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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5일 일요일

'택시 없는 작은 섬' 장봉도에 관광용 전기차 도입

인천 최초…전기차 15대로 섬 관광객 유치 '시동'
순수전기차 '스파크 EV' [연합뉴스 자료 사진]
순수전기차 '스파크 EV' [연합뉴스 자료 사진]
택시가 다니지 않는 인구 1천 명인 작은 섬 장봉도에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관광용 전기자동차가 도입될 예정이다.
15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군은 시비 5억원을 지원받아 북도면 장봉도에 '섬 순환' 관광용 전기차 15대를 늦어도 올해 6월 투입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인천발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옹진군 백령도, 신·시·모도, 장봉도 등 3곳을 검토한 결과 섬 내 전기차 운행 시 안전성과 인천에서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장봉도를 첫 대상지로 정했다.
시는 장봉도에서 전기차를 운영할 사업자로 옹진군과 인천관광공사를 검토했지만, 지역 특성을 잘 파악하며 마을 기업에 위탁 운영할 수 있는 옹진군을 최종 선택했다.
옹진군은 이달 중 주민설명회를 거쳐 한국지엠의 순수전기차 '쉐보레 스파크 EV'나 기아자동차의 '레이 EV'를 살 계획이다.
차량 가격은 한 대당 3천300만∼3천900만원가량으로 정부의 환경보조금(한 대당 1천400만원)을 지원받는다.
군은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가 개발한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검토했지만, 창문이 없는 개방형인 데다 에어컨이나 난방시설도 없어 섬에서 관광용으로 운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대상 차종에서 제외했다.
장봉도 야경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장봉도 야경 [연합뉴스 자료 사진]
옹진군은 마을 기업을 사업자로 선정해 장봉도 선착장 인근에 전기차 대여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시간당 전기차 대여료는 관광객이 차량을 갖고 장봉도에 오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책정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삼목 선착장에서 배로 40분가량 걸리는 장봉도는 주민 1천59명(지난해 12월 기준)이 사는 작은 섬이다.
서울에서 가깝고 병풍을 친 듯 섬 곳곳에 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장봉도가 있는 북도면 관광객 수는 2011년 33만9천507명, 2012년 35만3천259명, 2013년 39만2천52명, 2014년 38만6천277명, 2015년 41만5천546명, 지난해 50만4천50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하루 10여 차례 운행하는 공용 버스 외 마땅한 섬 내 교통수단이 없는 장봉도에서 전기차를 운영하면 섬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장봉도에는 렌트카 업체도 없고 운행하는 택시도 없다"며 "전기차를 저렴한 가격에 빌려서 탈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장봉도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2월 22일 월요일

집 걱정 없던 제주, ‘미친’ 땅값 오름세에 서민 ‘시름’

김현주씨(35·제주시)는 “삼삼오오 모이면 부동산 이야기만 할 정도다. 제주도 땅값이 미친 것 같다”며 “집 2~3채 갖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고작 집 한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조차 세금만 더 내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너무 오른 집값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에 살면서 집 걱정, 빈부격차 걱정을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땅값(표준지공시지가)이 최근 2년간 비정상적으로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는 지난해 9.20% 상승한데 이어 올해 19.35%로 또다시 갑절 이상 뛰어올랐다. 제주지역 부동산의 ‘이상과열’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섬속의 섬’ 우도의 땅값(표준지 공시지가)이 전년대비 66% 올랐다. 우도 홍조단괴 해변 인근에 각종 건축물이 늘어서있다. 박미라 기자
국토교통부가 올해 1월1일 기준 제주지역 표준지 9만613필지의 공시지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19.15%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4.73%)보다 5배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세종시 땅값 상승률을 앞질러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제주의 땅값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2010년 0.43%, 2012년 2.90%다. 2014년까지도 2.98%로 전국평균(3.94%)을 밑돌았다. 반면 지난해 9.20%로 뛰어올라 전국평균(4.14%)을 2배 이상 앞질렀다. 올해 또다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은 상승률(19.35%)을 기록했다. 

