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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두산인프라 또 희망퇴직 잡음…이번엔 `금수저` `흙수저` 논란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을 받아 논란이 된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최근 일부 두산그룹 임원 자녀들이 계열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에 재직 중이던 일부 인력이 (주)두산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이직했다. 이 가운데 두산그룹 임원 자녀들이 포함돼 있으며 지주회사인 (주)두산 출신 인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두산 관계자는 “임원 자제와 (주)두산 지주 부문 출신들이 경력이나 업무 연관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보장되는 사업부로 발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두산이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전력을 다하고 있는 (주)두산 면세사업 관련팀과 성과급 등이 보장되는 두산중공업 등에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출신 인력이 다수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들어 지난 2월, 9월, 11월(기술·생산직) 총 세 차례에 걸쳐 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이번에 네 번째 희망퇴직을 18일까지 받고 있다. 계열사 간 이동은 주로 지난 9월 이후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계열사 간 이동을 ‘사간 전출’이라고 칭한다. 이런 ‘사간 전출’ 내용은 사내 인트라망에 게시되지 않아 가까이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고는 알려지지 않고 지나가는 사례가 많다. 최근 사간 전출 규모는 30~40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부 임원 자녀들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희망퇴직하는 사람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한 두산인프라코어 직원은 “인력 구조조정에도 금수저 흙수저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룹 측은 능력에 따른 인사라고 선을 그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한 명이라도 희망퇴직 규모를 줄이고자 계열사에 부탁해서 인재들이 이동한 것”이라며 “계열사에서도 능력 검증을 거쳐 뽑아갔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혼란의 와중에 의혹을 제기하는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얘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공식적인 해명과 달리 내부에서는 의구심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 또 다른 두산그룹 관계자는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서 살아남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변에서는 임원들의 자기 자식 챙기기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채용 과정에서부터 우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산인프라코어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채용도 쟁쟁한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애들보다 ‘지잡대(지방의 잡스러운 대학)’ 잡과(科) 임원 자녀들을 우선으로 뽑아 놓고 면세점으로 제일 먼저 구해가네요” “살아남은 중역 자제들은 잘 있네요”라는 글도 올라왔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입사 1~2년차 신입직원은 희망퇴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더 큰 문제는 입사 3~5년차 직원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30세 전후로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기에는 나이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결혼 적령기에 있어 상대적으로 상실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3년차 이상은 경력을 인정받아 이직할 기회가 있지만 1~2년차는 경력을 인정받기 어려워 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해명했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23세 신입사원도 ‘명퇴’···두산인프라코어 ‘잔인한 12월’

‘사람이 미래다’라는 말 대신 ‘명퇴가 미래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출처:두산


“30대 명퇴는 이제 쉰 떡밥입니다.”

두산중공업과 함께 두산그룹을 지지하는 양 축의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가 흔들리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거듭된 실적 악화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받으면서 23살 신입직원 역시 희망퇴직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15일 경향신문에 “희망퇴직 대상 중 가장 젊은 직원들의 나이는 23살 전후로 2~3명 된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7일 희망퇴직 공고문을 내고 8일부터 18일까지 국내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무직 종사자 전체인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경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인원을 뽑아놓고선 경력 이직도 어려운 신입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접수받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60여명, 2012년과 2011년에는 각각 200여명의 인원을 공개 채용했다. 

회사 측은 시장 전망이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해외 건설 경기 침체로 건설 기계 수요가 줄었고 특히 중국의 시장 침체가 결정타로 작용했는데 3~4년 전에는 이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채용 규모가 컸던 2011~2012년은 회사가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그에 맞춰 조직과 인원을 확충하던 시기였다”며 “2012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침체되면서 해외 시장은 25%가 줄었고 특히 지난해 중국 시장은 50%가 축소됐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1년 6796억원에서 2012년 3624억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2014년에는 영업이익이 4530억 원으로 반등했지만 올해는 3337억원으로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3933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은 2013년 순손실 1010억원으로 추락했다. 2014년에는 240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에는 1294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2011년 한때 3만원을 넘던 주가는 최근 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2011년 이후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 추이. 출처:구글


이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예측했지만 생각보다 시장의 흐름이 좋지 않았다”며 “고정비와 회사 운영비 등 비용 절감 노력을 해왔고 최근에는 공작기계 사업부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핵심 사업부는 공작기계 사업부, 건설기계 사업부, 엔진 사업부의 세 가지다. 이중 공작기계 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올리는 분야였다. 

