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시진핑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시진핑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6년 1월 22일 금요일

중국, 피레우스 항구 인수… '일대일로' 유럽 거점화

국영 해운사, 4912억에 투자자로 ‘진주목걸이 전략’ 교두보 의미도 작년엔 아프리카에 첫 군사기지 시진핑 중동 순방 ‘일대일로’ 일환
중국 국영 해운업체인 코스코(COSCO) 그룹이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을 인수한다.

이 항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중대 거점이다. 그리스 최대 항구이자 아시아·동유럽·북아프리카로 향하는 관문인 피레우스항 인수를 계기로 중국의 유럽 진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21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민영화기구인 국영 자산개발기금(HRADF)은 전날 이사회를 연 뒤 “코스코 그룹을 우선투자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코스코는 피레우스항만공사(OLP)의 피레우스 항구 지분 67%를 인수하게 되며, 입찰가는 3억6850만유로(약 4912억원)에 이른다. 

최종 인수 여부는 그리스 회계당국, 의회 등의 승인 절차를 거쳐 오는 3월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코스코 그룹이 단독 입찰해 우선투자자로 지정된 만큼 피레우스 항구 지분 인수는 사실상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거래가 완료되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정부 두 번째 규모의 국영자산 민영화 사례가 된다.

중국은 ‘차이나머니’를 바탕으로 제해권과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중동에서 남중국해까지 해로를 따라 주변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왔다. 이들 국가 중에서 파키스탄의 과다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미얀마의 벵골만 연안, 남중국해의 주요 거점들을 이으면 진주목걸이 모양이 된다고 해서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리스 피레우스항 확보는 이같은 진주목걸이 전략을 유럽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교두보 마련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언론은 분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피레우스 항구와 관련해 "시진핑 지도부가 추진하는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의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에 동맹국이나 우호적인 해상거점이 없는 중국은 2009년부터 코스코가 피레우스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한 것을 발판으로 피레우스항 인수에 심혈을 기울였다. 

중국은 지난해 11월에도 아라비아반도 부근 아프리카 동북쪽 지부티에 아프리카 대륙의 첫 군사기지를 확보하며 해상 패권 강화에 나섰다.

올 들어 시진핑 주석이 첫 순방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이란 등 중동 핵심 3개국을 선택한 것도 일대일로 구상의 일환이다. 시 주석은 첫 순방국인 사이디아라비아에 이어 20일(현지시간) 외교·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중동의 인구대국 이집트를 공식 방문했다. 중국 정상이 이집트를 공식 방문하기는 12년 만이라고 이집트 언론은 전했다. 시 주석의 이집트 방문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내 최다 인구보유국(약 8500만명)인 이집트에서 경제대국으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이 일대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마지막 순방지인 이란은 시리아 내전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중동의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국제현안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나라다. 최근 핵폐기 결단을 통해 서방국의 경제제재에서도 풀려나 이란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2015년 12월 7일 월요일

한번만 더, 한번만 더…자꾸만 빠져든다

최근 유명 프로야구 선수, 중견 기업인에 이르기까지 마카오 등에서 수억원대 원정 도박을 벌인 의혹을 받으면서 도박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인구의 4% 가량에 해당하는 약 200만 여명이 도박중독 경험자로 추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세 이상 10명 중 8명 꼴로 평생에 걸쳐 복권, 경마 등 사행 활동을 한 번 이상 해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사회 차원의 적극적인 도박중독 예방 활동은 물론, 중독자로 의심될 경우 조기 발견·치료·재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불법 '해외 원정도박'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 일반 관광객은 물론 최근 기업 대표가 해외에서 100억 원대 도박을 했다가 구속되고 프로야구 선수들까지 발을 담갔다가 적발돼 선수생활에 치명타를 입었다. 해외 원정도박이 늘면서 조직폭력배들은 해외에서 직접 도박장을 개설해 내국인들을 유인, 폭리를 취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자금줄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국내 카지노보다 베팅 금액이 크고 외상이 가능한 점 때문에 '도박을 하려는 자'와 '이들을 꼬드기려는 브로커'의 공생 관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단속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렇다면 '도박=패가망신'이라는 함정을 잘 알면서도 왜 그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도박=패가망신' 왜 그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나?

