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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7일 일요일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10가지 음식…맥주, 사과, 커피, 쌀도 포함

‘맥주, 사과, 커피, 쌀, 감자…’ 이들은 모두 식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다른 공통점이 또 있다. 바로 기후 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음식들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희윤 연구원은 27일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던 강력한 기상 재해의 발생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우리가 알던 눈 덮인 산과 해안가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며 “영국의 미러지가 맥주, 사과, 커피, 쌀, 감자, 초콜릿, 와인, 땅콩버터, 아보카도,해산물 등 10가지가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지구 평균 기온은 한 해가 멀다 하고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라며 “이제 기후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실제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영국 미러지가 선정한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10가지 음식’이다.



▶맥주=맥주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원료는 물과 보리, 홉인데 3가지 모두 부족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현재 16억명이 절대적인 물 부족을 겪고 있고 2025년에는 무려 28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평균 기온의 상승과 빈번해지는 기상재해는 보리와 홉의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2006년 유럽을 강타한 이상 고온과 폭풍우로 인해 보리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 



▶사과=사과가 자라고 상품가치가 있는 열매를 맺으려면 추운 기간이 충분하게 지속되어야 한다. 2004년 브라질과 프랑스의 연구자들은 겨울이 충분히 길지 않을 경우 사과나무에 싹이 나지 않거나, 개화가 늦어지고 결실이 줄어드는 등 다양한 이상증상을 보고하고 있다. 2011년 독일, 미국, 영국의 연구자들도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이 온화해지고 짧아지면서 사과를 비롯한 과일과 견과류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초콜릿=나이지리아에서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햇빛과 비의 양, 강도, 지리적 분포 등은 코코아의 생장과 토양 환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코아 열매는 충분히 건조되어야 가공하기 좋다. 

그런데 기후변화는 이 모든 과정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코코아를 괴롭히는 병해충의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 가뭄이 지속되면 코코아 종자가 생명력을 잃고 다 자란 코코아나무에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는 생산량이 감소하고 곤충 공격에 취약해진다.



▶커피=지난 2014년 대표적인 커피 품종인 Coffea arabica와 Coffearobusta를 비롯한 여러 커피나무를 병들게 하는 Hemileia vastatrix라는 곰팡이가 크게 번지면서 중남미의 커피 생산이 큰 타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 패턴의 변화가 이 균류의 갑작스러운 확산을 촉진시킨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의 주요 커피 재배 지역이 달라지면서 커피 업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될 수도 있다. 


▶와인=2013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한 논문은 2050년 경 지구 평균기온이 4.7℃ 또는 2.5℃ 상승한다는 두 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전 세계의 주요 와인 산지 9곳을 살펴보았다.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세계 최고의 와인 산지로 꼽히는 프랑스의 보르도, 론, 투스카니 지방으로 와인 생산량이 무려 85%나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70%, 남아프리카는 55%, 칠레는 40%가량 와인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자=감자는 열 스트레스에 특히 민감하다. 기온이 상승하면 감자 잎의 광합성 능력이 떨어지고 덩이줄기가 잘 생성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감자의 주산지인 남미 안데스산맥에서는 30년 전 해발 2800~3500미터에서 재배하던 감자를 이제 4000~4200미터에서 재배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8000여 년간 이어진 감자재배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땅콩버터=땅콩은 재배 조건은 까다롭다. 여름에 비가 제때 그치지 않으면 땅콩을 수확하기가 어렵고, 가뭄이 오면 땅콩 줄기가 말라붙고 땅콩에 독성 곰팡이가 퍼진다. 그런데 10년 후 땅콩버터를 만드는 땅콩의 주산지인 미국 남부의 기후는 더 덥고 건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몇 년 전 미국을 덮친 대가뭄으로 땅콩 가격이 40%나 오르는 것을 경험했던 땅콩버터 업계와 소비자들이 기후변화에 긴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해산물=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나면서 바다에 흡수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바닷물의 pH가 낮아지고 있는데 바다산성화는 탄산칼슘이 몸의 일부를 이루는 조개 등 각종 연체동물과 산호초에 특히 치명적이다. 수온이 상승하고 용존 산소량이 감소하면 물고기의 크기가 작아지고 어류 개체수가 감소하며 질병에 취약해진다.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온도에 민감한 세균성 질환이 확산되면서 바닷가재 수확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쌀=UN 식량농업기구(FAO)는 21세기에 인구는 계속 증가하지만 농사를 지을 땅과 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평균 기온의 상승, 이상 고온과 예측하기 힘든 기상 이변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여러 나라의 벼농사에 타격을 줄 것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21세기에 열대 지역에서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보카도=기온이 오르면 아보카도 열매 크기가 작아지고 지나치게 일찍 성숙하며 병충해가 확산된다. 게다가 아보카도 1kg을 생산하는 데에는 같은 양의 토마토를 생산할 때보다 물이 8배나 더 필요하다. 이는 아보카도의 주산지 중 하나로서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같은 곳에서는 아보카도를 기르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연구진들은 기후변화 탓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보카도 생산량이 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사 출처 : 헤럴드경제>

