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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9일 수요일

무늬만 반값등록금… 학자금대출 12조 육박

국가 장학금 수혜자 수
신청 대상자 절반에 못 미쳐

대출잔액 1년 반새 10%나 늘어

“명목 등록금 자체를 낮춰야”


현재 9학기째 재학 중인 성균관대 ‘5학년’ 김원우(25ㆍ가명)씨는 빚이 원금만 500만원 남짓이다. 지난해 2학기 생활비대출 150만원을 받아 썼고, 이번 학기엔 정부가 지원하는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든든학자금)로 등록금을 충당했다. 이전 네 학기는 국가장학금(매 학기 70만~80만원) 등을 받아 급한 불을 껐지만, 정규 학기(8학기) 이후엔 그런 혜택에서 제외됐다. 김씨는 “어디든 취업이 쉽지 않은 요즘 한두 학기 더 다니면서 졸업을 미루는 일이 예사지만 막상 빌리고 보니 졸업 후에 취업은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학자금대출 규모가 1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등록금 수준을 반값으로 낮추는 대신, 등록금 총액의 절반만큼을 국가장학금으로 보전해주겠다던 정부의 무늬만 ‘반값등록금’ 정책이 오히려 대학생과 졸업생들의 빚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상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장학금 지원보단 등록금 자체를 깎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8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학자금대출 잔액은 11조8,066억원이다. 2014년(10조7,063억원)보다 10.28%나 늘었다. 유형별로는 연봉 1,800만원 이상 직장에 취직한 뒤 갚기 시작하는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이 6조5,379억원, 취업과 상관없이 빌려주는 일반상환학자금대출이 5조2,687억원 규모다.

학자금대출 연체는 지난해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2012년 2,89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연체잔액은 2014년(1,998억원) 정부의 채무조정으로 규모가 줄었으나 지난해 말 2,600억원으로 오름세다.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 장기 미상환자 수 역시 2013년 1,201명에서 지난해 9,290명으로 8배 가까이 급증했다. 졸업 후 3년이 지나도록 대출금을 아예 갚지 못했거나, 취업한 뒤에도 3년 동안 갚은 돈이 대출원리금의 5%에 못 미치면 장기 미상환자가 된다.

이는 반값등록금의 대안이라며 2012년 이명박 정부가 도입하고 박근혜 정부가 승계한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정책의 실효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학자금대출은 이처럼 꾸준히 덩치가 커지는 반면, 국가장학금 수혜자 수는 신청대상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지난해 2학기 기준 41.5%) 있다. 

일각에선 명목 등록금 수준 자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취업난과 저임금으로 대학생들의 학자금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당국과 대학 측은 되레 학자금대출을 확대하자고 한다”며 “최근 3년 간 월 평균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표준 등록금 상한(사립대 383만원, 국립대 194만원)을 산출해 정부가 고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국일보>

2016년 6월 19일 일요일

폐교 3분의 1 방치… 관리비 연 15억 샌다



전국 폐교의 3분의 1가량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년 넘도록 활용계획을 찾지 못한 학교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 닫는 학교가 늘면서 방치된 폐교 관리비로만 매년 15억여원이 들어가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 1350개 폐교의 69%(933개교)가 교육시설, 문화시설, 요양시설 등으로 탈바꿈했다고 19일 밝혔다. 폐교는 매각할 수도 있지만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교육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 문화시설, 공공체육시설, 소득증대시설 등으로 임대해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31%(417개교)는 새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년 방치된 폐교 한 곳당 관리비로 100만∼500만원씩 총 15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이다. 미활용 폐교는 전남이 130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남(86곳) 경북(51곳) 강원(43곳) 등이다.

시·도교육청은 미활용 폐교의 활용계획을 매각, 대부, 자체활용, 보존관리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폐교된 지 20년이 넘도록 활용계획이 유명무실한 곳도 수두룩하다. 1994년 문을 닫은 전남 신안 안창초 부소분교와 경북 영주 이산동부초는 매각 계획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관리비를 아끼려고 건물을 없애고 땅만 공터로 소유하고 있는 곳도 있다. 1992년 문을 닫은 전북 부안군 위도초 거륜도분교가 대표적 사례다. 이 학교 부지의 활용계획은 ‘보존관리’지만 건물조차 없는 공터 상태다.

교육부는 폐교 활용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데다 시·도교육청이 소극적이라 폐교 활용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본다. 교육부 관계자는 “폐교를 처분하면 ‘재산’이 줄어든다는 인식을 가진 시·도교육청들이 있다”며 “나중에 주민이 늘어나 학생을 다시 받을 수 있으니 그냥 두겠다는 곳도 있는데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욱부는 ‘폐교’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부 공개해 활용을 촉진하기로 했다. 20일부터 지방교육재정알리미 사이트(www.eduinfo.go.kr)에서 전국의 폐교와 관련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폐교현황’ 서비스를 시작한다. 주소와 규모, 대장가격, 임대차 현황 및 용도, 활용계획, 위치정보, 실제 사진 등을 제공한다.