한국인 김모(24)씨는 "(바카라 게임에서) 홍콩 돈으로 200달러(약 3만원) 잃다 보니 본전 생각에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하며 자꾸 빠져들게 됐고 계속해 돈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부 얼마나 잃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중국인 황모(21)씨는 "처음에 게임을 했을 때는 정말 재미있었고 즐거웠다"면서도 "게임이 길어지면서 결국 (오락이 아닌) 도박으로 바뀌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카지노 게임장을 오는 관광객들은 많게는 100만원 남짓의 돈을 갖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 카지노 수입의 막대한 부분은 수억 원이 오가는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나온다"고 귀띔했다.

마카오에서 페리로 1시간 거리인 홍콩은 카지노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선상 카지노를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관광객 유치와 카지노가 크루즈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재미로 시작한 도박, 중독으로 이어져

한 승무원은 "스타 크루즈에는 두가지 종류의 배가 있는데, 하나는 관광 목적(3박 4일)이고 다른 하나는 카지노 목적(1박 2일)이라고 보면 된다"며 "1박 2일 일정의 배에 타는 사람은 대부분 중국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상 카지노는 (크루즈 안에서 이뤄지는 극장과 스파, 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그냥 심심할 때 즐기는 게임 또는 오락 개념"이라면서도 "일부는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고 재미로 시작한 도박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부작용과 위험성을 지적했다.
마카오는 제주도의 60분의 1, 서울 종로구 크기의 작은 땅이다. 그러나 현재 무려 36개의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실로 ‘카지노의 천국’이라 불릴만하다. 마카오가 작년 카지노 산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마카오 통화로 3515억 파타카(약 48조5000억원)다.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 규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보다 7배나 더 크다. 정부 수입의 80% 이상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JP모건체이스가 세계 300개 도시를 대상으로 경제 성과를 비교 분석한 '글로벌 메트로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마카오는 세계 주요 도시권역에서 가장 훌륭한 성장·고용 실적을 거둔 곳으로 평가됐다.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마카오 경제성장, 中 지원 바탕으로 카지노산업 집중 육성한 덕분

마카오의 1인당 GDP는 약 9만 달러(약 1억원)다. 주권이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1999년과 비교하면 6배 가량 급성장했다. 마카오의 급격한 경제성장은 중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카지노 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운 덕분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마카오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40년간 유지하던 카지노 독점 체제를 2001년 폐지하고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 '세계 카지노 수도'의 지위를 확보했다. 경제 호황과 세계 최저 수준인 2% 미만의 낮은 실업률 덕에 정치·사회 체제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주도하는 반(反)부패 개혁에 직격탄을 맞은 마카오는 카지노 시장을 외국 자본에 개방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수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라스베이거스가 전시컨벤션과 숙박산업을 주력으로 변신하고 꾀하듯, 마카오도 최근 대형 복합리조트를 잇따라 개장하는 등 카지노에 편중된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최근 검찰이 해외 원정도박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통해 마카오와 필리핀 등지의 롤링업자와 재력가들을 대거 검거하면서 강원랜드 VIP 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원랜드 VIP 고객 등에 따르면 강원랜드 VIP룸에 출입하던 고객 가운데 상당수가 마카오나 필리핀으로 원정도박을 나가는 경우가 많고 원정도박에는 강원랜드 사채업자들이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사채업자들은 강원랜드 VIP에 회원으로 등록해 불법 사채업을 하다가 재력이 든든한 VVIP회원들과 얼굴을 익힌 뒤 동남아 카지노로 빼돌리는 '가짜 회원'들이 에이전시로 활동하고 있다.

◆’강원랜드 VIP룸’ 주로 누가 출입하나

지난 10월 검찰에 검거된 J씨의 경우 10여년 전부터 강원랜드 VIP회원으로 등록, 사채업과 마카오 정켓방을 운영하면서 강원랜드 VVIP 고객을 마카오 원정도박에 끌어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J씨는 고객들에게 불법 환치기(외환거래법 위반)와 정켓방 운영, 사기도박 등을 통해 거액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J씨 주변에는 군산파와 김제파 등의 조직폭력배가 행동대원으로 활동하면서 마카오 등지의 원정도박을 알선하고 서울에서 받은 거액권 수표는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돈세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 VIP 고객 A씨는 "검찰에 도박장 개설과 외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구속된 J씨는 강원랜드 고객의 원정도박 실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10년 넘게 강원랜드 VIP룸에서 사채와 원정도박 알선 등을 한 가짜 VIP 회원이 최소 수십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망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N씨와 O씨는 더 큰 조직과 자금력으로 지금도 강원랜드 VIP에서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을 통해 동남아 카지노로 빠져 나가는 돈이 최소 수천억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큰 손, 동남아 카지노로 쉽게 빠져 나가는 이유