희망퇴직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카드라는 사측의 설명에도 직원들과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사람이 미래다’는 두산그룹의 기업 광고와 현실이 동떨어졌다는 비판이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두산의 광고 이미지와 함께 “기업 이미지광고라는 게 얼마나 거짓된 것인지 알려주는 대표적 예인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모바일 익명 게시판에는 “현재까지 사원대리급 90프로 전멸했습니다”며 “아직 1주일이 더 남았으니 지켜봐야죠. 살아남은 중역자제들은 잘있네요”라는 글도 보였다.





스마트폰 앱 ‘블라인드’의 두산인프라코어 게시판에 올라온 직원들의 게시글. 스토리369에서 재인용. 출처:http://story369.com/Article/ArticleView.php?UID=10192142
희망퇴직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희망’이라는 말과 달리 사측이 해고 대상자를 미리 선정해놓고 일방적으로 퇴직 압력을 넣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시아투데이는 13일 “희망퇴직서 작성은 각 사업부문별로 25% 내외의 인원을 할당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구매 지원 등 일부 부서는 50%가 구조조정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두산 측 관계자는 “해고 리스트는 없다”며 “전체 직원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개인별로 희망퇴직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직별로 임원과 팀장들이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체감상 강압적인 느낌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대상자를 미리 선정하거나 종용하는 방식으로 면담을 진행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임원의 경우 약 30% 줄이기로 했지만 일반 직원들의 경우 신청 조건과 신청기간만 정해졌다”며 “직급별 희망퇴직 비율 등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고”고 덧붙였다.

이번 희망퇴직의 규모는 희망퇴직 신청이 끝나는 18일 이후에 정확히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이 지난 2월과 9월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을 때 희망퇴직 신청자는 100~200명 사이였다. 기술직종의 경우 지난 11월 450명 정도 희망퇴직자가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희망퇴직자들에게 근속연수에 따라 최소 10개월에서 최대 20개월까지의 임금을 위로금으로 주고 자녀 학자금과 경조사 지원금은 연차에 상관없이 3년 동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2015년 12월 12일 토요일

호텔 발레파킹 직원은 안다, 국산 대형차 탄 당신은 기업의 별


싹 다 고쳤어, K7
지난 9일 제네시스 이큐나인헌드레드(EQ900)가 출시되며 국내 대기업의 임원들이 쓰는 업무용 법인 차량 구매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많게는 수백명에서 수십명씩 매년 새롭게 ‘별’을 다는 대기업 임원들은 어떤 자동차를 선호하고 어떻게 차량을 선택할까. 대기업 임원 차량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없어서 못 팔아, EQ900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승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난주부터 업무용 차량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상무급은 3000㏄ 미만, 전무급은 3500㏄, 부사장급은 4000㏄, 사장급은 5000㏄대 차량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규모는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삼성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만 294명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영업본부에서 법인 차량의 판매를 담당하는 ‘특판팀’은 삼성그룹 외에 LG그룹과 GS그룹, 한화그룹 등 이미 임원 인사를 실시한 주요 대기업 임원들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임원 업무용 차량 3만대 추산… 인사철 수요 커

대기업 임원들의 업무용 차량은 연간 3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한꺼번에 많은 수요가 있고, 대기업 임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에서도 적지 않은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자동차업체들은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대기 물량 엄청나, 임팔라
다만 매년 말 인사철과 함께 벌어지는 이 ‘총성 없는 전쟁’에서 수입차업체들은 열외다. 외부에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한 국내 대기업 임원들이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각 기업 임원용 차량 선택 기준에 배기량과 함께 가격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법인용 차량을 많이 판매하는 한 수입차업체 딜러는 “국내에서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대기업 임원들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수입차를 사더라도 개인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내 호텔에서 대리주차(발레파킹)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중요한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가 있는 경우에는 비싼 수입차를 가져오는 손님보다 국산 대형차에서 내리는 손님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면서 “국산 대형 세단에서 내리는 손님들은 대부분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빨리 나와 인기야, 그랜저
일반적으로 대기업 신규 임원들은 조직개편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차량을 선택하게 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전무급 이상은 기사도 함께 제공된다. 업무상 기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조직개편과 함께 담당 업무가 정해진 뒤에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 사장급 체어맨·제네시스 EQ900 선호

