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복지재단 상금은 사양…"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쓰이길"
올초 의정부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밧줄을 타고 시민들을 구해 '밧줄 의인'으로 통하는 이승선(51)씨가 S-OIL 최고시민영웅으로 뽑혀 받은 상금을 또 다른 '묵묵한 영웅들'에게 나눠주기로 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씨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교관, 여군, 중국어선 단속 해경, 밤샘 근무하는 경찰관, 소방, 생활문화개선 시민단체 '아나기' 등 10곳에 각 100만원씩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씨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금을 떼면 상금이 1천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들어서 우리 사회의 허리 부분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분들에게 나눠 드리기로 결심했다"면서 "큰 금액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서로 격려하는 따뜻함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목숨 걸고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최전선의 해양경찰과 자비로 장갑까지 사들여가며 화재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에 대한 뉴스를 볼 때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S-OIL 본사에서 열린 '2015 올해의 시민영웅 시상식'에서 관계자에게 이 같은 뜻을 전했다. S-OIL 측은 전달 방법과 대상 등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화재사고 직후 LG복지재단 측에서도 의인상과 상금 등을 주고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으나 이씨는 사양했다. 전국 각지에서 20명을 선발한 S-OIL의 시민영웅과 달리 자신만 따로 의인으로 추대받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씨는 "평소 신조가 노력하지 않는 대가는 받지 않는 것"이라면서 "좋은 뜻이란 건 알지만 그 돈(상금)은 복지재단에서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간판 시공업을 하는 이씨는 지난 1월 10일 출근길 신호대기 중 근처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목격하고는 바로 방향을 돌려 현장으로 향했다.
뒤따라 도착한 소방차가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이씨는 평소 차량에 비치해둔 로프를 이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건물 내부에 있던 주민 10여 명을 구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