이처럼 강원랜드 큰 손 고객들이 동남아 카지노로 쉽게 빠져 나가는 것은 베팅 상한선(3000만원)등 베팅조건과 출입일수(분기당 29일)규제, 고객서비스 등에서 마카오, 필리핀과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우선 마카오 등지의 동남아 카지노는 1회 베팅이 1억5000만원 이상도 가능하고 왕복 비행기 티켓과 특급호텔 서비스를 비롯, 각종 서비스가 강원랜드보다 훨씬 고객 위주로 제공되고 있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2015년 11월 23일 월요일

해외 원정도박의 중심 '마카오 카지노'는 여전히 '불야성'


베네시안 마카오 카지노장 (마카오=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중국 마카오에 있는 복합리조트 의 모습. 카지노장 한쪽 구석에는 잭팟을 터트렸을 때 받을 수 있는 누적금액이 초 단위로 올라가고 있다. 2015.11.22 bjc@yna.co.kr
시진핑 반부패 개혁에 '침체기'라지만…카지노엔 '장사진'
선상카지노, 홍콩 천달러 1분만에 잃어…오락-도박 아슬아슬
불법 '해외 원정도박'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

일반 관광객은 물론 최근 기업 대표가 해외에서 100억원대 도박을 했다가 구속되고 프로야구 선수들까지 발을 담갔다가 적발돼 선수생활에 치명타를 입었다. 

해외 원정도박이 늘면서 조직폭력배들은 해외에서 직접 도박장을 개설해 내국인들을 유인, 폭리를 취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자금줄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국내 카지노보다 베팅 금액이 크고 외상이 가능한 점 때문에 '도박을 하려는 자'와 '이들을 꼬드기려는 브로커'의 공생 관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단속의 고삐를 죄고 있다.

'도박=패가망신'이라는 함정을 잘 알면서도 왜 그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제주도기자협회는 지난 11∼15일 제주 카지노 산업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해 마카오의 카지노와 홍콩의 크루즈 선상 카지노 2곳에 임원 연수를 다녀왔다. 기자는 그 일원으로 그 곳을 직접 둘러봤다.

◇ 오락이냐, 도박이냐…'아슬아슬' 줄타기

12일 오후 4시께.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카지노 복합리조트인 베네시안 마카오(Venetian Macao)는 화려한 조명을 쉴 새 없이 쏟아내며 관광객들을 유혹했다. 

수많은 관광객이 주차장에서부터 줄지어 카지노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대부분 중국인으로 보였다. 

1층을 가로질러 카지노장으로 가는 동안 3천 개가 넘는 객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옮겨온 듯한 3개의 실내 운하, 성 마르코 광장을 재현한 '인공 하늘' 천장 등 거대한 규모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카지노장으로 들어가는 관광객들 (마카오=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관광객들이 중국 마카오에 있는 복합리조트 베네시안 마카오 주차장에서부터 줄지어 카지노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5.11.22 bjc@yna.co.kr
1층엔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중국의 경제 둔화와 반부패 사정으로 '마카오 카지노가 침체'라는 말은 실감하기 어려웠다.

안팎에서 만난 경비원과 청소부, 딜러는 모두 쉴 틈 없이 바삐 움직였다. 

'10분만 쉬어도 수십억원이 날아가기 때문에' 3교대로 밤낮없이 톱니바퀴 돌 듯 굴러간다고 현지 가이드는 전했다.

기자도 슬롯머신 앞에 앉았다. 

500홍콩달러(한화 약 7만5천원. 이하 괄호 안 한화)를 한도로 정해 그 이상 게임을 하지 않으리라 단단히 마음먹었다.

슬롯머신은 동일한 그림이 특정 패턴을 이루면 따고 그렇지 않으면 잃는 아주 간단한 게임이다.

카지노장 한쪽 구석에는 잭팟을 터트렸을 때 받을 수 있는 누적금액이 초 단위로 올라가 내장객들을 흥분시켰다. 당시 눈으로 확인한 금액만 7천952만여 홍콩달러(119억여원).

500홍콩달러 지폐를 슬롯머신 안에 넣고 게임을 시작했다. 취재가 목적이었지만 "잭팟이 터지면 정말 좋겠다"는 기대를 버릴 수 없었다. 

그러나 한 번에 3∼100홍콩달러(약 450∼1만5천원)를 베팅할 수 있는 슬롯머신은 순식간에 200여 홍콩달러(약 3만원)를 빼앗아갔다.