2016년 1월 20일 수요일

"한국인은 봉…수입 과일·와인·맥주값 세계 1,2위"


<<연합뉴스자료사진>>
스타벅스 커피값도 2위…소비자시민모임 13개국 판매가격 분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과일·와인·맥주, 스타벅스 커피 등의 가격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세계 1,2위를 기록할 만큼 크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작년 6·10월 두 차례에 걸쳐 13개국 주요 도시 현지 백화점·마트·슈퍼마켓에서 주요 수입식품과 농축산물 등 35개 품목의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수입 청포도·와인, 자국산 삼겹살 가격 수준이 가장 높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입 청포도는 미국산 탐슨 시들리스 800g, 와인은 칠레산 몬테스알파 까르네쇼비뇽 2011년산, 삼겹살은 냉장육 1㎏을 기준으로 비교됐고, 환율은 지난해 6~12월 평균값이 적용됐다. 

한국에서 미국산 청포도는 7천9원으로 미국 현지 가격(4천69원)의 거의 두 배였고, 와인은 3만8천875원으로 5번째로 비싼 네덜란드(2만2천681원)와 비교해도 71%나 비쌌다.


중국(1만4천679원)의 약 두 배인 국산 삼겹살 가격(2만7천930원)도 13개국 중 1위였다. 

스타벅스 커피(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자국산 소고기 등심(스테이크용 냉장육 1㎏), 수입 등심(스테이크용 냉장육 1㎏), 필리핀산 바나나(한 다발), 미국산 오렌지(1개), 미국산 자몽(1개), 코카콜라(1.5ℓ), 펩시콜라(1.5ℓ), 맥주 하이네켄(330㎖), 밀러(355㎖) 등의 경우 한국내 판매가격이 13개 나라 가운데 두 번째로 비쌌다.


특히 수입 맥주 하이네켄의 한국 판매가(2천16원)는 네덜란드 현지가격(729원)의 약 2.9배, 미국 브랜드 밀러 맥주의 한국 판매가(2천203원)도 미국 현지가(960원)의 약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의 국내 가격은 4천100원으로 일본(4위·3천475원)보다 18%, 미국(12위·2천821원)보다 45% 높은 수준이었다. 


코카콜라(2천491원)와 펩시콜라(2천102원)도 미국(코카 1천832원·펩시 1천879원)과 비교해 각각 36%, 12% 비쌌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13개국 주요 도시에서 농축산물(수입 과일 포함), 식품, 수입 맥주 가격 등을 조사해 국제 물가를 비교한 결과, 한국이 35개 제품 중 31개 제품에서 가격 상위 5위 안에 들었다"며 "전반적으로 한국의 농축산물, 식품 등의 가격이 13개국 중 비싼 편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입 맥주와 과일에 대해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따른 수입 관세 하락에도 실제 수입 맥주 판매가는 낮아지지 않고 할인행사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인하해주는 것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관세 인하 혜택이 수입 맥주나 과일을 구매하는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유통구조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입 과일 13개국 가격 비교(상위 5위)>(단위: 원)


<수입 와인 13개국 가격 비교(상위 5위)> (단위: 원)

<스타벅스 커피 13개국 가격 비교(상위 5위)> (단위: 원)

<수입맥주 13개국 가격 비교(상위 5위)> (단위: 원)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0월 30일 금요일

이왕 마시려면.... 맥주가 좋은 5가지 이유


절주와 금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건강한 술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아마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레드와인이라고 답할 것이다. 레드와인의 건강상 이점을 강조하는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맥주 역시 탁월한 선택일 수 있다. 맥주가 건강에 좋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스칸디나비아 프라이머리 헬스케어저널(Scandinavian Journal of Primary Health Care)'에 실린 이 논문에 따르면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 1~2회 맥주를 마신 여성은다른 음료를 마신 여성들보다 심장마비 위험률이 30% 정도 낮았다. 이는 레드와인보다도 효과가 좋은 수준이다. 