누리과정 등으로 지방교육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폐교 활용방안이 현실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폐교를 적극 활용하는 시·도교육청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서울대 합격의 조건…교내상 48개, 4.5개 동아리, 책은 35권 읽어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생 82명 스펙 분석
지난 25일 오전 서울대 정문. 서울대는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 수시모집에서 총 모집 인원의 약 77%를 선발한다. 지역균형 선발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54명) 증가했다. [김경록 기자]

서울대에 들어가는 건 어떤 학생들일까요. 일단 서울대 합격생 열에 일곱은 수시모집을 통해 들어갑니다. 서울대는 지난해 전체 모집 인원의 약 73%(2286명)를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내신)와 동아리·봉사·독서 등 비교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수능처럼 딱 줄이 세워지는 평가가 아닙니다. 전 과목 내신 1등급 학생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뭐가 중요한 걸까요.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82명의 내신과 비교과 스펙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무엇보다 진로 목표가 뚜렷한 학생이 많았습니다. 서울대 합격생 82명이 가장 많이 읽은 책 목록도 공개합니다. 수시모집은 다시 지역균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뉩니다. 지역균형이 약 19%(597명), 일반전형은 약 54%(1689명)를 차지했습니다. 전형에 따른 스펙의 차이도 알아봤습니다. 


교내상 48개, 4.5개 동아리, 책은 35권 읽어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 비결을 요약하면 희망 진로, 지적 호기심, 자기 주도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중앙일보 강남통신(江南通新)은 교육전문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 사례 82건(지역균형 42건, 일반전형 40건)을 분석했다. 합격생들의 내신 분포부터 동아리·봉사·독서 활동 등 비교과 스펙을 함께 살펴봤다. 분석 결과 내신과 수상 경력 등으로 학업 능력을 증명하면서 뚜렷한 목표(희망 진로)에 맞춰 동아리·봉사·독서 등 비교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엮은 학생들이 많았다. 지역균형은 서류평가가, 일반전형은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구술고사가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는 등 두 전형 사이의 차이점도 발견됐다. 


“내신만 우수해서는 합격하기 어려워”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생 기준. 1학년 1학기~3학년 1학기까지의 교과·비교과. 내신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합산 평균 등급. 각 수치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

서울대 치의학과 1학년 이재혁(18)씨는 “1학년 때 과학탐구토론대회에 참가하면서 치의학자를 꿈꾸게 됐다”며 “이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상세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빈민층 등 낙후된 지역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과학기술인 적정기술에 대한 탐구대회였어요. ‘가설→연구·실험→논증→결론’의 과정을 따라가는 탐구 과정 자체가 너무 흥미롭더라고요. 내 적성은 진료하는 의사보다는 의학기술을 연구하는 의학자에 가깝다는 걸 느꼈죠.”

꿈이 명확해지면서 고등학교 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이 잡혔다. 이씨는 “서울대는 특히 통섭·융합형 인재를 강조한다”며 “수학·과학 교내대회뿐 아니라 모의유엔·영어·독서·시사 토론대회 등 인문학적 소양을 드러낼 수 있는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경우는 꿈을 갖게 된 계기(과학탐구토론대회)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깊이 있는 탐구 과정은 지적 호기심의 확장을 보여준다.

수학교육과 1학년 이모(19)씨도 희망 진로를 중심으로 동아리·봉사·독서 등 비교과 활동을 일관성 있게 펼쳤다. 이씨는 1~3학년 모두 학생부 희망 진로란에 수학 교사를 적었다. 비교과 활동은 수학 교사와 관련된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갔다. 스토리텔링 수학 기법과 수학 교구를 공부하는 동아리,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학습 봉사활동, 수학체험전 등 수학 교사라는 목표에 맞춰 비교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엮어냈다. 이씨는 동아리·봉사활동에서 느꼈던 고민과 배움을 자기소개서에서 지원동기로 연결시켰다.

“재미있고 쉬운 수학 교구로 가르치니까 수학을 싫어하던 아이들도 금세 수학과 친해졌어요. 그런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자세하게 풀면서 수학 교사를 꿈꾸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수학에 대한 관심이 동아리·봉사 활동으로 구체화되고, 그 안에서 겪었던 어려움(수학을 어렵게 느끼는 아이들)을 극복(스토리텔링 수업과 교구 활용)하는 과정은 수학 교사를 꿈꾸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된다.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82명을 분석한 결과 두 사람처럼 학생부에 기재된 희망 진로와 합격학과 사이 연관성이 뚜렷했다. 지역균형 합격생 중 약 81%, 일반전형은 약 68%가 희망 진로와 합격학과 사이에 연관성이 확실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회계사→경제·경영학과, 수학 교사→수학교육과, 치의학자→치의학과와 같은 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학년 때부터 지원 동기가 뚜렷하고, 3년 동안 희망 진로와 관련해 동아리·봉사·독서 등 비교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친 학생들이 합격했다”고 분석했다.

고교 재학 중 학년이 올라가면서 희망 진로가 바뀌더라도 꿈이 바뀐 계기와 경험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서 합격한 사례도 많았다.

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 고모(19)씨는 2학년까지 대통령·국제인권변호사를 목표하다가 3학년 때 영화제작배급 최고경영자(CEO)로 꿈이 바뀌었다. 2학년부터 활동한 영화 동아리가 계기가 됐다.