슬슬 회의감을 느낄 무렵 7이란 숫자가 특정 패턴을 이루며 요란한 음악 소리를 내더니 지금까지 잃었던 돈의 절반 정도가 쏟아져나왔다.

'잘하면 되겠는데!' 기대가 다시 커졌지만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많이 잃고, 적게 따기를 반복하는 사이 500홍콩달러는 1시간 남짓 만에 모두 사라졌다. 

베네시안카지노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기계로 옮겨 게임을 하면…' 이런 맘이 굴뚝 같았다. 

오락과 도박의 아슬아슬한 갈림길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애초 다짐대로 더 이상의 게임을 포기했다. 

주변 수십대의 슬롯머신 너머로 보이는 바카라나 블랙잭 같은 테이블 게임장에선 환호성보다 탄식 소리가 더 잦고 컸다. 

이곳에서 만난 한국인 최모(25)씨는 "(바카라 게임에서) 홍콩 돈으로 200달러(약 3만원) 잃다 보니 본전 생각에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하며 자꾸 빠져들게 됐고 계속해 돈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부 얼마나 잃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중국인 여성 황모(22)씨는 "처음에 게임을 했을 때는 정말 재미있었고 즐거웠다"며 "그러나 게임이 길어지면서 결국 (오락이 아닌) 도박으로 바뀌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느낌을 전했다. 

가이드는 "사실 카지노 게임장을 오는 관광객들은 많게는 100만원 남짓의 돈을 갖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 카지노 수입의 막대한 부분은 수억원이 오가는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나온다"고 귀띔했다.

기자는 아쉽게도 일반 VIP룸이나 정킷방을 들어가 볼 수 없었다.

◇ 홍콩 선상 카지노…수천 홍콩달러 1분만에 잃어, 오락은 도박으로 

마카오에서 페리로 1시간 거리인 홍콩은 카지노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선상 카지노를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관광객 유치와 카지노가 크루즈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호화 스타크루즈호(7만6천t급)는 13일 저녁 홍콩을 출항, 1시간 여가 지나 공해상에 들어서자마자 카지노 영업을 시작했다.

북적이는 마카오 카지노장 (마카오=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12일 오후 중국 마카오에 있는 복합리조트 베네시안 마카오 카지노장의 모습. 카지노장이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고 있다. 2015.11.22bjc@yna.co.kr
영업 시작 전부터 7층 카지노장 앞에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은 문이 열리자 '우르르' 앞다퉈 슬롯머신과 테이블에 앉았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게임에 몰두했다. 

선상 카지노의 풍경은 마카오 카지노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게임하는 사람 대부분이 60∼70대 이상의 중국인 노인이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테이블 게임은 물론 슬롯머신의 모든 자리를 이들이 차지했기 때문에 늦게 카지노장에 들어서면 게임을 할 수 없었다. 

7층 카지노장 안쪽 깊숙한 곳에 '프리미엄 클럽'이라고 쓰인 방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는 바카라(카드 합이 9에 가까운 숫자가 나오는 쪽이 이기는 게임)를 한차례 하려면 최소 1천∼2천 홍콩달러(약 15∼30만원)가 필요했다.

테이블 4∼6개 정도가 있었는데, 판돈이 커서인지 게임하는 사람보다 구경꾼이 훨씬 많았다. 

한 남성이 1천 홍콩달러(약 15만원)짜리 칩 여러 개를 초조하게 만지작거리며 베팅을 했다.

이 남성은 1분 남짓한 단 한 번의 바카라 게임에서 수천 홍콩달러를 잃었다. 이쯤되면 오락을 넘어선 듯 보였다. 

선상 카지노에서의 게임은 이렇게 밤새 이어졌다. 

스타 크루즈에서는 7층 프리미엄 클럽 방 외에도 8층에 VIP 카지노 방이 따로 있다.

그러나 기자는 들어가기는 커녕 실체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중국과 해외 부자 등이 주로 이용하는 VIP 룸은 고객으로부터 많은 입회비를 받아 철저한 보안 속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야경과 선상 카지노 (홍콩=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홍콩을 출항한 선상 카지노 스타크루즈호가 공해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크루즈 너머로 홍콩 야경이 보인다. 2015.11.22 bjc@yna.co.kr
가이드는 한국에서도 모 기업 회장들이 가끔 크루즈 VIP 방을 이용하며 큰돈을 잃기도, 혹은 따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 승무원은 "스타 크루즈에는 2종류의 배가 있는데, 하나는 관광 목적(3박 4일)이고 다른 하나는 카지노 목적(1박 2일)이라고 보면 된다"며 "1박 2일 일정의 이 배에 타는 사람은 대부분 중국인"이라고 말했다. 

