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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5일 토요일

뇌혈관질환에 좋은 '비타민 P'..우리의 과일 '귤'에만 있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귤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과일소비량 1위 '귤'…산업소재, 바이오에탄올까지 용처 확대

감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과일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내놓은 '2015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감귤 소비량은 14.3㎏으로 전체 과일 소비량 가운데 가장 많았다. 30여년 전인 1980년 1인당 감귤 소비량은 4.2㎏이었지만 한라봉과 천혜향 등 감귤 품목이 다양해지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소비량도 덩달아 큰 폭으로 늘었다. 

원산지 인도...자몽도 귤 종류

감귤은 감귤나무아과 중 상록수로서, 감귤·금감·탱자나무에 속하는 나무의 열매를 총칭한다. 이 중 과실로 먹을 수 있는 것은 감귤과 금감에 속하는 것이며, 탱자나무는 주로 약재나 감귤나무의 대목으로 이용된다. 

감귤류는 열대, 아열대, 지중해 연안의 세계 100개 이상의 나라에서 약 1000여 품종이 재배 중이며, 우리나라는 감귤류 중 만다린 계통의 온주밀감이 장악하고 있다. 온주밀감은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어 생과로 많이 이용된다. 

감귤의 원산지는 인도로, 기원전 4000년 중국으로 전파된 이후 19세기 유럽과 북미로 확산됐다. 오렌지 역시 인도가 원산지로, 동으로는 중국, 서로는 지중해를 거쳐 유럽과 미국으로 전파되면서 다양한 품종으로 분화됐다. 

상큼한 맛의 대표명사인 레몬은 신맛과 향기가 강해 주로 차와 향, 피부 미용 등에 사용된다. 시트론에는 유자, 불수감 등이 있으며, 열매로는 사탕, 과자류를 만들고 열매 껍질은 향료의 원료 등으로 활용된다. 


© News1
감귤류 중 가장 큰 문단류에는 문단, 자몽이 있고, 돌연변이인 붉은색 자몽도 인기를 끈다. '낑깡'으로 알려진 금감은 식용되는 감귤 중 가장 작고 껍질째 먹으며, '금귤'이라고도 한다. 탱자는 약용 또는 감귤용 대목이나 나무 울타리로 사용된다. 

한반도는 감귤 재배지 중 가장 북쪽이며 삼국시대부터 이미 귤을 먹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감귤이 보편화됐으며, 우리나라 감귤을 대표하는 품종 온주밀감은 1910년 관청 주도로 일본에서 도입했다. 

비타민 C의 보고..뇌혈관질환에 좋은 비타민 P 유일하게 함유

비타민의 보고로 알려진 감귤류는 전 세계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는 영양 과일이자 천연 건강식품이다. 감귤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귤 두 개면 성인의 하루 비타민C 요구량인 50mg을 만족한다. 비타민 C가 부족하면 괴혈병이 발생하는데 채소를 오래 섭치하지 못하던 선원들에게 괴혈병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때문에 영국 해군은 배에 레몬을 준비하는 규칙을 제정했을 정도다. 

감귤에는 과일 중 유일하게 비타민 P(헤스페리딘)가 함유돼있다. 비타민 P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뇌졸중, 고혈압, 동맥경화에 효과적이다. 감귤 색소에 포함된 베타 카로틴은 항암 및 성인병 억제 등의 효과를 지니며 체내로 흡수되면 비타민 A로 변한다. 

감귤은 특히 껍질에 많은 영양소가 함유돼 있어, 한의학에서는 '진피'라는 약재로 활용된다. 귤껍질 안쪽의 흰 부분과 알맹이를 싸고 있는 속껍질에는 식이섬유인 펙틴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변비를 해소하고 설사를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 음식물 섭취량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감귤데이(Day) 기념일 선포식 및 통합브랜드 '귤로장생' 출범행사에서 시민들이 감귤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 News1 구윤성 기자
우리나라는 1965년부터 감귤 증식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55년 우장춘 박사의 권유로 남해안 지역에 1963년부터 감귤 묘목을 대량 심었지만 1977년 겨울 대부분 동사하자 제주도로 재배지가 국한됐다. 