“제작자·연출자 역할을 맡아 단편 영화를 만들면서 우리나라 영화 산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거대 자본에 밀려 독립영화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고, 그런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그런 변화를 자기소개서에 진솔하게 썼습니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서울대는 내신 올 1등급도 떨어지는 등 내신만 우수해서는 합격하기 힘들다”며 “본인의 희망 진로를 진지하게 탐색해간 과정을 구체적인 사례와 경험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 파고드는 호기심이 중요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내신)와 교과우수상·경시대회 등 교내 대회 수상 횟수와 같은 정량적 지표뿐 아니라 과제탐구·소논문 등 연구·실험 보고서와 독서의 깊이 등 정성적인 부분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이 지적 호기심의 확장이다.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중엔 특정 분야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 융합·통섭형 인재가 많았다.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독서 기록이다. 서울대는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자기소개서에서 고교 재학 중 인상 깊게 읽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해 책을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서술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합격생 82명의 독서 기록을 살펴보면 지역균형의 경우 일반고 출신은 평균 약 30권을, 특목고·자사고 출신은 평균 약 44권을 고등학교 재학 중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전형도 이와 비슷하다. 일반전형 일반고 합격생은 약 35권을, 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은 약 33권을 평균적으로 읽었다. 임성호 대표는 “진로 관련 책을 주로 읽으면서 특정 분야에만 매몰되지 않고 인문·사회·과학을 넘나들며 폭넓게 읽는 학생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생 82명(인문계열 31명, 자연계열 51명)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을 살펴보면 인문계열 학생들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 『경제학 콘서트』(팀 하포드)와 같은 인문·사회 관련 책을 읽으면서 『하라하라의 생물학 까페』(이은희),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정재승)와 같은 과학 서적을 가장 많이 읽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계열 합격생은 과학 관련 도서로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를, 인문·사회 서적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은 학생이 많았다.

합격생들은 독서를 지적 호기심의 확장 소재로 많이 언급했다. 서울대 인문대 1학년 정주원(19)씨는 ‘조선 후기의 상업 경제’를 주제로 참가했던 교내탐구논문대회를 계기로 읽었던 『조선 상업사』(사회과학출판사)를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자기소개서에 소개했다. 정씨는 “조선 후기 경제를 공부하면서 교과서의 내용이 부족해 이 책을 찾아 읽었던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담았다”고 말했다. 교내탐구대회와 독서가 연결되면서 공부의 깊이가 더해진 과정을 강조한 것이다.

박인호 외대부고 3학년 부장은 “독서는 자기 주도성과 지적 호기심의 확장을 평가하기에 좋은 소재다”며 “대학 수준의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을 읽더라도 독서에서 시작해 다른 활동으로 확장하는 탐구 과정의 성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반전형 절반이 특목고·자사고 출신

서울대 수시모집은 지역균형과 일반전형 두 가지 전형으로 치러진다. 두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구체적인 전형 방법은 차이가 크다.

지역균형은 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활동증빙서류 등 서류평가와 면접 점수를 일괄합산해 합격생을 가른다. 지역균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학교별로 추천 인원은 2명으로 제한된다. 내신이 좋은 전교 1·2등이 모여 경쟁하는 구조다.

일반전형은 학교별로 지원할 수 있는 인원 제한이 없다. 2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단계별 전형이다. 1단계에서 서류평가로 2배수를 걸러낸 뒤 2단계에서 서류평가 점수와 면접·구술고사 점수를 합해 선발한다.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이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2단계에서 치러지는 구술고사다. 지역균형 면접은 서류에 기반한 인성 면접인 반면 일반전형 면접은 교과 지식과 창의력·논리력·분석력 등을 평가하는 고난이도 구술고사다. 지역균형은 서류에만 기반해 학업 능력을 평가하고 일반전형은 ‘서류+구술고사’의 방법으로 학업 능력을 평가한다.

전형 방법의 차이에 따라 합격 사례의 유형도 달라진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역균형은 일반고 학생에게, 일반전형은 특목고·자사고 학생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한다. 김혜남 교사는 “지역균형은 전교 1·2등이 모여 경쟁하는 구조기 때문에 지원자의 평균 내신 등급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내신 관리가 어려운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이 뚫고 들어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발표한 2016학년도 수시모집 선발 결과를 보면 지역균형 합격자 597명 중 약 86%(513명)가 일반고 출신이다. 과학고·외고·국제고·영재학교 등 특목고 출신은 한 명도 없었고, 자사고 출신은 약 6%(37명)에 그쳤다. 실제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 사례 82건 중 지역균형으로 합격한 42명을 살펴보면, 내신 등급 평균은 상당히 높다. 일반고 출신은 평균 1~1.5등급의 분포를, 자사고 출신은 평균 1~1.9등급을 보였다.

일반전형은 사정이 달라진다.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일반전형 합격생 1689명 중 약 51%(855명)가 특목고·자사고 출신이다. 반면 일반고 출신 합격자는 약 36%(606명)였다. 서울대 일반전형 합격 사례 40명의 평균 내신 분포는 1~3.4등급으로 지역균형의 1~1.9등급보다 낮았다. 특히 특목고·자사고 학생의 내신 분포가 낮았는데, 1.8~3.4등급을 보였다. 임성호 대표는 “일반전형은 구술고사를 통해 학업 능력 평가에 더 초점을 두는 전형이다”며 “2단계 구술고사가 당락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특목고·자사고 학생 중 내신 3.4등급에서도 합격 사례가 나오는 것은 내신은 떨어져도 동아리·독서 등 비교과 활동에서 특출난 성과를 보이면서 구술고사 성적을 잘 받은 경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2016년 4월 15일 금요일

입학 한달만에 문닫고, 등교하니 캠퍼스 없고…대학생들 '분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부 대학, 무책임한 학과구조조정에 학생들만 피해 '분통'

일부 대학의 무책임하고 황당한 학사 행정으로 갑작스럽게 학과가 없어지거나 캠퍼스 승인이 늦어져 학생들이 학교에 못 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캠퍼스 건물도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입생을 뽑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입학한 지 한 달도 안 돼 학과 폐쇄 방침을 밝히는 대학도 등장했다. 