또 "선상 카지노는 (크루즈 안에서 이뤄지는 극장과 스파, 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그냥 심심할 때 즐기는 게임 또는 오락 개념"이라며 "그러나 일부는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고 재미로 시작한 도박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부작용과 위험성을 지적했다.

◇ 마카오의 변신?…리조트 건립 등 구조 다변화 노력

마카오는 제주도의 60분의 1, 서울 종로구 크기의 작은 땅이다. 그러나 현재 무려 36개의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실로 카지노의 천국이라 불릴만하다. 

마카오가 작년 카지노 산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마카오 통화로 3천515억 파타카(약 48조5천억원)다.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 규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보다 7배나 크다. 정부 수입의 80% 이상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JP모건체이스가 세계 300개 도시를 대상으로 경제 성과를 비교 분석한 '글로벌 메트로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마카오는 세계 주요 도시권역에서 가장 훌륭한 성장·고용 실적을 거둔 곳으로 평가됐다.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마카오의 1인당 GDP는 약 9만 달러(약 1억원)다. 주권이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1999년과 비교하면 6배가량 급성장했다.

마카오의 급격한 경제성장은 중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카지노 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운 덕분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마카오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40년 간 유지하던 카지노 독점 체제를 2001년 폐지하고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 '세계 카지노 수도'의 지위를 확보했다.

경제 호황과 세계 최저 수준인 2% 미만의 낮은 실업률 덕에 정치·사회체제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주도하는 반(反)부패 개혁에 직격탄을 맞은 마카오는 카지노 시장을 외국 자본에 개방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수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라스베이거스가 전시컨벤션과 숙박산업을 주력으로 변신하고 꾀하듯 마카오도 최근 대형 복합리조트를 잇따라 개장하는 등 카지노에 편중된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1월 8일 일요일

‘차이완 시대’ 붉은 별-푸른 별 함께 뜰까

‘애증의 역사 66년’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1949년 분단 뒤 66년 만에 양안 지도자 신분으로 처음 정상회담을 하기까지 중국과 대만은 애증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타도해야 할 철천지원수에서 경제협력 강화로, 이른바 ‘차이완’ 시대를 맞기까지 양안 관계는 변화무쌍했다. 이번 양안 정상회담 성사로 중국과 대만은 모든 면에서 한반도의 남북 관계 발전 속도를 앞질렀다.

국민당이 공산당에 쫓겨 대만섬으로 이주한 1949년 중국과 대만은 각자 정부를 수립했다. 장제스 대만 총통은 ‘삼민주의’에 기초한 통일 중국을 지향했다. 그는 대륙과의 접촉도, 협상도, 타협도 없다는 이른바 ‘3불 정책’을 고수했다. 중국 역시 공산당 정권 수립부터 1976년까지 사반세기의 마오쩌둥 집권 기간 내내 무력에 의한 대만 통일을 주장하며 위협을 가했다.

냉전 시기였던 1950년대 중국의 진먼다오 포격 사건은 양안 관계를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가게 했다. 1954년 7월23일 “장제스 집단은 미 제국주의의 지지 아래 구차적 목숨을 부지하면서도 부단히 대륙에 도발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 반드시 타이완을 해방할 것이며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사설은 당시 양안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은 1954년 9월 200여문의 야포에서 5000발이 넘는 포탄을 쏘며 1차 진먼다오 포격을 실시했다. 1958년에도 진먼다오에 47만여발의 포격을 가했다. 포격은 60년대 말까지도 수시로 이뤄졌다. 철저한 반공주의자 장제스와 토종 공산주의자 마오쩌둥의 성향이 그대로 양안 관계에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개혁개방의 설계자로 불리는 덩샤오핑이 중국의 실권을 잡고 대만에서도 장제스의 아들 장징궈 총통이 집권하면서 양안 관계는 개선의 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은 1979년 1월 통상, 통항, 통신의 ‘3통’ 개방과 경제, 문화, 체육, 과학기술 교류를 제시하면서 양안 관계 개선 시동을 걸었다. 장징궈 대만 총통은 1987년 중국 대륙에 친척이 있는 대만인들의 중국 방문을 허용하는 탐친법(探親法)을 제정하면서 3불 정책을 철회했다. 개혁개방 시기 대만에 인접한 중국의 저장·푸젠성 등에서는 대만 자본의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마오쩌둥-장제스 25년 ‘3불’ 깬
덩샤오핑-장징궈의 ‘3통’ 로맨스
양안 관계는 민간 교류로 확대
시진핑-마잉주 유례없는 ’밀월’에도
해바라기 운동·우산시위로 역풍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 변수지만
“민진당 집권해도 큰 변화 없을듯”