이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잇단 관광개발 사업과 이주인구 증가로 요약된다. 지난해 제주 방문 관광객은 1366만43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헬스케어타운, 제주신화역사공원, 영어교육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부터 중국자본에 의한 관광개발사업, 몰려드는 관광객을 붙잡기 위한 중소규모의 숙박시설 건축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주인구가 늘면서 주택 공사까지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제주로 이주 인구는 1만4000여명이다. 주택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3.3㎡당 1700만~19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3~5년만에 분양가의 2~3배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틈탄 부동산 투기세력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섬속의 섬’ 우도만 하더라도 표준지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66.36%로 급상승했다. 그동안 우도지역 땅값이 과소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펜션과 식당을 짓는 공사가 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좌광일 제주경실련 사무총장은 “제주지역 부동산의 이상 과열 현상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고 비정상적”이라며 “예전 제주에 없었던 빈부격차가 생기고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표준지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www.molit.go.kr) 또는 제주시청 종합민원실에서 열람 가능하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2015년 12월 21일 월요일

에메랄드 해변에 파티까지, '몰타' 왜 몰랐을까

아직은 낯선 지중해의 작은 섬 '몰타(Malta)'에 관한 모든 것

▲  바다 건너 보이는 몰타의 수도 발레타(Velletta)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 정수지

'드디어 자유 365일이다. 그리고 이제껏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작은 섬나라 몰타(Malta)가 나의 정착지이다. 한 장에 담긴 세계지도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남쪽 지중해를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섬 하나가 보인다. 영국의 오랜 지배 속에 영어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을 여행하기 좋다.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며 1년 내내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 화창한 날씨에 시에스타(siesta) 를 꼭 챙기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지중해가 있는 곳. 

나는 그 낯선 이름에 푹 빠져 버렸다. 당신의 속살을 방목시켜라. 내 자아가 나에게 내뱉은 한마디이다. 이 말은 홀딱 벗은 바바리맨이 되라는 소리도 아니고 진짜 속살을 여기저기 내보이며 풍기문란으로 쇠고랑 차라는 소리는 더더욱 아니다. 뭐든지 하고 싶다면 괜찮다고 가둬 두지 말고 그냥 나를 믿고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말, 숨겨 왔던 행동, 나를 조여 왔던 모든 것을 다 풀고 신나게 살아보라고 한다.' -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 프롤로그 중에서 

서점가를 꽉 채운 여행서적들. 세계 곳곳을 누빈 에세이와 가이드북이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지만, 아직도 책 한 권 없이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가 존재한다면 궁금해지지 않는가? 

한 장에 담긴 세계지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크기. 세계에서 가장 게으르지만 살기에도 좋은 나라. 비가 내리지 않는 화창한 날씨에 여름이 마지막까지 영원한 곳. 수도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수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섬. 이는 모두 이름마저도 낯선 지중해의 작은 섬 '몰타(Malta)'를 설명하는 말이다. 아직도 한국에서는 생소한 나라 몰타(Malta)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실제 몰타를 체류한 경험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북아프리카, 유럽, 아랍 등... 오묘한 매력의 몰타 문화

▲  세계 지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Malta).
ⓒ 정수지

몰타(Malta)의 정식 명칭은 몰타공화국(Republic of Malta)으로 아프리카 국가인 리비아의 북쪽, 유럽의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남쪽 부근에 위치해 있는 작은 섬나라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6분의 1 정도로 인구 4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다. 지중해 정중앙에 자리한 지리적 조건으로 일찍이 세계 열강들의 침입과 지배를 받으며 (페니키아, 로마, 비잔틴 제국, 영국, 프랑스, 아랍 등) 여러 문명의 흔적을 지니게 되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상징인 빨간 우체통이 몰타 신시가지 곳곳에 자리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여러 언어(몰타어, 영어, 이탈리아어, 아랍어)를 사용하는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으며, 북아프리카, 유럽, 아랍권 등의 민족이 혼합된 모습을 띄기도 한다. 이처럼 몰타를 방문한다면 오묘하게 뒤섞인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다. 

▲  영국이 몰타에 남기고 간 빨간 흔적.
ⓒ 정수지

몰타는 총 세개의 섬으로 나눠져 있다. 수도 발레타(Valletta)가 있는 본섬 몰타. 세계 최고령 건축물인 주간티아(Ggantija)신전이 있는 두 번째로 큰 섬 고조(Gozo) 그리고 몰타 최고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코발트빛 블루라군으로 유명한 코미노(Comino) 섬이다. 