각 임원들은 사규상 정해져 있는 차량 중에서 각 브랜드 영업팀에서 제공한 모델별 홍보책자 등을 보고 비교한 뒤 차량을 선택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한국GM 임팔라, 르노삼성 SM7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사장급으로 올라가면 쌍용차 체어맨이나 이번에 출시된 제네시스EQ900 등으로 선택 범위가 넓어진다. 이 중 새롭게 출시된 제네시스EQ900는 최고경영자(CEO)급 임원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차종이다. 사실상 사장급 이상 임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현대차 에쿠스나 쌍용차의 체어맨 정도였기 때문에 새롭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제네시스EQ900는 출시 전인 지난 8일까지 국산 대형 세단 사상 가장 많은 사전계약 실적이자 에쿠스 대비 4배 이상 높은 사전계약 대수인 1만 700대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재용 효과 봤지, 체어맨
쌍용차의 체어맨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업무용 차량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롭게 유명세를 탔다. 삼성그룹 측은 이 부회장이 체어맨을 이용하는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국내 재계 1위 그룹의 오너가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쌍용차는 이미지 상승효과를 얻었다.

●3000㏄ 미만 상무차 최고 인기는 그랜저

3000㏄ 미만의 차량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단연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다. 가장 무난하고 차량이 빨리 나온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올해 한국GM의 임팔라(2.5 모델)가 추가되면서 신임 임원들 사이에서 임팔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팔라는 3.5(3500㏄) 모델도 있지만 2.5(2500㏄) 모델의 판매 비중이 80% 가까이 된다. 그러나 임팔라는 미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차종인 만큼 한국GM에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2~3개월가량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어 선택을 망설이는 임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에서 임팔라의 인기가 예상보다 너무 높아 초반에 물량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임원용 법인 차량의 경우 미리 확보해 놓은 물량이 있었고 12월부터는 공급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몸값 낮췄어, 아슬란
LG, 계열사 배터리 들어간 하이브리드 차 지급

기아차도 신형 K7으로 임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공식 출시는 내년 1월 예정이지만 출시 전에 미리 각 기업 승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판촉을 벌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출시 전에 외부 디자인도 미리 공개했다. ‘형님’ 격인 현대차의 그랜저에 늘 밀렸던 임원차 시장에서 신차를 앞세워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목표다.

LG그룹은 지난 11월 말 인사를 통해 임명된 신임 임원들에게 업무용 차량으로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지급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에서 만드는 자동차용 배터리가 현대·기아차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신임 임원들에게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 K7 하이브리드 중 업무용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비운의 모델 아슬란, 선택 사양 높여 재도전

대기업 임원들의 업무용 차량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비운의 모델도 있다. 현대차의 아슬란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아슬란은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로 법인용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삼성그룹의 임원 차량 선택지에서 빠졌던 아슬란은 올해도 업무용 차량 선택 차량에 들지 못하며 굴욕을 겪었다. 아슬란은 올 한 해 11월까지 806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지난 11월에는 전월 대비 59.8% 늘어난 598대를 판매해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8180대를 판매한 그랜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현대차는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낮추고 선택 사양을 높인 2016년형 아슬란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기사 출처 : 서울경제>

2015년 12월 11일 금요일

['화려한 임시직원' 임원의 두 모습] '천인지상' 임원, '임전무퇴' 시대

월급통장 찍힌 숫자에 깜짝…부장 때 급여의 2배 '껑충'
전용차·집무실·골프회원권…"회사에서 인정받은 느낌"

'임불이년' 조기퇴직에 불안
경쟁 치열…1~2년 만에 퇴직
해고되면 군말 없이 떠나야
금융권 "만년부장이 낫다"



“회사가 원하는 임원이란 구름 위를 기어오르는 자가 아닌, 두 발을 굳게 땅에 딛고서도 별을 볼 수 있는 巨人이었다”

