안 소방장한테서는 '1호차는 빠져나와 조치를 완료했다'는 문자가 왔는데, 2호차 박 소방장은 전화를 안 받는 거예요. 그로부터 1시간 뒤 '다 피신했다'는 문자가 올 때까지 우리는 분명히 큰일이 생겼다고 생각했죠. 너무 긴 시간이었어요."

당시 사무실에서 일하다 현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 이준상 소방위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며 몸서리를 쳤다. 

"장애인 아이 수학여행에 119대원이 동행해줄 수 없나요?" 

▲  초등학생 수학여행을 동행한 119구조대원이 여행지에 도착한 학생들을 뒤따라 걷고 있다.
ⓒ 서울시소방재난본부제공
봄 수학여행철이 끝물을 향해 가고있던 작년 6월 어느날 서울시소방재난본부에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자신은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부모라며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는데 119구조대원이 동행해줄 수 없냐는 것이었다. 통상 특수학교 수학여행은 인솔교사는 물론 안전요원과 보호자도 함께 가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다는 것이었다. 보호자인 그 역시 장애인이었다.

당시는 단원고 학생 2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세월호 사고 난지 불과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였다.

이 한 통의 전화가 결국 지난 26일 일어난 상주터널 폭발사고에서 자칫 일어날 수 있었던 대형 인명사고를 막은 셈이 됐다. 

소방본부는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서울시교육청에 7개 특수학교 학생들의 수학여행에 시범적으로 구조대원을 동행시키는 것을 타진했으나, 교육청은 특수학교 외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민간위탁으로 안전요원을 태우지 못하는 초등학교를 포함해 163개교를 선정해 구조대원을 태울 것을 역제안했다.

여러번의 의견 조율뒤 그해 8월 25일엔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이 업무협약 MOU를 맺고 수학여행 119대원 동행프로젝트 등 안전분야 7개 항목에 사인하게 됐다.

아무리 뜻이 좋아도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행할 수 없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교육청과 일정을 조정하고 관내 23개 소방서에서 자원한 144명의 구조대원들을 적절히 배치하는 식으로 인력난을 해결했다.

예산도 올 1억5천만원을 배정받아 숙박이나 식비를 자체 해결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수학여행비를 축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엔 총 30건, 올 상반기는 메르스 영향으로 25건만 이뤄졌다. 

그러나 동행에 나선 구조대원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출발 전 안전교육에서부터 버스-숙소 안전점검, 부상학생 응급조치 등으로 하루종일 앉아있을 틈이 없다. 응급조치는 레일바이크가 충돌해 부상당한 학생이 병원으로 이송된 적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복통, 차멀미, 급체 등 가벼운 증상이었다.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이라 힘이 넘쳐 조금도 쉬지 않는다. 태어나 처음 수학여행을 왔다는 흥분으로 새벽 5시까지도 잠을 안 자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도입 당시엔 '탁상행정' '전시행정' 반대여론 많았지만...

▲  초등학생 수학여행을 동행한 119구조대원이 부상당한 학생을 업어 후송하고 있다.
ⓒ 서울시소방재난본부제공
그러나 지금은 찬사를 받고 있는 119대원 수학여행 동행제도도 도입 당시에는 반대여론이 만만찮았다. 안 그래도 인력부족과 격무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이란 비판이었다. 언론은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 '전시행정'이라고 뭇매를 가했고, 박 시장의 SNS에는 욕설이 난무했다.
특수학교를 포함해 사정이 어려운 학교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전부 다 하는 줄 안 데서 비롯된 오해였다.

이준상 소방위는 "재난은 자신이 직접 잘못해서가 아니라 주변에서 발생해 피해를 보는 만큼 사전에 합심해서 대비하는 게 최선"이라며 "이번에는 서울시, 교육청, 소방본부 등 관계기관 사이의 협업이 정말 잘된 사례"라고 말했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이번 일로 해서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구조대원 동행 요청이 쇄도할까봐 걱정이다. 벌써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여기저기서 들어오고 있고, 직원들은 퇴직소방관이나 경찰, 교육청 안전지원단을 활용하고 수학여행에 동승할 전담인력을 양성하는 등 대안을 고심 중이다. 학부모들이 주황색 옷을 입은 정식 119구조대원만 원하는 것도 부담이다.

상주터널 사건 다음날인 27일 기자를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은 "100번을 낭비해도 한번만 효험을 본다면 아깝지 않은 것"이라며 "서울시는 늘 경각심을 가지고 재난 극복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