수도 전체가 중세시대 건축 양식을 띄고 있는 발레타(Valletta)의 구시가지와 선사시대의 모습이 남아있는 고조(Gozo)의 거석사원, 자연 그대로의 흐름으로 지켜온 코미노(Comino) 의 경관은 지난 세월의 자취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마치 고대와 중세를 넘나드는 과거로의 여행, 몰타에 있는 동안은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마저 든다. 

가까운 과거에는 나폴레옹의 침입으로 2년간 프랑스에 지배를 당했으며, 그 이후 영국에 1964년까지 160여 년간 다시 점령을 당하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영국으로 부터 독립한 몰타는 2004년 EU회원국이 되었는데, 아픈 역사의 흔적이라지만 지금은 나라의 부존자원으로 영국식 영어를 가르치는 어학원들이 이 작은섬 곳곳에 자리하게 되었다. 

덕분에 몰타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한국인이 점차 늘어나며 아는 사람만 안다는 알짜배기 숨은 영어 연수지로 세상에 조금씩 알려져 갔다. 하지만 아직까지 몰타가 나라인지, 도시인지 그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몰타를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편이다. 

▲  몰타의 수도 발레타(Valletta)의 정경. 몰타의 건축물은 대부분 미색을 띄고 있다. (사진제공: 여행작가 이세영)
ⓒ 이세영

▲  몰타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 경관으로 손꼽히는 아즈라 윈도우 (Azure Window). 푸른 창문이라는 뜻으로 몰타에서는 두 번째로 큰 고조섬(Gozo)의 서쪽에 위치해 있다. (사진제공: 여행작가 이세영)
ⓒ 이세영

몰타의 건축물은 폐허같기도, 버려진 역사의 구조물 같기도 한 낡고 바래진 고색 짙은 정경이 두드러진다. 대부분 옅은 노란색을 띄고 있는데, 이것이 몰타를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상징적인 이미지이다. 2013년 개봉된 영화 <월드워Z>에 나왔던 이스라엘 예루살렘 장벽 신이 몰타에서 촬영되었던 것도 다 미색 짙은 건물이 자아내는 엇비슷한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몰타는 5000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 준 거석과 신전 그리고 신의 영역과 같은 청정의 자연이 더해져 이제껏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었던 신기한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이처럼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침입과 전쟁 속에서도 오늘날의 몰타는 현대적인 보수를 조금씩 거치고는 있지만, 과거 그대로의 색감과 건축을 변함없이 보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비스러운 타임슬립을 경험하는 기이한 현상. 세상에서 가장 멋진 비밀을 알게 된 듯한 몰타의 비경은 바라보는 사람을 자연스레 황홀경에 빠트리게 한다. 

어학 연수와 휴양을 위해 몰타를 찾는 사람들

몰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타 유럽 국가에서는 '은퇴 후 살기 좋은 나라' 혹은 '아름다운 허니문 장소'로 이 작은 섬이 알려져 있다. 물론 모든 유럽 사람들이 몰타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인구가 적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유로비전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에 매년 출전하는 나라"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휴가 차원에서 몰타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아시아보단 유럽에서 월등히 많은 게 사실이다. 매년 몰타 전체 인구를 넘어서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끊임없이 찾고 있다. 

유독 날씨가 춥고 낮이 짧은 북유럽에서는 머나먼 동남아 대신 몰타를 찾고 있는 추세인데, 심지어 세금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이주를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단기로 저렴하게 영어 연수와 휴양을 즐기길 원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대부분이다. 나라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슬로바키아, 독일, 리비아, 터키 등과 같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한국, 중국, 일본,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같은 머나먼 국가까지 다양하게 방문객이 분포되어 있다. 

▲  파처빌(Paceville) 몰타의 최대 번화가이다. 해변에서 비치 파티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지노, 영화관, 레스토랑, 다양한 클럽이 밀집되어 있다. (사진제공: 여행작가 이세영)
ⓒ 이세영

▲  매년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친 유명 뮤지션들은 한여름 몰타를 방문한다. 수도 발레타에서 열리는 몰타 MTV 페스티벌 현장.
ⓒ 정수지

여름이 되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욱 다양해지는 몰타는 각종 파티, 해양스포츠, 문화 축제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많은 젊은이들이 몰타를 찾는 이유에도 밤새도록 이어지는 클럽 파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카지노, 영화관,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는 클럽가 파쳐빌(Paceville)의 파티 문화는 각종 이벤트를 선보이며 고대 박물관 같은 도시의 색다른 이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휴양지를 떠올렸다면 밤의 몰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기대하여도 좋을 것이다. 아마도 스페인 환락의 섬 이비자(Ibiza)의 대형 클럽에서 뿌려지는 거품 세례 못지않는 열광의 밤을 몰타에서도 느낄 수 있을터이니. 