일부 학생들은 농성까지 벌이며 '우리 과 지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대학들은 "교육부 방침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 캠퍼스 승인 안나 다른 건물서 예비 프로그램

동양대 북서울캠퍼스 신입생 400여명은 지난달 입학식을 치르고도 한 달이나 학교에 가지 못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북서울캠퍼스는 동양대가 동두천 반환미군기지인 캠프 캐슬 부지를 매입, 미군 숙소와 사무실 등 건물 9동 리모델링해 기숙사로 활용하고 본관을 새로 지어 조성했다.

지난달 7일 4개 학부에 선발된 신입생 400여명이 입학식을 치렀지만 이들은 캠퍼스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등교하지 못했다.

환경오염 정화 문제와 경북 영주캠퍼스 인근 주민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공사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캠퍼스 공사가 늦어졌는데도 신입생을 뽑고 학사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려 했다"며 무책임한 대학 행정을 비난했다.

신입생들은 서울 동양예술극장에서 학점과 무관하게 진행된 예비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일부터 등교, 정상 수업을 받고 있다.

지방 본교에 다니는 재학생들에게 수도권에 조성된 제2캠퍼스에 다니게 해 주겠다고 미리 안내했다가 망신당한 사례도 있었다.

중부대는 지난해 3월 고양시에 제2캠퍼스를 열었으나 이곳에서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된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했다.

애초 22개 학과 재학생 3천여명도 제2캠퍼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교육부의 불허로 무산됐다.

학교 측의 안내로 일부 재학생은 기숙사를 신청하지 않았고 또 일부는 제2캠퍼스 인근에 자취방을 마련했지만 다시 본교에 다녀야 하는 피해를 입었다.

재학생과 학부모는 연일 집회를 열고 학교 측의 대책을 요구했으며 결국 지난해 7월 학교 측이 스쿨버스를 확대하고 장학금을 주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11일 오전 청주 서원대학교 윤리교육, 지리교육학과 일부 학생들이 교내에서 대학 측의 일방적인 폐과 대상 검토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2016.4.11
◇ 한 달 안된 학과 돌연 '폐쇄'…카톡 통보에 '분통'

입학한 지 겨우 한 달 된 학과가 없어질 위기에 처하는가 하면 일부 대학은 카톡으로 학과 폐쇄를 통보하는 등 무책임한 행정으로 일관해 학생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다. 

이들 대학은 교육부가 지원하는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프라임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고자 폐과 등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학생들은 농성까지 벌이며 '우리 과 지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대학들은 "교육부 방침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원대 사범대 윤리교육·지리교육학과 학생 70여명은 지난 8일부터 학교 측의 일방적인 폐과 결정에 항의하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교사의 꿈을 안고 입학한 신입생들이 불과 한 달 만에 학과 폐지라는 황당한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학부모 20여명은 지난 11일 학교를 항의 방문, "신입생을 받지나 말든지, 신입생들의 정신적인 충격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학교가 경제 논리로만 폐과 대상을 결정한 것은 판단착오"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럼에도 대학 측은 윤리교육과, 지리교육과, 교육학과를 폐과 대상으로 잠정 결정하고 이번 주 내로 교육부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건국대가 동물생명과학대 바이오산업공학과 폐지 사실을 학생들에게 '카카오톡'으로 통보했다가 큰 반발을 샀다.

학교는 폐과를 알리는 간담회를 1월 7일에 개최하겠다면서 이틀 전인 5일 학생들에게 간담회 장소 및 시간을 공지했다. 

당시 학생들은 "방학 기간에 갑작스러운 통보가 내려져 지방에 있는 학생 상당수가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대구대는 지난해 4개 학과 폐과와 6개 유사학과 통폐합을 추진, 학생들이 총장실에서 농성까지 벌였고 강원대는 총 20개 학과를 통·폐합하는 방침을 정해 학생들이 대학본부 복도를 점거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경성대와 아주대, 경남과학기술대 등도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했다가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방침을 철회하거나 보류를 결정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3월 5일 토요일

"외고, 가도 될까요?"…외고 교사가 말하는 '외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공계 선호·불리한 입시 탓 외고 인기 시드는 추세
전문가들 "'외고 프리미엄' 여전…갈 만한 학교"


"이공계 진학도 못 하고 내신 성적도 불리하다는데…외국어고등학교, 가도 되는 걸까요?"

사회 전반에 부는 '이공계 선호' 바람과 수시모집 비율 확대 등 대입제도 변화 등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외국어고등학교(외고) 선택을 꺼리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서울지역 6개 외고의 평균 입학 경쟁률이 지난해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입시전문기관 진학사에 따르면 2016학년도 서울지역 6개 외고의 평균경쟁률은 1.87대 1로, 2.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전년도에 비해 하락했다. 전체 전형을 기준으로 대원외고의 경우 경쟁률이 1.52대 1(전년도 1.92대 1)로 떨어졌고, 대일외고도 1.95대 1(전년도 2.38대 1)을 기록해 내림세를 보였다.