1970년대는 감귤 수익성이 좋아 제주도에는 감귤나무 2그루만 있으며 대학 학비를 벌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최근 들어 과잉생산, 품질저하, 타 농산물과의 경쟁심화, 수입개방 등에 직면하면서 위상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과일이다. 

◇ 주스에서 화장품, 바이오에탄올까지

감귤은 주스와 과자, 초콜릿 등 가공식품은 물론 산업소재, 화장품, 바이오소재로도 활용된다. 우리나라 생과용 감귤 시장규모는 1조2000억원이며, 주스시장은 74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주감귤 생산량의 17%인 12만3000 톤이 주스용으로 이용된다. 

먹는 용도로서의 시장 이외에도 감귤은 생활용품, 살충·살균제의 원료, 방향제, 사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확대되고 있다. 감귤이 가진 세척 효과와 살균, 살충효과를 이용한 비누, 주방·세탁세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감귤과 과산화수소가 혼합되면 세척, 악취제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감귤 가공 후에 발생하는 연간 6만톤의 감귤 껍질은 가축 및 어류용 사료로 활용하고 있다. 2011년 7월부터 사료용 항생제 첨가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감귤의 살균효과를 이용한 가축 및 어류용 사료가 각광 받고 있다. 

감귤에 들어있는 기능성 물질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화장품과 발모제 등이 개발돼 판매하고 있다. 귤껍질의 리모넨이라는 정유 성분은 피부 표면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윤기와 보습을 오래 유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감귤 과피에는 발모를 촉진하고 비듬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는 발모제로도 활용된다. 

감귤 바이오 셀룰로오스는 화장품 기초 소재, 상처치유용 인공 피부 원료,IT소재(비전도성 물질) 등에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감귤 바이오 겔은 품질이 좋아 피부에 잘 흡착돼 마스크팩이나 거즈, 인공피부로서 이용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바이오 셀룰로오스는 태국, 필리핀에서 전량 수입했으나 앞으로는 감귤을 이용해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해졌다. 

감귤 가공에서 얻어지는 부산물과 비상품 감귤을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대체에너지로 개발하는 기술이 개발중이다. 부산물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으로 농가 소득이 증대되고, 감귤 폐기물 처리비용이 절감되며, 친환경 청정 이미지 구축이 가능하다.

제주도의 경우 20만톤 규모의 비상품 감귤로 8만4000㎘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제주도의 연간 휘발유 소비량(9만5000㎘)의 88%를 대체할 수 있는 양으로 연간 286억원이 절감되고, 감귤농가에 24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감귤 산업의 중요 부분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공식품, 문화관광 등의 발전을 전략 마련이 필요한 때"라며 "FTA 체결로 개방된 시장에서 국내 감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품종 개발과 수확 후 관리시스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제값주고 사면 바보" 와인 폭탄세일의 비밀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1만원짜리 와인 10만원으로 둔갑시켜 2만원에 파는 상술…FTA로 철폐된 관세, 마진으로 흡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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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와인할인행사 자료 사진./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직장인 김병수(41·가명)씨는 평소 와인을 좋아해 백화점, 대형마트 할인행사 때면 한번에 여러 병씩 구매하는데 불만이 많다. 최대 할인율이 80%라고 홍보하지만 실제 해외 판매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잦은 할인행사에 할인율이 높다보니 정가가 과연 얼마인지 불신만 커져서다. 

김 씨는 "정가 15만원짜리 와인을 3만원 균일가에 준다길래 샀는데, 해외에선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싸구려 와인이더라"며"대체 와인 수입 업체가 얼마의 이윤을 남기기에 이런 폭탄세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대규모 와인 할인행사를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이 따갑다. 터무니없는 정상가를 내걸고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상술 탓이다. 이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와인 판매 관행이 지속될 경우 와인 시장이 순식간에 붕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와인 수입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일제히 와인장터가 열렸다.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롯데주류, 신세계L&B 등 국내 주요 와인 수입업체가 수입하는 와인은 물론 대형마트들이 직수입한 물량을 풀어 놓는다. 이번 행사에 선보이는 물량만 100만 병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율은 최대 80%에 달하며 5000원·1만원 균일가 제품도 상당수 선보인다.