tvN '꽃보다 시리즈'에서 소개된 크로아티아, 그리스, 라오스, 아이슬란드와 같은 나라들은 한동안 한국에서 배낭여행의 붐을 일으켰다. 이렇듯 매년 주목받는 여행지가 생겨나고 익숙해지면서 사람들은 또 다른 세계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아직까지 소개되지 않은 지중해 작은 섬 몰타가 곧 그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렴한 물가, 영국식 영어연수, 유럽여행을 위한 최적의 위치, 한국과 비슷한 치안까지 갖추고 있는 떠나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 시간이 지나면 허물고 새로운 것만 만드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에 사는 한국인에게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나라' 몰타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지가 될지도 모를일이다. 적어도 지금 이 글만 읽고 몰타를 떠올린다면 "지상낙원이 여기에 있었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몰타의 또 다른 섬 코미섬(Comino). 신의 영역을 연상케하는 코발드빛 블루라군(Blue Lagoon)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타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정수지

▲  몰타의 흔한 수영장 풍경.
ⓒ 정수지

몰타에 대한 소개가 전무한 한국에서 몰타에 대한 책을 쓰면서 위와 같은 사실로 환상을 심어주기 보다는 또 다른 현실이 있다는 것도 반드시 알리고 싶었다. 물론 몰타는 누구에게든 천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생활하기 만만치 않은 이름모를 외딴섬이 될 수도 있다. 한국과는 전혀 반대되는 세상에서 격식을 깨트려 가며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런 몰타에서의 실제 경험담을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책미래 펴냄)에 풀어내었다. 영어를 배우고 싶고 유럽여행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몰타를 가장 궁금해 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보다도 어쩌면 이 숨겨진 보물섬에서 '진짜 자신'을 만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다. 몰타에 머문 80명의 다양한 견해를 비롯해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몰타의 실체를 솔직히 꺼내놓았다. 

▲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 프롤로그 이미지.
ⓒ 정수지
덧붙여 몰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몰타 관광청의 도움으로 완성된 <그럴 땐 몰타>(이세영 지음, 상상력 놀이터 펴냄)도 함께 추천하는 바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선보이게 된 몰타 안내 가이드북으로 실속있는 몰타 정보와 몰타를 중심으로 떠나는 유럽여행 가이드까지 모두 알찬 구성으로 담아내었다. 
우리에게는 각자의 현실이 존재한다. 당장 하던 일을 때려치우고 아무도 모르는 지중해의 섬 몰타로 떠나길 권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각자의 보물섬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그곳을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몰타도 함께 기억해주길 바란다. 문득 몰타에서 만났던 리비아 친구가 말했던 MALTA(몰타) 5행시가 떠오른다. 

make friends(친구를 만들고) A amazing weather(기가 막힌 날씨에) Llive happy(행복한 삶과) T the best vacation(최고의 방학이 있는) Aalways enjoy every min(매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곳) 
<기사 출처 : 오마이뉴스>

2015년 12월 20일 일요일

섬나라 인도네시아 여객선 또 침몰, 90명 안팎 실종

인도네시아에서 약 120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높은 파도에 침몰해 90명 가량이 실종됐다. 한국인 탑승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지난 19일 “이날 오후 콜라카에서 시와로 가던 여객선이 술라웨시 해안에서 4∼5m의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다”며 “어린이 19명, 승무원 10명 등 총 118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J.A 바라타 교통부 대변인은 “여객선은 사고 직전 당국에 조난 신호를 보냈다”며 “그러나 교신이 바로 끊겼고 파도가 여전히 높아 구조팀이 효과적으로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에는 배가 침몰했는지, 표류 중인지조차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현장 접근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교통부는 20일 헬리콥터와 대형 구조선 등을 투입해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나섰다. 이날 오전까지 구조된 사람은 31명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사체는 3구다. 일부에서는 총 122명이 탑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대 90명 가량이 실종됐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외국인 탑승자는 없다고 밝혔다고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이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많은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서는 여객선 이용 의존도가 높지만 선박 노후 등 선박 회사의 안전 불감증으로 치명적인 조난 사고가 번번이 발생해왔다”며 “지난 16일에도 서부해안에서 화물선이 화학물질을 실은 선박과 충돌해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2015년 12월 7일 월요일