이번 연구는 맥주가 동맥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그리스 하로코피오대학교의 지난 연구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또 '유럽역학저널(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에는 맥주가 심장혈관을 보호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논문이 실린 바 있다. 그렇다면 심장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 외에 맥주가 일으키는 또 다른 긍정적인 기능으론 어떤 게 있을까. 

신장결석 위험률을 낮춘다= 맥주는 93%가 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와인보다 높은 비율이다. 술을 마시면 탈수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예방하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맥주는 이뇨제 역할도 한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다른 술을 마시는 사람들보다 신장결석 위험률이 낮은 이유다. 맥주 맛을 내는 '홉'은 뼈로부터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지연시킨다. 칼슘은 신장결석을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다. 브리검여성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맥주를 적당량 마시는 사람들은 신장결석이 생길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41% 낮다. 

뼈 강도를 높인다= 규소나 오르토규산과 같은 물질은 골격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홉의 강한 맛이 돋보이는 맥주일수록 뼈 형성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러한 물질을 많이 공급한다. 미국 터프츠 의료센터의 지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2잔 정도의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엉덩이와 척추 골밀도가 높다. 

제2형 당뇨 위험률을 낮춘다= 맥주를 마시면 담즙 생성이 늘어나 지방기가 많은 음식을 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연구결과가 있다. 연구팀은 하루 한두 잔 맥주를 마시는 습관이 중년남성의 2형 당뇨병 위험률을 낮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연구팀에 따르면 맥주가 혈당치를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호르몬인 '아디포넥틴'의 수치를 증가시키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영양소가 들어있다= 맥주에는 칼슘, 마그네슘, 셀렌, 인, 요오드, 칼륨, 비타민 B군 등의 영양성분이 들어있다. 특히 비타민 B12를 공급하는 몇 안 되는 식물성 공급원 중 하나다. 맥주 350cc에는 비타민 B6 하루 섭취 권장량의 12.5%가 들어있다.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B6의 좋은 공급원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기사 출처 : 코메디닷컴>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제값주고 사면 바보" 와인 폭탄세일의 비밀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1만원짜리 와인 10만원으로 둔갑시켜 2만원에 파는 상술…FTA로 철폐된 관세, 마진으로 흡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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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와인할인행사 자료 사진./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직장인 김병수(41·가명)씨는 평소 와인을 좋아해 백화점, 대형마트 할인행사 때면 한번에 여러 병씩 구매하는데 불만이 많다. 최대 할인율이 80%라고 홍보하지만 실제 해외 판매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잦은 할인행사에 할인율이 높다보니 정가가 과연 얼마인지 불신만 커져서다. 

김 씨는 "정가 15만원짜리 와인을 3만원 균일가에 준다길래 샀는데, 해외에선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싸구려 와인이더라"며"대체 와인 수입 업체가 얼마의 이윤을 남기기에 이런 폭탄세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대규모 와인 할인행사를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이 따갑다. 터무니없는 정상가를 내걸고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상술 탓이다. 이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와인 판매 관행이 지속될 경우 와인 시장이 순식간에 붕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와인 수입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일제히 와인장터가 열렸다.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롯데주류, 신세계L&B 등 국내 주요 와인 수입업체가 수입하는 와인은 물론 대형마트들이 직수입한 물량을 풀어 놓는다. 이번 행사에 선보이는 물량만 100만 병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율은 최대 80%에 달하며 5000원·1만원 균일가 제품도 상당수 선보인다.