중국-대만 연도별 인적교류 및 교역액
1990년대 들어서면서 양안 관계는 민간 교류를 확대하면서 개선 속도를 냈다. 대만과 중국은 1991년 민간교류 단체인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와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를 설립하면서 교류 창구를 개설했다. 1992년에는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왔다.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이 공인하는 ‘92공식’에 합의한 것이다. 1993년엔 해협회와 해기회 회담이 시진핑-마잉주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중국 덩샤오핑이나 대만의 리덩후이 총통과 두루 친분이 있던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가 중간에서 다리를 놨다. 싱가포르 쪽은 당시 양안 회담장인 호텔의 엘리베이터 2대를 가동해 회담장에 양쪽 대표단이 동시에 도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를 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 시장을 지낸 왕다오한 해협회장이 나왔고, 대만에서는 리덩후이 총통의 측근인 구전푸 회장이 나왔다. 두 사람은 이른바 ‘왕구 회담’을 통해 “정치적 주권이라는 어려운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고, 서로 실질적인 교류 협력에 초점을 맞추자”는 데 인식을 같이해 양안 교류를 정례화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 사이에도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 분위기가 분출하고 하나의 중국을 부정할 때마다 무력 시위를 벌였다. 특히 1995년에는 중국과 대만이 별개라는 양국론을 펴는 리덩후이 대만 총통이 미국 방문을 추진하자 대만 해협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듬해 3월에도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중국은 대만 맞은편 푸젠성에서 대만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 설명회를 중단하지 않았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의 천수이볜 총통이 집권한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양안 관계의 경색기였다. 천 총통은 ‘대만과 중국은 각자의 나라’라는 ‘일변일국론’(一邊一國論)을 주장하며 중국과 긴장관계를 이어갔다.

양안관계 주요 일지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 강화라는 친중 노선을 내세운 국민당 출신 마잉주 총통이 2008년 집권에 성공하면서 중국과 대만은 사상 유례없는 밀월기를 맞았다. 마 총통은 집권한 뒤 ‘대만의 독립이나 중국과의 통일을 모두 추진하지 않으며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3불’ 정책을 내세웠다. 11월엔 2차 양안회담이 열려 통상, 통항, 통신을 허용하는 대3통(大3通)에 합의했다. 2010년 5월에는 양안이 상호 관광사무소를 개설했고, 한달 뒤엔 5차 양안협상이 열려 중국-대만 사이의 자유무역협정에 해당하는 ‘양안경제기본협정’(ECFA)이 체결됐다. 이 협정은 상품 무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서비스 무역 개방, 투자 보장, 분쟁 해결, 지식재산권 보호 등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무역협정이다. 양안은 2012년 중반까지 800개 항목의 상품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했다. 이 무렵 양안 관계의 급속한 발전을 두고 ‘제3차 국-공 합작’ 또는 ‘차이완 시대’라는 말이 나왔다.

2013년 중국 국가주석에 취임한 시진핑 주석도 양안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13년 2월과 6월 롄잔, 우보슝 국민당 명예주석을 잇따라 베이징에서 만났다. 지난해 2월엔 중국 난징에서 분단 뒤 65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이 아닌 양안 정부의 장관급 회담이 열려 ‘정치 대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

장즈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왕위치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은 상시 대화채널 구축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올해 5월 마잉주 총통을 이어 새로 국민당 주석에 오른 주리룬 주석을 베이징에서 만나 “어렵게 쌓아온 양안 관계 협력의 성과물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국민당에 힘을 실었다. 9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70주년 열병식에 롄잔 국민당 명예주석을 초청하면서 항일 전쟁 당시 국민당의 공로를 일정 부분 인정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안의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는 급속히 늘어 지난해 1983억달러(214조원)에 이르며 인적 교류도 941만명에 이르렀다.