와인 수입업체들과 대형마트들은 마진축소와 라벨손상 상품 재고처리, 해외직소싱 등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주장한다. 큰 폭의 할인에 따른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수입 와인 유통구조가 단순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수입와인 매장 관계자는 "보통 와인 마진율은 수입상 30%, 도매상 20%, 소매상(대형마트 등) 20% 정도로 보면 된다"며 "마진율을 높게 잡았기에 할인 폭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진을 높게 책정할 수 있는 비밀은 세금에 있다. 예컨대 1만원짜리 와인을 수입했을 경우 관세(15%)를 더한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주세 30%를 부과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등을 더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1만6000원이 훌쩍 넘는다.

이후에는 유통업체가 마진을 얼마를 붙이던 제품에 붙는 세금은 달라지지 않는다. 수입원가 1만원짜리 제품의 정상가를 5만원으로 하던 10만원으로 하던 모두 업체 마음대로다.

대형마트 와인 할인행사가 홍보하는 최대 할인율 80%도 이러한 과세·유통구조에 기인한다. 수입원가에 상관없이 일단 가격을 높이 책정한 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와인 주산지인 미국, 칠레, 호주 등과 FTA를 체결하고도 수입와인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철폐된 관세 15%를 사실상 유통마진으로 가져가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입와인 업체 관계자는 "할인행사에 참여하더라도 인건비는 물론 재고가 발생해도 업체가 다 책임져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도 "최근 대형마트가 직소싱으로 가격을 더 떨어뜨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생각만큼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2015년 10월 6일 화요일