와인 수입업체들과 대형마트들은 마진축소와 라벨손상 상품 재고처리, 해외직소싱 등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주장한다. 큰 폭의 할인에 따른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수입 와인 유통구조가 단순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수입와인 매장 관계자는 "보통 와인 마진율은 수입상 30%, 도매상 20%, 소매상(대형마트 등) 20% 정도로 보면 된다"며 "마진율을 높게 잡았기에 할인 폭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진을 높게 책정할 수 있는 비밀은 세금에 있다. 예컨대 1만원짜리 와인을 수입했을 경우 관세(15%)를 더한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주세 30%를 부과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등을 더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1만6000원이 훌쩍 넘는다.

이후에는 유통업체가 마진을 얼마를 붙이던 제품에 붙는 세금은 달라지지 않는다. 수입원가 1만원짜리 제품의 정상가를 5만원으로 하던 10만원으로 하던 모두 업체 마음대로다.

대형마트 와인 할인행사가 홍보하는 최대 할인율 80%도 이러한 과세·유통구조에 기인한다. 수입원가에 상관없이 일단 가격을 높이 책정한 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와인 주산지인 미국, 칠레, 호주 등과 FTA를 체결하고도 수입와인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철폐된 관세 15%를 사실상 유통마진으로 가져가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입와인 업체 관계자는 "할인행사에 참여하더라도 인건비는 물론 재고가 발생해도 업체가 다 책임져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도 "최근 대형마트가 직소싱으로 가격을 더 떨어뜨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생각만큼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2015년 9월 6일 일요일

3개의 태양이 뜨는 포도밭 그리고 기막힌 와인 맛



제네바 호수에 선다. 지역명을 그대로 차용했다. 뭔가 호수의 유려하면서도 장엄한 자태에 걸맞은 이름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다소 아쉽다. 우리에겐 ‘레만 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부 현지 안내 책자에서도 레만 호로 표기하고 있다. 한데 이는 프랑스 쪽 이름이다. 프랑스가 호수 일부를 소유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실소유주’는 스위스다. 오래전 레만 호로 불리다 제네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호수 이름도 자연스레 도시 이름을 따라가게 됐다. 

호수 주변엔 포도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저 유명한 라보의 포도밭이다. 200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올랐다. 기억할 건 ‘자연유산’ 부문이 아니라는 거다. 유네스코는 포도밭에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다고 봤다. 보다 정확히는 포도밭을 일군 수도사들의 땀과 그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포도밭 여정의 들머리인 로잔은 프랑스어권에 속한 도시다. 로잔에서부터 찰리 채플린이 생을 마친 브베, 록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음악적 영감을 키웠다는 몽트뢰가 차례로 이어진다. 로잔에서 브베 사이, 40㎞에 이르는 호숫가 경사면을 따라 계단식 포도밭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방대한 포도 경작지가 라보 지구다. 포도밭은 우리의 다랭이논과 흡사하다. 척박한 땅을 일구고 돌담을 쌓아 조성했다. 걸어 오르기도 쉽지 않은 비탈에서 땅을 갈고 돌을 쌓은 이들은 수도사다. 이들이 쌓은 돌담을 현지에선 ‘월’이라고 부른다. 포도밭을 씨줄날줄로 엮는 월의 길이는 무려 450㎞에 달한다. 우리 제주도 전체를 돌아가는 검은 돌담이 ‘흑룡만리’라면 이 지역에 펼쳐진 회색 돌담은 ‘회룡천리’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돌담은 포도 생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3개의 태양이 뜨는 포도밭’이라는 홍보 문구에 힌트가 있다. 우선 내리쬐는 일조량이 많다. 둘째, 햇빛이 호수에 반사되며 또 한번 아래에서 포도 알갱이들을 비춰 준다. 그리고 한낮의 햇볕에 잔뜩 달궈진 돌담이 저녁 무렵 복사열을 포도 알갱이들에게 되돌려준다. 그러니 포도가 당분을 잔뜩 머금을 수밖에. 우리 충주호 인근의 사과가 유난히 달고 맛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월 안쪽으로는 농가가 마을을 이뤘다. 대부분의 집들이 포도주를 생산하는데 각 집안이 고유의 포도주 문장을 새길 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골목과 골목은 이어져 있다. 사람 한 명 지나가지 않아도 골목엔 온기가 가득하다. 자연에 깃든 사람의 흔적, 유네스코가 인정한 건 바로 이 대목일 것이다.