이처럼 외고 진학을 두고 성적이 우수한 중학교 2·3학년 학생들과 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원외고와 대일외고를 졸업한 외고출신 뉴스1 기자들이 모교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을 통해 외고 진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이공계 선호·불리한 입시 탓 자사고로 많이 빠져"

우선 '외고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위기가 된 것은 취업난으로 인해 이공계 선호현상이 확대되고 있지만, 외고에는 이과반 운영을 금지하고 문과 계통으로 진학하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바뀐 대입제도 변화 역시 외고생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대일외고 진학관리부의 김경수 교사는 "외고는 문과로만 진학하도록 통로가 협소해지다 보니 우수한 학생들이 분산돼 (입학 경쟁률이) 예전같지 않다"며 "자사고가 많이 생겨 우수 자원이 분산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수시 비중이 늘어난 것 역시 내신에 불리한 외고 특성상 어려움이 있다"며 "내신이 불리한 외고 특성상 수시 비중이 늘어난 상황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영식 대치일승학원 대표원장은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제로 전환됐고, 이과 선호현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12학급을 10학급으로 줄이고 한 학급당 학생수를 25명으로 제한한 일종의 '외고 죽이기'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문과의 낮은 취업률 때문에 중학생들조차도 이과로 진로를 틀고 있다"며 "외고로 진학하면 이과를 가지 못한다는 점과 수능 영어가 매우 쉬워지고 있다는 점 등을 핸디캡으로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사고는 이과와 문과의 비율이 7대 3인 학교까지 있을 정도로 나름의 편성 자율권이 있기 때문에 수능이나 수시에 더 유리한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공인어학 성적으로 학생을 뽑던 어학특기자 전형마저 '교육비 부담' 등을 이유로 대학에서 많이 사라지는 추세여서 외고가 불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입시 저력' 여전…"여전히 갈 만한 학교"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외고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나가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대일외고 김 교사는 "우리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문과생 위주 프로그램을 개발해 초반에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대뿐만 아니라 연고대 등 주요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를 보더라도 잘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원외고도 '변화'를 강조했다. 대원외고 3학년 부장인 노명철 교사는 "변화한 입시 환경에 맞춰 학생들이 잘 진학하도록 지도할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유리하다 혹은 불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불리하면 극복할 거고, 유리하면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외고에서는 입학하자마자 자신이 선택할 전공에 따라 특별활동과 방과 후 활동 등을 철저하게 지도하고 있어 면접이나 자기소개서에서 경쟁력이 더 있다"며 "문과의 상위권 학생들이나 학부모, 입시 관계자 모두 외고와 일반고를 비교할 때는 당연히 외고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가 시들해졌다고는 하나 이같은 노력을 통해 올해 서울대 등록자 수 배출고교 순위에서 외고는 여전히 저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원외고가 올해 71명의 등록자를 배출했고, 대일외고 34명, 명덕외고 31명, 한영외고 28명, 경기외고 20명 등을 기록했다.

노 교사는 "전반적으로 입시 정책이 외고에 유리하지 않게 변화하고 있지만, 그동안 유연하게 대처해 왔다"며 "그래도 상위권 대학 진학자를 꾸준히 배출하는 등 성과를 유지하는 건 변하는 정책에 맞게 변해왔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지난 10년간 극심한 '특목고 죽이기' 정책하에서도 이 정도 버틴 건 외고의 저력이 아주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학교의 경쟁력 기반이 아주 탄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학교들이 이과 선호 현상에 편승해 무임승차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면도 있다"며 "중학교 2학년부터 문·이과 통합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만일 이뤄진다면 '외고 돌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름이 알려진 외고에 대한 선호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고 출신들은 아주 심각한 역차별을 받고 있지만, 아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외고는 여전히 갈 만한 학교고, 가면 좋은 학교"라고 조언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2016년 2월 24일 수요일

"외고·자사고·일반고 통합"…서울교육청, 고교체제 손본다



연구팀 보고서 완성…실제 정책화 여부는 '미지수'

서울 시내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를 장기적으로 일반고로 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고교 평준화 붕괴로 교육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고려대 교육학과 김경근 교수를 책임자로 한 연구팀은 '초·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체제 개편방안 연구' 보고서를 최근 조희연 교육감에게 제출했다. 

보고서는 먼저 현행 고교체제와 고입전형제도의 문제점으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 서열체계가 강고하게 구축돼 고교 평준화 제도가 사실상 붕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고는 입학생들의 학력이나 교육여건에서 특목고·자사고와 경쟁하기 어려운 열악한 형편인 데다 많은 학생이 무력감과 열패감에 젖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행 서울 고입 전형의 문제점으로는 일반고가 집중적인 불이익을 받도록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학교 때 학업성취가 우수했던 학생들이 주로 전기고에 먼저 진학하면서 후기인 일반고는 중·하위권 학생들을 배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학교유형에 따라 학업성취도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고, 많은 일반고가 수업·생활지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보고서는 "학부모와 교사 인식을 분석한 결과 특목고·자사고는 수월성 교육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학교교육에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지만, 일반고는 서열화, 양극화된 현실에 반발하면서 학교 간 계층 분리의 문제를 제기했다"며 확연한 인식차가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고교 체제 개편과 함께 중기적으로 현재의 전·후기 선발을 폐기하고 3단계 배정 방안으로 전환을 제안했다.

1단계에서 특성화·마이스터고, 2단계에서 특목고·자사고·일반고가 동시에 선발하고, 3단계에서는 각 단계에서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는 방안이다.

장기적으로는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 등을 폐지하고 일반고에 통합시켜 일반고를 중심으로 고교체제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처방도 내놨다.