다리 놓이길 거부하는 섬, 이런 이유였다

[겨울산] 출렁다리가 인상 깊은 금오도 비렁길 3코스

▲  비렁길 3코스인 매봉전망대를 오르는 데크목 사이로 펼쳐진 경관이 마치 제주 마라도를 연상케한다.
ⓒ 심명남

"금오도도 다른 섬처럼 다리가 놓여야 하지 않나요?" 
"안돼지라. 우린 그냥 섬으로 남는 걸 원하거든. 죽을 때까지..."

이곳 주민께 물었더니 다소 의외의 답변이 되돌아 왔다. 다른 섬은 다리가 안 놓여 안달인데 그 반대다. 그 이유를 들어봤더니 "섬에 다리가 놓이면 인심이 사나워지고 섬이 가진 낭만이 없어져버려 머물다 가야 할 섬이 뜨내기 섬이 된다"는 우려였다. 

주민들은 개발 논리인 빨리빨리와는 정반대로 느릿느릿을 추구한 셈이다. 금오도는 두 개의 다리가 놓여 육지가 된 돌산이 섬에서 제외된 후부터 여수에서 제일 큰 섬이 되었다. 

황금 거북섬... 대동여지도에 '거마도'라 표기

▲  금오도 3코스 매봉전망대에서 연인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육지보다는 섬으로 남길 원하는 섬, 금오도. 섬의 생김새가 큰 자라같이 생겼다 하여 자라 오(鰲)자를 써 '금오도(金鰲島)'라 부른다. 이를 풀이하면 황금거북이 섬이란 뜻이다. 또 숲이 우거져 섬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무섬'이라고도 한다. 1861년 만들어진 <대동여지도>에는 금오도가 거마도(巨磨島)로 표기돼 있다. 

이 섬에 사람이 들어와 산 역사는 12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주변 섬에 비해 그리 오랜 역사는 없다. 하지만 늦게 튄 놈이 무섭다고 지금은 그 위세가 대단하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정신없다. 주말에는 여객선 두 대가 30분 간격으로 실어 날라도 모자랄 판이다. 때문에 선사 측은 대형 여객선을 건조 중이다.

지난 주말 1박 2일 금오도 비렁길을 다녀왔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이지만 이곳은 포근하다. 역시 겨울은 남도다. 바다에 펼쳐진 겨울바다 풍경이 참 시원하다. 비렁길 5코스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는 이곳에서 짧은 주말을 즐기기엔 딱이다. 아침에 조금 일찍 서두르면 5코스 중 3코스까지는 무난히 돌고 다음날 안도 둘레길을 둘러본후 점심을 먹고나오면 알찬 여행이 될 듯싶다.

겨울산... 물맛 좋은 금오도 막걸리 한 잔

▲  작년에 생긴 출렁다리는 비렁길3코스의 명물이 되었다. 한 부부가 아슬아슬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다.
ⓒ 심명남

▲  직포마을에서 오른 첫번째 갈바람통 전망대는 토종고래 상괭이 출몰지역이다. 운좋은 날은 상괭이를 자주 볼 수 있다.
ⓒ 심명남

1코스는 함구미 마을에서 출발해 미역널방을 지나 두포마을에 도착한다. 두포에서 출발한 2코스인 굴등전망대를 오르면 직포마을에 다다른다. 이후 3코스다. 직포에서 학동삼거리가 종점. 일행 8명 중 한 명은 오전 9시에 출발해 1, 2코스를 오른 후 오후에 출발한 일행들과 합류했다. 차 2대를 타고 와서 4명씩 양쪽으로 나눠 타고 3코스를 올랐다. 이후 매봉전망대에서 만나 차 키를 서로 교환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비렁길 3코스는 매봉전망대와 출렁다리가 인상적이다. 중간에 갈바람통 전망대에서는 운 좋은 날엔 토종 고래 상괭이떼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출렁다리는 작년 7월에 만들었다. 길이가 42.6m, 폭 2m다. 협곡에다 다리를 걸쳐놨다. 다리에서 아찔한 벼랑의 절경을 체험할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기자 다리가 출렁거렸다. 중간쯤 지나자 투명유리 아래로 아득한 낭떠러지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않는다. 70m는 족히 넘어 보인다. 한 부부가 다리를 건너는데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남편과 무서워 못 가겠다는 아내. 결국 남편이 눈감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건네는 모습이 정겹다. 출렁다리를 지나 매봉산 전망대에 올랐다. 오르는 길이 데크목이라서 다리가 편하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가슴이 탁 트인다. 