레만 호를 따라 발레로 넘어간다. 레만 호 너머는 프랑스다. 스위스 땅을 달리며 프랑스를 엿보는 기분이 묘하다. 로잔 쪽 주민들은 대부분 프랑스어를 일상어로 쓴다. 호수 너머 프랑스의 영향 때문이지 싶다. 두 지역 주민들은 친할까. 같은 언어를 쓰니 이웃사촌처럼 지낼 것 같은데 현지 가이드는 뜻밖에 그리 친하지 않다고 말했다. 앙숙은 아니더라도 은근히 등 돌리고 사는 건 분명해 보인다.

레만 호를 낀 라보 쪽이 화사하다면 발레 쪽은 ‘장엄’에 가깝다. 알프스의 산군이 사방을 둘러쳤고 산 아래 분지엔 마을들이 오종종하게 몰려 있다. 그 가운데로 석회 성분 가득한 우윳빛 론 강이 흘러간다. 척박하면서도 이국적인 풍경이다.

발레는 오래전 빙하로 뒤덮였던 지역이다. 거대한 빙하는 아주 오랜 기간 산자락을 파며 흘러갔다. 현재의 분지 형태는 그 당시 형성된 것이다. 빙하는 녹으며 미네랄 등을 내뱉어 토양을 비옥하게 했다. 특히 청포도 계열의 스위스 토착 샤슬라 품종이 자라는 데 적합한 여건을 제공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또한 샤슬라 포도로 만든 ‘팡당’이라는 화이트 와인이 대부분이다. 팡당에 라클렛이 빠질 수 없다. 라클렛은 발레 지역에 전승되는 치즈 요리다. 큰 덩어리의 라클렛 치즈를 녹여 감자를 찍어 먹는다.

그리멘츠 마을에선 ‘글래시어(빙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이름처럼 ‘빙하’가 제조 과정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건 아니고, ‘빙하와 인접한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 정도로 보면 무리가 없겠다. 빙하 와인은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우선 맛이 강하다. 시고 톡 쏜다. 와인이라기보다 일반적인 술에 가깝다. 한데 이게 ‘중독성’이 있다. 김치나 삭힌 홍어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첫 맛은 좀 텁텁하지만 몇 잔 기울일수록 ‘술술’ 넘어간다.

제조 과정도 홍어와 비슷한 면이 있다. 아주 오래전 마을 어디선가 와인 담긴 오크통이 발견됐다. 일반적인 와인의 경우 오크통에서 한두 해 숙성시킨 뒤 마시는 게 보통인데, 이 와인은 달랐다. 처음엔 시고 떫었겠지만 늙은 와인이 주는 깊은 맛은 여느 와인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새로운 맛의 세계에 눈뜬 주민들은 와인을 오랜 기간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것으로 생산 방식을 수정했다. 사실 숙성과 삭히는 건 표현의 차이에 불과하지 않은가. 언제부터 이런 방식으로 빙하 와인을 제조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오크통은 1886년산이다.

빙하 와인엔 나눔과 평등의 정서가 담겨 있다. 예컨대 이런 거다. 오크통마다 900ℓ의 와인이 담겨 있는데 해마다 가장 오래된 오크통에서 25ℓ를 빼 그다음으로 오래된 오크통에 넣는다. 낡은 것과 새것을 일정한 비율로 섞는 것이다. 이 작업을 반복한 뒤 마지막으로 가장 ‘젊은’ 1969년산 오크통에서 뺀 25ℓ를 1886년산 오크통에 넣는다. 이 늙은 오크통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마을 교회의 비숍(주교)이다. 그리고 특별한 날에 이 와인의 일부를 꺼내 온 주민이 함께 마신다. 마을 촌장이나 비숍 등 소수가 오래된 오크통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 나눠서 오래 같이 마시자는 게 빙하 와인에 녹아 있는 정서다.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외지인을 대상으로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리멘츠 마을은 스위스 특유의 샬레(오두막집)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12세기부터 목조주택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 토속적인 호밀빵 제조 기법이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샬레 앞 의자에 앉아 호밀빵 안주에 빙하 와인 홀짝대다 보면 스위스 전통의 향기가 몸에 배는 듯하다.
<기사 출처 :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