역풍은 다시 불었다. 대만에서 지나친 중국 경도 현상에 대한 우려가 행동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대만 대학생들은 지난해 3월 중국과의 급격한 경제협력 확대가 대만의 경제를 중국에 예속시키고 자신들의 미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면서 20여일 동안 대만 입법원을 점거하는 ‘해바라기 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중국과의 경협으로 대기업만 배를 불렸을 뿐 제조업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임금이 저렴한 중국인들에게 빼앗겼다”는 인식이 퍼져갔다. 이들은 양안 장관급 회담이 열리는 회담장 밖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여기다 지난해 10월 홍콩을 민주화 열기로 들끓게 했던 ‘우산 시위’의 여파도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 중국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완전 자유 직선제를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들은 “홍콩 민주화 요구의 배후에는 중국을 적대시하는 서방 세력의 개입이 있다”며 이들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속에 주민의 고도자치를 허용하는 제도)를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국양제는 중국이 대만에도 적용하는 제도인 까닭에 대만인들은 중국과의 통일은 자치권이 보장되지 않는 공산당의 통치라는 인식을 지니게 됐다.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대만에서는 이들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게다가 시진핑 집권 뒤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언론 단속과 사상 이념 통제 강화는 대만인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을 더욱 부추겼다. 홍콩 시위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중국과의 통일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12%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해 11월29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이런 민심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집권 국민당은 전국 6개 직할시와 현, 시 등 22개 단체장 선거에서 단 6석밖에 건지지 못했다. 이는 1949년 국민당이 대만으로 옮겨온 뒤 최대의 참패로, 당시 대만 언론들은 “국민당이 궤멸적인 패배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굴곡을 거듭해온 양안 관계는 내년 1월16일로 예정된 총통선거와 입법원 선거(한국의 총선)를 분기점으로 또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판세는 민진당의 일방적인 우세다. 국민당은 지난달 총통 후보였던 훙슈주 전 입법원 부원장을 주리룬 주석으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럼에도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가 갑절 가까이 그를 따돌리고 있다.

차이 후보는 대만 독립 노선을 내세우거나 92공식도 부정하지 않으면서 현상을 유지하겠다는 온건한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으로선 국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는 달갑지 않다. 중국은 1996년 장쩌민 주석 시절 무력 시위를 통해 대만 독립을 내세운 리덩후이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는 노골적인 수단 대신, 위험 부담이 적은 수단으로 대만 총통선거에 개입하고 있다. 시 주석이 분단 뒤 처음 공산당 총서기 자격이 아닌 국가 지도자 자격으로 마잉주 총통을 만나는 것도 이런 ‘소프트 개입’의 일환이다. 앞서 6월엔 위정성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대만 독립 및 분열 세력은 양안 관계 발전을 가로막고 동포간 결합을 막는 최대 장애물”이라며 “대륙을 오가는 대만 동포들에게 입경 허가증을 면제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중국과 긴밀한 국민당 지지 성향의 대만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훈수다.

한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가 총통에 당선되더라도 이미 1000만명에 육박하는 인적 교류와 대만 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적 비중을 볼 때 급격한 대중국 정책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향후 그가 어떤 대중국 메시지를 던질지, 중국의 반응은 어떨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겨레>

2015년 11월 7일 토요일

시진핑 '대만독립' 재차 경고…"대만 AIIB 가입 환영"

양안 정상회담 후 중국·대만 회견내용 브리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 마잉주(馬永九) 대만 총통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며 대만 독립노선을 추구해온 대만 야당에 경고했다. 

장즈쥔(張志軍)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시 주석과 마 총통 간에 한시간여의 비공개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에서 오간 내용을 설명했다. 

시 주석은 먼저 "양안 공동의 정치적 기초, 즉 '하나의 중국' 원칙이 결코 흔들려서는 안되며 대만의 각 당파, 단체가 92공식(九二共識)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며 "국가를 분열하려는 어떤 행위에 대해 양안 인민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안의 최대 위협은 대만독립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대만 독립세력은 양안의 평화발전을 저해하고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이 노리는 바는 내년 1월 대만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큰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집권시 대만 독립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에 대해 미리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대만에 대한 당근책도 내놓았다. 그는 "대만 동포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참여하고 적당한 방식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마 총통이 요청한 대만의 국제외교 무대 고립 탈피에 대한 답변이다. 하지만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기구와 해외정책에 한한 것이어서 대만측이 다소 실망감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대만의 수많은 이산가족이 대륙을 방문하지 못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조치를 취할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양안관계의 평화발전을 주창하며 "평화를 바라고 대립을 꺼리는 양안 인민의 마음은 같다. 양안이 다시는 적대시하는 상황에 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마 총통이 제안한 양안 핫라인 설치에 대해서도 그는 "핫라인 설치는 양측이 위급한 상황에서 서로 소통하고 오판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안사무 담당 기구가 먼저 핫라인을 개설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별도의 협정에 서명하거나 공동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각자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고 회담결과를 설명하기로 했다. 