▲  비렁길 3코스를 오른후 일행들은 학동한접시 주막에서 물맛 좋은 금오도 막걸리를 한잔 걸쳤다.
ⓒ 심명남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오르는겨?" 

답은 없다. 혹자는 산에 오르는 건 생각을 비우고 채우는 일과도 같은 것이라 말한다. 허나 내가 좋아서 오르는 게 산이다. 무엇보다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모습. 이곳 금오산의 가르침이다. 산을 내려온 우리 일행은 직포마을에 도착했다. 다른 일행과 바꿔치기한 키로 차를 타려는데 웬걸. 펑크가 나서 바퀴가 주저앉았다. 난감했다. 섬이다 보니 출동서비스도 부를 수 없다. 손수 스페어타이어를 바꿨다. 근데 트렁크 속 스페어도 바람이 별로 없어 황당했다.

"우째 이런 일이..."

학동에 도착하니 등산객들은 하산주에 막걸리 한 잔을 걸친다. 막걸리 한사발에 시름을 달래는 이들이 많다. 흥겨운 음악소리를 틀어놓은 일손 바쁜 아낙네가 운영하는 주막이름이 '학동한접시'다. 방풍나물에 멍게 한 접시를 시켰다. 물맛 좋은 금오도 막걸리 한사발을 쭈~욱 들이켰다. 막걸리 맛이 달짝지근하다. 꼭 비렁길 오른 느낌이다. 산에 오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  금오도 비렁길을 내려와 안도둘레길을 오르기 위해 안도대교를 가던중 일몰을 맞았다.
ⓒ 심명남
<기사 출처 : 오마이뉴스>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1兆 사기꾼, 1년 9개월간 남태평양 섬서 떵떵거렸다

1조8000억 사기 대출… KT ENS 협력업체 前대표
최소 수백억 해외 빼돌려 고급저택 살며 호화생활
KT ENS 협력업체의 1조8000억원대 대출 사기 사건의 주범인 전주엽(49)씨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에서 검거돼 18일 국내로 송환됐다. 전씨는 고급 저택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1년 9개월 만에 붙잡혔다.
통신 기기 제조업체 대표였던 전씨는 2008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KT ENS에 휴대폰을 납품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은행 16곳에서 463회에 걸쳐 1조8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빼돌렸다. 이 사건을 두고 '사상 최대의 대출 사기 사건'이라는 말이 나왔다. 전씨와 공모했던 서모(47)씨와 김모(53)씨는 각각 징역 20년과 17년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작년 2월 4일 해외로 도피했다. 홍콩과 뉴질랜드를 경유해 바누아투에 들어가 숨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약 2550㎞ 떨어진 곳에 있는 바누아투는 인구 30만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나라다. 한국인은 44명 살고 있다. 전씨는 출국 4일 만에 바누아투에 도착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처음부터 바누아투를 염두에 두고 도피 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수사 당국이 바누아투에 들어간 전씨 행방을 확인하는 데에만 1년 8개월이 걸렸다. 바누아투는 4개의 큰 섬과 8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한국과 바누아투 사이에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바누아투 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작은 섬으로 숨어들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씨는 수도 포트빌라의 고급 저택에 살고 있었다.
전씨는 비슷한 시기에 따로 출국한 한국 여성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도 전씨가 체포돼 송환될 즈음에 귀국했다. 법무부는 전씨가 최소 수백억원을 해외로 빼돌려 도피 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필리핀 ‘납치산업’ 지능화 … 경찰복 입고 와 “함께 가자”


필리핀 한국 교민 사회가 심난하다. 벌써 10명째다. 지난달 31일 홍모(74)씨가 납치 10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며 필리핀에서 강력 범죄로 희생된 한국인은 10명으로 늘었다. 인터넷 교민 커뮤니티에선 ‘이제 필리핀을 떠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안타까운 사건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3월 3일 유학생 납치·살해 사건이 있었다. 20대 여대생이 마닐라 파사이 지역으로 친구를 만나러 갔다. 파사이 지역은 마닐라 국제공항이 위치하고 있어 호텔과 유흥지역이 많은 동네다.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 탔는데 납치범들이 타고 있었다. 납치범들은 그날 오후 9시 여대생의 친구에게 문자를 해 2억원이 넘는 몸값을 요구했다. 이틀 동안 납치범들은 10여 차례 전화를 걸어 왔다. 간혹 여대생이 아직 살아 있다며 통화도 시켜줬다.

