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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3일 일요일

‘차도르의 나라’ 사우디 첫 여성 의원 탄생… 여성 참정권 허용 최초 선거


사우디아라비아 역사상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지방선거일인 12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수도 리야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을 처음으로 부여한 역사적인 지방선거가 12일(현지시간) 실시됐다. 938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사우디 여성들은 생애 첫 투표에 나섰다. “단 한명의 승리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첫 여성 당선자 배출 소식도 전해졌다.

사우디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성지 메카 지역의 마드라카 의회에서 여성 후보인 히잡 알오테이비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6명의 남성 후보와 2명의 여성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알오테이비는 사우디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지방의회 당선자로 기록됐다.

투표 당일 남녀 유권자들은 서로 구별된 투표소를 이용했다. 전국 1263개 중 424개 투표소가 여성 전용으로 운용됐다. 뉴욕타임스는 “남녀 공히 투표율이 높지 않았다”며 “수도 리야드의 한 여성 투표소에는 오후 늦게까지 고작 수십명의 여성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실제 등록된 여성 유권자 수는 13만명으로 남성 유권자 135만명에 비해 현저히 적다.

사우디 여성 중 처음으로 유권자 등록을 한 살마 알라쉬드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정말 기분 좋다. 변화는 쉽지 않지만 선거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투표를 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는 소감이 주를 이룬 가운데 여성의 운전이 금지돼 보호자가 차로 투표소까지 데려다줘야만 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남성 유권자와의 대면 유세 금지 등 선거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선거를 마친 여성 후보 아말 바드렐딘 알사와리는 AFP 통신에 “꼭 당선되려고 출마한 것은 아니다”면서 “입후보 자체로 이미 승리를 거둔 셈”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하지만 ‘여성은 공적 생활과 맞지 않는다’는 관습적 믿음이 유권자들, 심지어 여성들에게도 여전해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표를 마친 남성 유권자 압둘라 알마이텝은 “여성의 역할은 투표소에 있지 않다. 가정을 돌봐야지 집 밖으로 나오면 누가 우리 아이들을 돌보느냐”고 비판했다. 첫 투표권을 남성 후보에게 행사했다는 주부 우자우드 살레 역시 “여자 후보에 대해서는 모른다. 모르는 이에게 투표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284개 지방의회 의원 3159명 중 정부 임명 의석을 제외한 2106명이 선출된다. 여성 입후보자는 전체 6917명 중 14.2%인 979명이다. 2011년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아랍의 봄’과 민주화 열풍을 달래기 위해 여성의 정치 참여를 허용하면서 1932년 건국 이후 처음 여성의 선거권·피선거권 동시 행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

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수치 야당, 미얀마 총선 개표 초반 압승…단독집권 눈앞


총선 승리 전망 알리는 아웅산 수치 여사 (AP=연합뉴스)
개표 완료된 하원 48석 중 45석 휩쓸어
반세기 군부 지배 종식 기대에 지지자들 환호

역사적인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70)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개표 초반 집권 여당을 크게 앞서며 단독 집권을 향해 바싹 다가가고 있다.

미얀마 현지 일간 미얀마타임스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오후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까지 발표한 초반 개표 결과에서 NLD는 개표가 완료된 하원 48석 가운데 45석을 휩쓸었다.

개표 결과에 환호하는 NLD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군부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선관위 공식 발표와 별도로 NLD는 자체 집계를 통해 강세 지역인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하원 전체 45석 중 44석과 상원 12석 전부 등 총 56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미얀마에서 25년 만에 치러진 이번 자유 총선에서 NLD는 선출직 의석 491석의 67% 이상을 얻어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단독 집권할 수 있게 된다. 

미얀마에서 지난 1962년 군부 독재자 네윈이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반세기 넘게 지속된 군부 지배가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번 1차 발표를 시작으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하루 6차례에 걸쳐 중간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검표 등을 거쳐 이달 중순 발표된다.

빗속에서 개표 기다리는 미얀마 국민 (EPA=연합뉴스)
초반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NLD 당사 앞에 모여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은 채 당의 승리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빗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개표 전광판을 지켜본 지지자들은 이미 승리를 확신한듯 춤과 노래로 자축했다.

과일을 파는 텟 파잉 우(24)는 AP통신에 "'어머니 수'(수치 여사 애칭)가 이길 것이다. 이겨야만 한다"며 "만약 NLD가 이기면 우리나라에 더 많은 자유가 생길 것이고, 우리나라와 우리 삶이 모두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NLD와 집권 여당도 일찌감치 NLD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날 선관위 1차 발표를 앞두고 윈 흐테인 NLD 대변인은 "전체 의석의 70% 이상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체 전망치를 발표했으며 흐타이 우 USDP의장 대리도 "우리가 졌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군부 지배 끝나 갑니다' (양곤 AP=연합뉴스) 미얀마 민주화의 기수 아웅산 수치 여사(오른쪽)가 9일(현지시간) 양곤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 발코니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 옆은 틴 우 NLD 부의장.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전국 70% 이상에서 앞서고 있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NLD가 선출직 의석의 67%를 얻어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단독으로 집권, 반세기 동안 지속한 군부 지배가 막을 내리게 된다. bulls@yna.co.kr
수치 여사도 이날 당사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모두 결과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승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치 여사는 이어 "패한 후보는 승리한 후보를 인정해야 하지만 패한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상대진영을 자극하는 언동을 삼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NLD가 단독 정부를 출범시키더라도 수치 여사는 외국인 자녀를 둔 사람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한 개정 헌법 조항에 따라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는 입후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치 여사는 선거 전 인터뷰에서 "NLD가 승리해 대통령을 내면 자신은 '대통령직 위의' 지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새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