대만측 기자회견에서 마 총통이 직접 나서 "양안관계의 평화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양안이 문화교육 분야의 교류를 강화해 더 많은 대륙 학생들이 대만에서 유학해야 할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회의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며 "'시 선생'이 매우 실속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중국·대만 정상, 66년 만에 손 잡았다


손잡은 마잉주-시진핑 (AFP=연합뉴스)
중국과 대만의 현직 최고지도자가 7일 분단 66년만에 처음으로 만나 손을 잡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1949년 분단 이후 양안의 지도자가 국가원수이자 정부 대표 자격으로 만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긴장과 대립으로 점철됐던 66년 양안 분단사에 한 획을 긋는 회담으로 평가된다. 

66년만의양안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마잉주-시진핑 (AFP=연합뉴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샹그릴라호텔 아일랜드볼룸에서 서로 만나 악수를 하고 곧바로 양측의 주요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두 정상은 각각 국가원수 신분으로 서로 '양안 지도자'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선생'으로 호칭했다. 그동안 양안 사이에서는 지난 10년간 국민당과 공산당 영수 자격으로 7차례의 접촉이 있었을 뿐 국가원수간의 만남은 없었다. 

두 정상은 양안관계의 평화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양안의 각종 교류협력과 양안 주민의 복지증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마 총통은 시 주석에게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탈피할 수 있도록 중국측이 양해해줄 것을 요청했다. 양측은 또 양안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대만, 66년 만에 정상회담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마 총통은 회담 예정 시간인 오후 3시가 되기 10분 전 샹그릴라호텔에 들어선 뒤 곧바로 회담장으로 향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중국, 35년만에 1자녀 정책폐기…모든 부부 2자녀 허용



'안정 속 발전' 5개년 경제개혁안 확정…"중화민족 위대한 부흥 실현"
부패혐의 링지화 퇴출 공식화…조선족 김진길 지린성 서기 중앙위원 선임

중국이 35년간 유지해온 산아제한 정책인 한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모든 부부에게 자녀 2명을 낳는 것을 허용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는 26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열린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에서 보편적으로 2명의 자녀를 허용하는 '전면적 2자녀 정책'을 채택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1980년 9월 25일 공개서한을 통해 공식적으로 한자녀 정책을 채택, 인구증가를 억제해 왔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인구의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계획생육(가족계획)의 기본 국가정책을 견지하면서 인구 발전전략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부부에게 자녀 2명을 낳을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면서 "인구 고령화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2013년 11월 열린 3중전회에서 기존의 한자녀 정책을 완화한 단독 2자녀 정책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부부 가운데 한쪽이라도 독자일 경우는 2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단독 2자녀 정책은 지난해부터 각 지방 정부별로 도입된 바 있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할 경제와 사회발전의 '로드맵'인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에 관한 제13차 5개년계획(13·5규획, 2016∼2020년)'을 통과시켰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지도부는 구체적으로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 시대에 맞는 경제시스템과 발전방식 모색을 가속화하고 '온중구진'(穩中求進: 안정 속 발전)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정치·문화·사회건설, 생태문명과 당의 건설을 통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예정기한 내에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 건설 목표와 '2개의 100년'(兩個一百年)의 꿈,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샤오캉 사회를 전면 실현하고, 신중국 성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완성하겠다는 '중국의 꿈'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날 회의 결과자료에는 중국의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들어있지 않았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향후 5년간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기존의 7%에서 6%대로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지난 7월 부패혐의로 당적과 공직이 박탈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중앙위원 퇴출을 공식화했다.

또 조선족 김진길(56·중국명 진전지<金振吉>) 지린(吉林)성 정법위원회 서기, 류샤오카이(劉曉凱·53) 구이저우(貴州)성 통일전선부장, 천즈룽(陳志榮·58) 하이난(海南)성 정법위 서기를 중앙위원으로 선출했다. 

지린성 옌지(延吉)시 출신의 김 서기는 옌볜사범대를 졸업한 뒤 조선족 거주지인 룽징(龍井)현 부서기,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주장, 지린성 부성장 등을 거친 공산주의청년단 출신 관료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