 납치범으로부터 연락이 끊긴 건 사흘 뒤인 3월 5일이었다. 이날 저녁 마닐라 북부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택시가 발견됐다. 택시 밖에 납치범으로 보이는 1명이 총상을 입고 죽어 있었다. 납치범들은 그로부터 5일이 지난 10일 문자메시지로 다시 연락을 해왔다. 여대생은 4월 9일 범인들의 아지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로지 택시를 잘못 탔을 뿐인데….

 필리핀에 오래 사는 교민들은 길거리를 다니는 택시는 잘 타지 않는다. 택시 탈 일이 있으면 호텔이나 사무실에서 콜택시를 부른다. 꼭 탈 일이 있으면 모범택시를 이용한다.

 피랍 10개월 만에 질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홍씨 사건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홍씨는 지난 1월 남부 민다나오섬 잠보앙가 지역에 있는 아들 집을 찾았다가 납치를 당했다. 잠보앙가 지역은 납치 조직인 ‘아부사야프’가 활동하는 술루섬 인근이다. 술루섬은 ‘납치의 수도’로 불린다. 필리핀 언론 ABC의 표현에 따르면 “민다나오에서 일어나는 납치의 끝은 술루섬이다. 이게 패턴”이라고 한다. 홍씨가 억류된 곳도 술루섬이었다.

 아부사야프의 활동 범위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사바섬까지 가 중국인 관광객을 납치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해외언론은 필리핀의 납치를 산업(industry)이라 부른다. 지난해 10월 민다나오 남쪽 술루 지역에서 납치됐다 풀려난 독일인 2명은 몸값으로 250만 페소(약 64억원)를 지불했다니 그런 말을 붙일 만하다.

 납치조직은 결코 즉흥적으로 범행을 하지 않는다. 물색조·납치조·운반조·협상조가 따로 있다. 물색조는 부유층에 고용된 가정부나 운전기사 등이다. 필리핀 경찰청에 있는 반납치국(Anti-Kidnapping Group)에서 납치를 예방하기 위한 수칙으로 가정부나 운전기사를 고용할 때 유의하라는 지침을 내린 적도 있다. 이들은 납치 대상이 어느 정도 몸값을 줄 수 있는지, 고정된 동선이 있는지 파악해 알려준다.

 납치조는 총기는 기본이고 경찰복을 입기도 한다. 밤에 AK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하고 10여 명이 고급리조트에 들이닥친 적도 있다. 지난달 민다나오섬 인근 사말섬의 고급리조트에서 납치된 캐나다인·노르웨이인들이 그렇게 당했다. 납치를 하면 운반을 전담하는 이들이 따로 있다. 사말섬에서 납치된 캐나다인들은 운반조에 의해 400㎞ 떨어진 술루섬까지 이동했다. 술루섬에 있는 부패정치인과 현지 관료가 납치조직과 협력하기도 한다. 몸값을 받으면 납치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몸값을 나눠 가지게 된다.

 길거리를 가다가 경찰인 줄 알고 차를 탔는데 알고 보니 납치범인 경우도 있었다. 40대 한국인 교민 김모씨는 지난 8월 마닐라에서 한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말라테 지역 거리를 혼자 걷고 있다가 무심코 담배를 빼물었다. 경찰복을 입은 필리핀 남성이 나타나 김씨에게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했다”며 경찰서로 가자고 했다. 김씨는 회색 SUV에 올라탔는데, 경찰이 납치범으로 돌변해 김씨에게서 금품을 빼앗았다. 다행히 김씨는 차량이 신호에 걸려 서 있을 때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 2월 마닐라 퀘손시티에서 일어난 40대 여성 박씨의 피살 사건은 강도에 의한 것이었다. 박씨는 커피를 사기 위해 스마트폰과 약간의 현금만 들고 카페를 찾았다 변을 당했다. 카페에는 무장강도가 있었다. 박씨는 스마트폰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다 총을 맞았다. ‘설마’ 총을 쏠까 하는 생각에 몸싸움을 한 게 화근이었다. 2012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총기살해 사건은 7349건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8.93명이 총에 맞아 죽었다.