역할이 중복되는 고교 유형들을 정비해 일반고, 특성화고, 특목고(과학고, 예술고, 체육고) 체계로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고교 체제를 개편하려면 법률 개정 등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우선 특목고와 자사고가 설립목적과 건학이념에 맞게 운영되도록 관리 및 장학지도를 강화하고 특목고·자사고 재지정을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일반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대폭 줄이고, 실력 있는 일반고 교사에게 보상을 주는 인사제도를 정착시킬 것을 제안했다.

서울교육청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고교 체제 개편 방안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완성돼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와의 이견 조율, 다양한 이해관계 충돌 조정 등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도 "이 연구는 서울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의 연구지원비로 수행됐지만 제시된 정책제안이나 의견은 교육연구정보원 공식 의견이 아니라 본 연구팀의 견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보고서는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것은 또 다른 난제"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2월 22일 월요일

“꼴사나운 선배들이 술 강권…안 마시면 왕따 걱정”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현장에 등장한 학과나 대학 이름을 붙인 술병(위, 가운데)과 집단 음주 뒤 모아놓은 빈 병들. [사진 인스타그램]
“선배와 새내기가 조를 짜서 술 먹이기를 하는데 꼴사나운 선배들을 많이 보게 되고 술도 억지로 많이 마시게 된다.” 트위터 이용자 ‘@vanill****’가 이달 초에 올린 글이다. 한 대학 신입생이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의 줄임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궁금증을 보이자 답으로 썼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의 ‘선배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터=술’ 또는 ‘새터=군기’라는 인식이 고착화되면서 해마다 2월 말께 반복되는 현상이다.

23일 새터에 참석해야 하는 서울의 한 신학대 신입생 이모(19)씨는 “술을 마시고 싶지 않은데 안 마시면 선배들이나 동기들이 왕따를 시킬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건국대 신입생 김모(19)씨도 “소주 3잔도 못 마시는데 괜히 술을 많이 마셔 실수할까 봐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이미 호되게 당한 학생도 많다. 최근 새터를 다녀온 서울의 한 국립대 신입생 김모(19·여)씨는 “강요하진 않았지만 말리는 사람이 없다 보니 과음을 해 응급실에 간 친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큰 사고도 심심찮게 생긴다. 지난해 2월에는 광주교대 신입생 이모(19·여)씨가 술을 과도하게 마신 뒤 심정지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2013년 2월에는 서울 지역 대학생 김모(20)씨가 술을 마신 뒤 콘도에서 추락해 숨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오리엔테이션 음주 사망자는 매년 1~3명씩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선배 갑질을 보여주는 글과 사진이 수북하다.

지난 1월 서울의 한 사립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우리 과에는 페트병 윗부분을 자른 뒤 입구를 신입생의 입에 물리고 소주와 물을 섞어 붓는 전통이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나도 처음 할 때 말도 못할 압박감에 벌벌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겁나 무섭다’ ‘XX대에 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강압적인 ‘군기 문화’나 고액의 참가비도 논란거리다. 최근 경희대 체육대학교 학생회가 새터 비용으로 38만원을 책정하고 참석을 강제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학생회 측은 “참석을 강제한 적이 없고 금액도 학생회비(11만원)와 단체복 구입비(15만원)가 포함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구교대에선 일부 학과 학생회가 ‘불참비’를 거둬 말썽이 됐다. 지난해 2월 전남대 음악학과에서는 선배들이 새터 날 신입생들의 동아리와 아르바이트 활동을 금지시켰다.


이 같은 대학 문화에 대해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초·중·고 내내 입시 위주 교육을 받던 학생들이 민주 시민의 덕목을 키우는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의료·법조계에서도 ‘기수 문화’와 같은 서열주의가 뿌리 깊이 박혀 있다. 성인으로서 첫발을 딛는 학생들도 ‘서열주의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인식하게 돼 선배가 후배 위에 군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새터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한양대·수원대 등 참여 학생 500명 이상인 13개 교가 점검 대상이다.

점검단이 교육부가 2014년 배포한 ‘대학생 집단연수 운영 안전 확보 매뉴얼’ 내용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매뉴얼에 따르면 각 대학은 음주·폭행에 관한 사전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의 줄임말. 대학교 학생회가 학교 생활을 안내한다는 취지로 신입생을 한자리에 모으는 행사를 일컫는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으로 오랫동안 불렸으나 최근에는 ‘새터’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인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2016년 2월 19일 금요일

잘 나가던 SKY 경영대, 치대 포기자 속출

2016학년 주요 대학의 정시 모집 추가 합격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몇가지 이변이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인문 계열 간판 학과인 경영학과의 최종 합격점이 같은 대학 중·하위권 학과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치의학과가 치과의사의 공급 과잉 세태 속에 등록 포기자가 속출, 거듭 추가 합격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학과 최종 합격점 농경제사회학부•소비자아동학과보다 낮아
합격점이 큰 폭으로 떨어진 고려대 경영대학 &#91;사진=중앙포토&#93;