한국 빠진 '수퍼 경제동맹' 등장

 '美·日 경제동맹'서 이탈한 한국… 'FTA 묘수' 성공한 日本
TPP 협상 7년 만에 타결, 美·日 주도… 12개국 참여
세계 GDP 40% 차지하는 EU보다 큰 자유무역지대
우리 정부 "참여 적극 검토"
-일본 '神의 한 手'
美·EU·中과 FTA 못맺은 日, 단숨에 한국 따라잡는 효과
-한국 수출 타격
자동차·소재부품·섬유산업 가격 경쟁력 약해져
-정부, 한밤 기류 변화
TPP 타결 직후 입장 발표 "국익 극대화 위해 참여 검토"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단일 자유무역지대를 표방하는 '환(環)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됐다. 5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TPP 12개국 각료회의는 6일간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2008년 미국의 참여로 본격화된 TPP 협상이 7년여 진통 끝에 일단락된 것이다.
TPP는 세계 1·3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며 총 12개국이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또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 증가에 맞불을 놓는 미국·일본의 합작품이라는 측면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TPP 타결 직후 "TPP는 21세기에 필수적인 지역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시켜줄 것"이라며 "중국과 같은 나라가 세계경제 질서를 주도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TPP가 단순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미국·일본 등 서방이 주도하는 사실상의 '경제·안보 동맹'이란 의미다.
TPP 협상 12개국 통상장관들 -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5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최종 타결됐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 12개국이 참가하고 있는 TPP가 타결되면서 유럽연합(EU)보다 큰 세계 최대 경제동맹이 탄생했다. 사진은 12개국 통상장관들이 지난 1일 협상장에서 찍은 단체 사진으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신화 뉴시스
한국 정부는 TPP 협상에 지금까지 불참해왔다. 2008년 미국이 참여하면서TPP 협상이 본격화한 이후 한국은 한·중 FTA 체결에 치중하다 실기(失機)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이 자칫 '환태평양 경제동맹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5일 "한국이 TPP에 가입하면 발효 후 10년간 총 1.8% GDP 증대 효과가 있지만 계속 가입하지 않으면 0.12%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경제적 측면 외에도 세계 최강국이자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동맹이란 점에서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TPP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공식 타결이 발표된 이후 보도 자료를 내고 "새로운 글로벌 통상규범이 될 TPP 협상이 타결된 것을 환영한다"며 "정부는 국익(國益)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TPP 참여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FTA 추월하는 '일본의 妙手'
TPP 체결 전까지 한국은 FTA 경쟁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한국은 미국·EU·아세안과의 FTA를 발효했고 중국과는 FTA 발효를 앞두고 있다. 체결됐거나 협상 중인 FTA 대상 국가만 60개에 육박하며 전 세계 GDP의 75%를 차지하는 국가들과 FTA를 맺었다. 반면 일본은 미국·EU·중국 등과 FTA를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TPP 타결로 단숨에 전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는 국가들과 FTA를 맺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EU와의 FTA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FTA로 경제 영토를 넓혀가는 한국을 부러운 눈으로 보던 일본 입장에선 TPP가 한국을 일거에 추월하는 '신(神)의 한 수(手)'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타결로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소재 부품, 섬유산업 같은 주력 업종에서 한국 제품의 타격이 예상된다. TPP 참여국인 말레이시아와 멕시코 등은 완성차에 대해 15~30%의 고율(高率) 수입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TPP가 타결되면서 두 나라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와 경합하는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현대·기아차가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기대했던 한·미 FTA 효과가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일본산 완성차에 대한 수입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철폐하고, 자동차 부품 80%에 대한 관세는 즉각 없애기로 일본과 합의했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주요 경쟁 시장에서 일본 경쟁사에 밀리지 않으려면 우리도 하루빨리 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섬유·車·디스플레이 등 타격
섬유·의류산업은 국내 제조업 '공동화(空洞化)' 우려가 나온다. 베트남 등TPP 가입국으로 공장을 옮겨야 미국·일본 등 역내(域內) 지역으로 수출할 때 TPP상의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원단이나 부품을 베트남 현지 공장으로 수출하는 것도 힘들어졌다. 제품의 일정 비율 이상을 TPP 역내에서 조달해야 하는 '원산지 규정' 때문이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TPP 체결로 섬유·의류 분야 기업들은 베트남 이전 등 해외 탈출이 더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기계 부품 등 중간재 수출에서도 일본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 TPP 가입 12개 회원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에서 한국은 1180억달러, 일본은 1260억달러(2012년 기준)로 시장을 사실상 양분(兩分)해 왔다. 하지만 관세 인하 효과에 힘입어 일본이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을 한발 앞설 공산이 높아졌다.
정부, "TPP 참여 적극 검토"
우리 정부는 그동안 한·중 FTA 등에 몰두하느라 TPP 참여에 소극적으로 임해왔지만 이날 TPP 타결 직후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학도 산업부통상교섭실장은 "TPP가 향후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를 통한 지역 경제 통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는 국내외 무역 환경을 고려해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최종 협정문은 협상 타결 2~3개월 뒤에 나오고, 이를 검토하는 데 1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정부 공식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TPP 참여로 정부가 입장을 정할 경우 한국은TPP 12개국과 본격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 한국은 TPP 12개 1차 회원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는 개별 FTA를 이미 맺고 있다. 따라서 잘만 하면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하지만 1차 회원국이 되지 못한 데 따른 '참가 비용'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난관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자동차·기계산업 등의 분야에서 우리나라에 강도 높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일본이 큰 변수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한국이 신규 참가국으로 TPP에 가입을 시도할 경우 12개 회원국 모두로부터 참가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회원국이 '동의'의 대가로 자국에 유리한 추가 혜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PP(Trans-Pacific Partnershi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미국·일본 주도로 멕시코·호주·싱가포르·베트남 등 태평양 연안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多者)간 자유무역협정.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세계경제의 40%에 달해 유럽연합(EU)보다 더 크다. 총 30개장(章)에 이르는 협정문은 농산물·제조업 등 상품 분야 관세장벽 철폐와 지식재산권·노동·환경·서비스·투자 등 광범위한 분야의 국제통상 규범을 담고 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세계 최대 '메가 FTA' 탄생한다…12개국 곧 TPP 비준 착수