-윤태호 웹툰 ‘미생’ 중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상무. 입사 22년 만인 이달 초 임원이 됐다. 김 상무는 승진 발표날보다 그 다음날을 잊지 못한다. 회사 총무팀으로부터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은 날이었다. “귀하는 대리기사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는 내용이었다. 회사에서 나오는 차를 고르라는 연락도 왔다. 기름값에 고속도로 통행료, 수리비 등도 모두 회사가 부담한단다. 책상과 의자도 임원용이 따로 있는지 처음 알았다. 명함 재질도 달라졌고 접대용 탁자도 새로 들어왔다. 김 상무는 “회사에서 대우받고 남들로부터 인정받는 느낌 때문에 다들 임원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100여개의 혜택을 받는 임원

임원이 되면 가장 먼저 월급통장에 찍히는 숫자에 놀란다. 말년 부장 때 받던 급여보다 껑충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부장급 직원은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지만 초임 상무는 연간 2억원 안팎의 급여를 받는다. 전무로 승진하면 상무 시절 급여의 갑절을 받고 부사장 월급은 또다시 초임 전무의 두 배로 상승한다.

사무실 차이는 더 난다. 삼성 부장의 사무공간은 7.28㎡(2.2평)인 데 비해 상무는 16.5㎡(5평)를 쓴다. 이사나 상무 같은 초임 임원 때부터 별도 집무실을 제공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외에 공동 비서나 골프장 회원권도 쓴다. 해외 출장 땐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기업별로 다르지만 임원이 되면 50개에서 100여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받는 자리인 만큼 경쟁은 치열하다. 대기업 임직원 중 임원의 비율은 1% 미만이다. 기업 평가 회사인 CEO스코어 자료를 보면 작년 9월 말 기준 삼성 전체 임직원 22만명 중 임원 비율은 0.9%였다. LG와 현대차는 각각 0.6%, 0.5%로 더 낮았다.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임원 자리는 한정돼 있다 보니 임원 임기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기업들은 설명한다. 내보낼 사람이라면 60세 정년을 보장하지 말고 40대에 임원으로 승진시켜 빨리 퇴직시키는 게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다.

올 연말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은 임원이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도 퇴직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 상무가 되면 3년은 기본적으로 보장됐다. 올해는 아니다. 1, 2년차 상무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그러다 보니 임원을 빗댄 자조적인 우스갯소리도 여러 개 나왔다. ‘임원은 2년도 하기 힘들다’는 뜻의 ‘임불이년(任不二年)’이란 말이 대표적이다. 권력은 10년을 못 간다는 ‘권불십년(權不十年)’에서 유래됐다.

‘임전무퇴’는 ‘임원이 되면 전부 무조건 물러날 준비를 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상전벽해’는 ‘상무든 전무든 (목표 미달이라는) 벽에 부닥치면 해고’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이른바 해고 통지서로 불리는 ‘핑크 슬립’을 받으면 토를 달지 말고 떠나야 한다는 ‘임오군란’이란 용어도 있다. ‘임원은 오버와 군소리, 난리없이 떠나야 한다’는 자조 섞인 표현이다.

금융권에선 ‘임포자’ 속출

임원들의 조기 퇴직이 확산되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임원 승진을 포기하는 직원도 늘고 있다. 민간 기업에선 만년 부장으로 버티기 힘들지만, 은행이나 금융공기업 등에선 어렵지 않게 정년까지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임포자’들은 성과급 비중이 높아 급여가 들쑥날쑥하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임원보다 오랫동안 안정된 급여를 보장받는 직원이 낫다고 판단한다.

특히 기업은행,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임포자가 많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라 작년부터 국책은행 부행장의 성과급은 기본급의 최대 150%에서 100%로 깎였다. 부행장 기본 연봉(약 1억2000만원)을 감안하면 최대 연봉이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줄었다. 세금(38%)과 각종 경비를 제하면 잘해야 1년에 1억원 정도 받는다. 이에 비해 부장급으로 일하다 55세에 희망퇴직으로 나갈 때 받는 위로금이 3억원 이상이어서 부행장 임기 3년간 실질 연봉(3억원가량)보다 많다.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희망퇴직 위로금 규모가 커지는 게 임포자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최근 희망퇴직 직원들에게 법정퇴직금 외 근무 기간에 따라 32~60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3억~6억원 정도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임금피크제가 모든 은행으로 확대되면서 임원 승진을 거부하는 직원 수가 더 늘고 있다”며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깎이더라도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을 받을 수 있어 대부분의 50대 직원들이 임원 승진을 포기하고 안정적으로 은행에 붙어있기를 원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