법대가 사라진 인문 계열 대학에서 왕좌를 차지했던 경영학과가 한두 차례 추가 합격자를 모집해 충원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합격선이 크게 무너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9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경영학과의 정시 모집 정원 78명 가운데 2명이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아 예비 2번(추정)까지 추가 합격시킨 결과 최종 합격점이 531.7점(수능 표준점수 800점 기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서울대에서 비교적 합격점이 낮은 편으로 알려진 농경제사회학부의 최종 합격점 533.1점과 소비자아동학부 532.9점보다 더 낮은 것이다. 당초 입시 기관별로 예상된 534~538점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영학과의 형편은 더 심각했다. 정시 모집에서 113명을 선발하는 연세대 경영학과는 두 차례 추가 합격에 나서 예비 153번(추정)까지 합격시키는 바람에 최종 합격점이 693.1점(수능 표준점수 900점+학생부 100점 기준)까지 하락했다. 이 동대학 문화인류학과의 695.5점, 문헌정보학과 695.2점보다 2점 이상이나 낮은 것이다. 최종 합격점이 가장 높은 과로 추정되는 응용통계학과 698.8점보다 무려 5.7점이 뒤졌고, 경영학과 최초 합격선 703.6점보다는 10점이나 차이가 난다.

정시에서 86명을 뽑는 고려대 경영학과도 2차 추가 합격선이 예비 42번(추정)의 693.0점(수능 표준점수 900점+학생부 100점)이다. 최초보다 5.9점 떨어졌으며, 경제학과 696.9점보다 3.9점 낮다. 배치표의 하위권에 속한 보건정책관리학과의 추가 합격점 694.6점, 독어독문학과의 694.5점보다도 낮아진 기현상을 보였다.
연세대와 고려대 경영학과의 최초 합격자들이 서울대 등에 중복 합격하며 이탈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왕왕 있었지만 이번처럼 이탈자가 대거 속출해 합격선이 큰 폭으로 무너지고 서울대 경영학과까지 등록 포기자가 나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수능이 다소 변별력 있게 출제된 이번 입시에서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하는 실제 합격선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인문계 최상위 모집 단위의 안정 지향 눈치작전이 심했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위험하다고 판단, 한 계단 또는 한 급간 낮춰 쓰다 보니 낮은 점수로 지원한 ‘배짱’ 지원자들이 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경영학과가 인문 계열의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 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서울대 경영학과의 등록 포기자가 취직이 보장된 경찰대 등의 중복 합격으로 이탈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인문 계열에서 상대적으로 경영학과가 취업에 유리한 편이지만, 인문 계열 취업 자체가 대폭 줄었고 금융권이 위축되며 경영학과의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치과대학도 추가 합격으로 겨우 정원 채워
치과의사의 공급 과잉 및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치의학과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91;사진=pololofreack30, 픽사베이&#93;
자연 계열에서 전통적으로 의대와 함께 선호도가 높았던 치과대학도 2016학년도 입시에서 ‘굴욕’을 당했다. 서울대 치대의 경우 45명 전원을 수시 모집으로 뽑는 가운데 3명의 미등록자를 정시에서 선발했으나 이들마저 모두 등록을 포기해 예비 후보들을 차례로 추가 합격시켰다. 1차 추가 합격자 3명 중 2명이 또다시 등록을 하지 않아 2차 추합을 통해 겨우 선발 인원을 채웠다. 3명 모집에 5명을 충원해 충원율 166.7%를 기록했다. 2016년 정시 모집 단위에서 최고 충원율이다. 지난해 충원율 0%, 2014학년 6명 모집에 4명 추합된 66.7%에 비해 매우 높다. 서울대 치대를 포기한 5명은 군외 대학인 KAIST로 이동했거나 중복 지원한 다군의 의대로 갔을 것으로 점쳐진다. 충원이 필요 없는 서울대 의대와 비교되는 상황이다.
서울대 치대 다음으로 선호되는 연세대 치의학과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22명 정시 모집 합격자 중 11명이 이탈해 1차 추가 합격을 시켰으나 또다시 미등록이 발생, 2차에 7명, 3차에 1명, 4차에 3명으로 잇따라 충원을 해야 했다. 지난해 15명 정시 모집에 1~4차에 걸쳐 5명을 충원한 것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대 치대를 포기한 학생 중 2명은 우리 학원 출신으로, 다른 대학 의대에도 합격해 결국 의대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1명도 타 대학 의대나 공대에 중복 합격해 빠져 나갔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세대 치의학과 미등록자는 서울대 이공 계열이나 타 대학 의대를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치과의사의 전망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병원급으로 가기보다는 개원을 해야 하는 처지에서 막대한 투자비용과 치열한 경쟁이 부담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2016년 2월 7일 일요일

인문학 박사 37%가 임시직…42%는 연봉 2000만원 미만

국내 한 대학의 졸업식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2015년 박사학위 취득자 실태 조사…상용직 줄고 임시직 늘어
인문·예체능·자연계열 박사만 연봉 3000만원 미만이 가장 많아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의 취업률이 늘었지만 상용직 비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직, 일용직 비율은 늘었다. 특히 인문학 박사는 취업자의 37%가 임시직이었고, 42%는 연봉이 2000만원도 되지 않았다. 

7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5년 2월과 2014년 8월에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9179명을 대상으로 취업 상태를 조사한 결과 76.4%가 이미 취업했거나 취업이 확정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2014년 조사 때의 75.5%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인문계열이 2014년 73.1%에서 2015년 77.3%로 취업률이 가장 많이 올랐다(4.2%P). 예술·체육계열은 3.8%포인트, 사회계열은 2.7%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비해 자연계열 박사의 취업률은 1.7%포인트 감소했고, 공학계열도 0.3%포인트 줄었다. 