 그러나 교민 커뮤니티에선 ‘알아서 조심하면 된다’는 의견도 많다. 필리핀 교민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이렇다. 외출할 때 최대한 허름하게 입고 다닐 것. 강도를 만나면 순순히 물건을 줘버릴 것. 그리고 결코 돈자랑을 하지 말 것. 납치가 산업인 나라에서 사는 법은 그랬다.
<기사 출처 : 중아일보>

2015년 11월 3일 화요일

배로 40분이면 딴세상…근심비움·행복채움 ‘삽시도’ 놀랍쥬~

안면도·원산도와 함께 충남 3大섬
해식동굴 샘물·물망터 물 마시면 잡념 ‘싹’

봉긋댕이·딴뚝머리 등 아기자기한 둘레길
숲길·해변길 이어지며 천천히 걷기에 제격
물좋은 낚시포인트 곳곳 항상 ‘낚시天島’



“섬은 다 똑같은 섬이지유 뭐”

관광객은 눈에 들어오는 곳마다 “우와우와” 소리를 지르며 카메라로 찍기에 바쁜데 삽시도 주민은 무심하다. 정해진 배 시간에 맞춰야 하고 일렁이는 파도에 배멀미가 나기도 했지만 섬은 이를 충분히 감수할만큼 매력적이다. 육지에서 볼 때와 확연히 다른 바다색이 아름답기도 하고, 육지에서 한발 떨어져 복잡해진 머리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삽시도를 비롯, 충남 서해안에 있는 섬들은 서울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오는 2019년에는 안면도와 원산도를 잇는 연륙교와, 원산도와 보령(대천항)을 잇는 해저터널이 완공된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원산도에 1600실 규모의 대규모 대명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원산도, 삽시도, 외연도 등 섬지역이 서해안 최대 관광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객선을 타고 가면 대천항~원산도는 20분, 대천항~삽시도는 4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멀리 나가면 호도, 녹도, 외연도가 나온다. 원산도는 충남에서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해수욕장 등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삽시도는 원산도에 이어 충남에서 세번째로 큰 섬이다. 원산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둘레길로 유명하다.


대천항에서 배로 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삽시도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는 둘레길뿐 아니라 해식동굴 속 옹달샘 등 작지만 아기자기한 재미가 숨어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삽시도(揷矢島)는 섬의 모양이 화살(矢)을 메겨놓은 활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 이름은 한자지만 둘레길 곳곳의 지명은 봉긋댕이, 차돌백이, 딴뚝머리, 보리망끝 등 정겨운 우리말이 많다.

삽시도 둘레길은 진너머해수욕장에서 출발한다.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소나무 등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이 나온다. 경사가 완만해 파도 소리를 들으며 느릿느릿 걷기 좋다. 

둘레길 중간에서 면삽지로 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해변가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다. 면삽지는 밀물 때는 삽시도에서 떨어졌다가 썰물 때는 삽시도와 이어지는 곳이다. 삽시도에 포함되는 것을 면(免)했다고 해서 면삽지다. 면삽지에 있는 해식동굴 안에는 작은 샘이 하나 있다. 바다가 바로 옆이지만 샘물을 떠서 마셔보면 전혀 짠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숨은 비경을 간직한 이 섬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대천항에서 배로 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삽시도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는 둘레길뿐 아니라 해식동굴 속 옹달샘 등 작지만 아기자기한 재미가 숨어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면삽지에서 올라와 숲길을 더 걸으면 물망터가 나온다. 이곳 역시 밀물 때는 바닷물 속에 잠겨있다가 썰물이 되면 드러나는 샘이다. 바위 틈에서 시원한 생수가 솟아오른다.

둘레길은 전체 길이가 5㎞로 두세 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삽시도에는 버스나 택시와 같은 교통수단이 없지만 불편을 느낄 틈이 없다. 둘레길 숲길을 걷다 해변에 내려가 모래를 밟고,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며 여유를 누리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낚시 포인트들이 많아 일년 내내 낚시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대천항에서 삽시도로 가는 배는 하루 세번 운항한다. 삽시도 내에 펜션ㆍ민박 등 숙박시설이 30~40개 가량 갖춰져 있다.
<기사 출처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