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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일 수요일

10년 넘은 김치냉장고 폭발…법원 "제조사 배상 책임"



10년 넘은 김치냉장고가 폭발해 일어난 화재를 제조사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제조사는 '제품 공급 후 10년이 지나면 배상책임이 없다'고 한 제조물책임법을 내세웠지만, 법원은 제조사에 제품 안전 그 이상의 책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오성우 부장판사)는 한 손해보험사가 국내 김치냉장고 1위 업체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03년 이 회사 김치냉장고를 구입해 집에 놓고 썼다. 지난해 3월 멀쩡하던 김치냉장고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타올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A씨의 집과 옆집 등 모두 4채를 태웠다. 

소방서는 김치냉장고 팬 모터에 먼지가 쌓였다가 갑작스럽게 이상 발열 현상을 보이며 불이 났다고 봤다. 사건을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김치냉장고 내부 합선이 발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보험사는 A씨 등 피해자에게 모두 4천290여만원을 배상하고 비용을 제조사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제조사는 "판매한지 10년이 지나 이미 우리 쪽에는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법 제7조 제2항은 제조물이 공급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돼있다. A씨가 구매한 제품은 2003년 제조·공급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조사가 피해를 배상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김치냉장고를 10여년간 사용했다고 해서 내부 전기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여기진 않는다"며 "사용기간이 다소 오래됐어도 제조사는 제품 위험으로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고도의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김치냉장고에서 폭발현상이 발생한 후 화재가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2012∼2013년 10년 이상된 김치냉장고 화재 22건 중 20건이 피고의 제품이었던 만큼 내부 부품의 내구성에 하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제조물책임법이 10년의 소멸시효를 인정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일반 민법 역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다며 법적으로 제조사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김치냉장고가 그간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제조사가 피해액의 50%인 2천145만원만 지급하도록 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1兆 사기꾼, 1년 9개월간 남태평양 섬서 떵떵거렸다

1조8000억 사기 대출… KT ENS 협력업체 前대표
최소 수백억 해외 빼돌려 고급저택 살며 호화생활
KT ENS 협력업체의 1조8000억원대 대출 사기 사건의 주범인 전주엽(49)씨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에서 검거돼 18일 국내로 송환됐다. 전씨는 고급 저택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1년 9개월 만에 붙잡혔다.
통신 기기 제조업체 대표였던 전씨는 2008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KT ENS에 휴대폰을 납품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은행 16곳에서 463회에 걸쳐 1조8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빼돌렸다. 이 사건을 두고 '사상 최대의 대출 사기 사건'이라는 말이 나왔다. 전씨와 공모했던 서모(47)씨와 김모(53)씨는 각각 징역 20년과 17년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작년 2월 4일 해외로 도피했다. 홍콩과 뉴질랜드를 경유해 바누아투에 들어가 숨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약 2550㎞ 떨어진 곳에 있는 바누아투는 인구 30만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나라다. 한국인은 44명 살고 있다. 전씨는 출국 4일 만에 바누아투에 도착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처음부터 바누아투를 염두에 두고 도피 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수사 당국이 바누아투에 들어간 전씨 행방을 확인하는 데에만 1년 8개월이 걸렸다. 바누아투는 4개의 큰 섬과 8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한국과 바누아투 사이에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바누아투 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작은 섬으로 숨어들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씨는 수도 포트빌라의 고급 저택에 살고 있었다.
전씨는 비슷한 시기에 따로 출국한 한국 여성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도 전씨가 체포돼 송환될 즈음에 귀국했다. 법무부는 전씨가 최소 수백억원을 해외로 빼돌려 도피 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