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2일 금요일

중국, 피레우스 항구 인수… '일대일로' 유럽 거점화

국영 해운사, 4912억에 투자자로 ‘진주목걸이 전략’ 교두보 의미도 작년엔 아프리카에 첫 군사기지 시진핑 중동 순방 ‘일대일로’ 일환
중국 국영 해운업체인 코스코(COSCO) 그룹이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을 인수한다.

이 항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중대 거점이다. 그리스 최대 항구이자 아시아·동유럽·북아프리카로 향하는 관문인 피레우스항 인수를 계기로 중국의 유럽 진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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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민영화기구인 국영 자산개발기금(HRADF)은 전날 이사회를 연 뒤 “코스코 그룹을 우선투자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코스코는 피레우스항만공사(OLP)의 피레우스 항구 지분 67%를 인수하게 되며, 입찰가는 3억6850만유로(약 4912억원)에 이른다. 

최종 인수 여부는 그리스 회계당국, 의회 등의 승인 절차를 거쳐 오는 3월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코스코 그룹이 단독 입찰해 우선투자자로 지정된 만큼 피레우스 항구 지분 인수는 사실상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거래가 완료되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정부 두 번째 규모의 국영자산 민영화 사례가 된다.

중국은 ‘차이나머니’를 바탕으로 제해권과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중동에서 남중국해까지 해로를 따라 주변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왔다. 이들 국가 중에서 파키스탄의 과다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미얀마의 벵골만 연안, 남중국해의 주요 거점들을 이으면 진주목걸이 모양이 된다고 해서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리스 피레우스항 확보는 이같은 진주목걸이 전략을 유럽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교두보 마련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언론은 분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피레우스 항구와 관련해 "시진핑 지도부가 추진하는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의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에 동맹국이나 우호적인 해상거점이 없는 중국은 2009년부터 코스코가 피레우스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한 것을 발판으로 피레우스항 인수에 심혈을 기울였다. 

중국은 지난해 11월에도 아라비아반도 부근 아프리카 동북쪽 지부티에 아프리카 대륙의 첫 군사기지를 확보하며 해상 패권 강화에 나섰다.

올 들어 시진핑 주석이 첫 순방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이란 등 중동 핵심 3개국을 선택한 것도 일대일로 구상의 일환이다. 시 주석은 첫 순방국인 사이디아라비아에 이어 20일(현지시간) 외교·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중동의 인구대국 이집트를 공식 방문했다. 중국 정상이 이집트를 공식 방문하기는 12년 만이라고 이집트 언론은 전했다. 시 주석의 이집트 방문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내 최다 인구보유국(약 8500만명)인 이집트에서 경제대국으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이 일대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마지막 순방지인 이란은 시리아 내전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중동의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국제현안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나라다. 최근 핵폐기 결단을 통해 서방국의 경제제재에서도 풀려나 이란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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