취업률 자체만 봐도 학부 졸업생과 달리 인문·예체능계열이 이공계열보다 높다. 국내 신규박사의 전공계열별 취업률은 교육·사범계열이 85.8%로 가장 높았고 의약이 83.2%로 뒤를 이었다. 이어 사회 82.5%, 예술·체육 82.1%, 인문 77.3%, 공학 72.4%, 자연 64.0%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의 질은 정반대이다. 임시직 비율은 인문계열이 36.6%로 가장 높았다. 취업자 중 임시직 비율은 자연계열 33.5%, 예술·체육 32.6%, 교육·사범계열 21.8%, 사회계열 18.7% 순이었다. 공학계열은 임시직 비율이 18.0%로 가장 낮았다. 

상용직 비율이 줄고 임시직 비율은 증가하는 현상은 전계열에 걸쳐 나타나는 공통적인 추세이다. 취업했거나 확정된 새내기 박사 가운데 상용직 비율은 2014년 68.9%에서 2015년 66.2%로 줄었다. 거꾸로 임시직은 18.1%에서 23.1%로 늘었다. 

정규직 비율은 64.0%에서 60.2%로 감소했다. 풀타임 비정규직은 23.0%에서 26.4%로 늘었고, 파트타임 비정규직은 12.1%에서 13.4%로 증가했다. 여기서 비정규직은 박사후과정(39.3%), 전업 시간강사(36.3%) 등을 말한다.

평균연봉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직장에서 받는 연봉을 물었더니 45.1%가 5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20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도 15.3%으로 많은 편이었다. 연봉 5000만원 이상 비율은 2014년 48.3%에서 3.2%포인트 감소하고, 2000만원 미만은 14.2%에서 1.1%포인트 늘었다.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취업한 인문학 박사의 42.1%는 연봉이 2000만원도 되지 않았다. 예술·체육분야 박사 중에서도 연봉이 2000만원도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31.8%로 가장 많았다. 자연계열 박사도 17.2%는 연봉 20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인문, 예술·체육, 자연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에서는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인문, 예술·체육, 자연계열은 연봉 30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각각 60.3%, 52.4%, 41.1%로 다른 계열에 비해 높았다. 다른 계열에 비해 임시직 비율이 높은 탓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직능원이 지난해 정책연구로 진행한 '박사조사(2015)- 국내 신규박사학위 취득자 실태조사'에 실렸다. 

연구책임을 맡은 송창용 직능원 선임연구위원은 "취업률 자체는 늘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임시직이 많아 취업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전계열이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은 "대학 교원으로 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다 보니 시간강사로 일하거나 부설연구소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률은 늘었지만 평균연봉은 줄어들고 있은 셈"이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2016년 1월 16일 토요일

"반값등록금 실현" 광고에 뿔난 학생들

등록금 50% 경감 아닌 소득·성적 따라 차등지급
대학생들 체감 못하는데 정부는 연일 정책홍보


KTX 좌석 등받이에 부착된 정부의 '반값등록금' 광고(출처: 트위터)
"정부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했지만 내 등록금은 그대로다."(트위터 아이디 @_MI***)
"반값등록금 실현했다고 광고할 돈으로 차라리 등록금 더 지원하지 …"(포털 아이디 happ***)


교육부가 지난달 22일부터 케이블TV와 영화관 스크린, 지하철 광고판 등을 통해 내보내고 있는 반값등록금 관련 광고가 빈축을 사고 있다. "정부와 대학의 노력으로 반값등록금이 실현됐습니다"라는 내용의 정책홍보물이 정작 대학생들에게는 "무슨 근거로 반값이라 주장하느냐"는 질타를 받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만든 이들 광고는 지난해 정부의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이 완성돼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50% 경감됐다고 알리고 있다. 대학생 120만명에게 3조9120억원의 정부재원장학금이 지급돼 2011년과 비교하면 지원액이 650%나 늘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2015년 정부재원장학금 3조9000억여원과 대학 자체노력으로 확충된 장학금 3조1000억여원을 합쳐 7조원을 마련, 국내 전체 등록금 14조원의 절반을 지원함으로써 그만큼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한다. 교육부가 얘기하는 '반값등록금 실현'의 논리다.

정부 및 대학의 등록금 지원 현황 (자료: 교육부)
하지만 대학생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현재 국가장학금은 학생을 소득수준별로 10단계로 나눠 소득이 가장 적은 1· 2분위는 등록금의 100%를, 3·4분위는 75%, 5·6·7분위는 50%, 8분위는 25%씩 차등해서 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별지원 방식을 택하다 보니 소득 수준이 높아 아예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고, 이수과목 수나 학점 등 자격조건에 미달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난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이 전체 대학생 가운데 41.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돌려 말하면, 장학금을 전혀 받지 못한 학생이 전체의 60%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당초 각 대학들이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2조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마련했다는 등록금 액수는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등록금 자체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당연히 학생들에게 지급돼야 할 이런저런 명목의 장학금을 포함한 것이라 반값등록금을 실현했다는 정부의 광고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학생들은 주장한다.

대학생 박모(이화여대 4학년) 씨는 "반값등록금이라 해서 등록금 고지서의 숫자가 줄어들 것을 기대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일부 계층에 대한 장학금 지원 정책을 마치 모든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거짓 포장했다"고 꼬집었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당사자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논쟁이 끝나지도 않은 정책을 정부의 일방적 시각에서 버젓이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며 "더욱이 총선을 앞둔 시기의 과도한 홍보는 정치적 맥락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사 출처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