2∼3개월 이내 최종 협정문안 작성…12개국 경제규모 세계 전체 약 40%
오바마·아베 적극 환영…TPP, 중국 견제 및 아시아재균형 정책의 핵심
한국 "국익 극대화 방향으로 참여 적극 검토"…2017년후 본격협상 전망

세계 최대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5일(이하 현지시간) 마침내 타결됐다.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 무역·통상 장관들은 이날 오전 미국 조지아 주(州) 애틀랜타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엿새간의 밀고 당기기 끝에 의약품 특허보호 기간을 비롯한 핵심쟁점들을 일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12개국 장관들은 애초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협상을 시작했지만, 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규정과 의약품 특허보호기간, 낙농품 시장개방 문제 등 '3대 쟁점'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몇 차례 시한을 연장한 끝에 이날 `역사적인 TPP협정'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프로먼 대표는 TP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자리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며, 포용적 발전을 촉진하고 혁신을 북돋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12개 TPP 협상 참가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TPP가 투자와 무역을 자유화할 뿐 아니라, 참가국들이 21세기에 직면할 과제들을 다루고 있다"면서 "이 역사적인 협정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유지하도록 돕고, 혁신과 생산성, 경쟁력과 생활수준을 높이고 빈곤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투명성과 좋은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노동이나 환경의 보호 또한 강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프로먼(오른쪽)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아마리 아키라(왼쪽) 일본 경제재생담당상
TPP 협정이 타결됨에 따라 12개국은 자동차에서부터 쌀과 낙농품 등 민감품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제품들에 대해 관세를 철폐 또는 인하하는 등 무역 장벽을 없앨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무역뿐 아니라 신약 특허 등 지적재산권, 노동 및 환경 보호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관련 규정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앞으로 후속 실무협상을 거쳐 2∼3개월 안에 최종적인 협정문안을 작성한 뒤 자국 내 비준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 6월 미 의회를 통과한 무역협상촉진권한(TPA)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협정에 서명하기 최소 90일 이내에 의회에 합의된 협정에 서명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해야 하고, 60일 이내에 의회에 개정이 필요한 관련 법률의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가 TPP에 찬성하지만, 민주당이 반대하는데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신약특허기간 양보 등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비준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대선과 맞물려 정치공방으로 번질 경우 비준 자체가 늦어질 수 있고, 이는 일본을 비롯한 각국 의회의 심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역통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각국의 복잡한 비준과정 때문에 협정이 2017년 또는 그 이후에나 본격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TPP 가입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TPP 협정문이 공개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공청회, 국회보고 등 통상절차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정부 입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애초 TPP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다가 2013년 11월 관심을 표명한 뒤 현재 예비 양자협의를 벌인 상태다.

TPP 참여는 '관심 표명' 이후 기존 참여국과의 예비 양자 협의→공식 참여 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공식 협상 참여 순으로 진행된다.


TPP는 애초 2005년 뉴질랜드·칠레·싱가포르·브루나이 4개국 간의 'P4 협정'에서 출발한 것이 2008년 미국이 호주, 페루와 함께 전격적으로 참여를 선언하면서 미국 주도의 다자 FTA에 바뀌었고 이어 2010년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2012년 멕시코와 캐나다가 각각 협상에 참여했으며 2013년에는 일본이 막차로 합류했다. 

TPP 참가 12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TPP는 경제와 무역의 비중 못지않게 미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는 등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외교·안보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성명에서 "TPP는 21세기에 필수적인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 주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잠재적 고객 95% 이상이 외국에 사는 상황에서 중국과 같은 나라가 세계 경제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세계 경제질서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PP 타결 사실을 발표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미래에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성명을 내고 "TPP는 당사국들의 합산 경제규모가 전 세계의 약 40%에 달한다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분야의 무역 및 투자를 이익이 막대한 새로운 분야로 확대해 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면서 "세부 사항을 검토해 종합적인 평가를 하겠지만, TPP가 무역통합 노력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