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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5일 토요일

"외고, 가도 될까요?"…외고 교사가 말하는 '외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공계 선호·불리한 입시 탓 외고 인기 시드는 추세
전문가들 "'외고 프리미엄' 여전…갈 만한 학교"


"이공계 진학도 못 하고 내신 성적도 불리하다는데…외국어고등학교, 가도 되는 걸까요?"

사회 전반에 부는 '이공계 선호' 바람과 수시모집 비율 확대 등 대입제도 변화 등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외국어고등학교(외고) 선택을 꺼리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서울지역 6개 외고의 평균 입학 경쟁률이 지난해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입시전문기관 진학사에 따르면 2016학년도 서울지역 6개 외고의 평균경쟁률은 1.87대 1로, 2.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전년도에 비해 하락했다. 전체 전형을 기준으로 대원외고의 경우 경쟁률이 1.52대 1(전년도 1.92대 1)로 떨어졌고, 대일외고도 1.95대 1(전년도 2.38대 1)을 기록해 내림세를 보였다.

이처럼 외고 진학을 두고 성적이 우수한 중학교 2·3학년 학생들과 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원외고와 대일외고를 졸업한 외고출신 뉴스1 기자들이 모교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을 통해 외고 진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이공계 선호·불리한 입시 탓 자사고로 많이 빠져"

우선 '외고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위기가 된 것은 취업난으로 인해 이공계 선호현상이 확대되고 있지만, 외고에는 이과반 운영을 금지하고 문과 계통으로 진학하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바뀐 대입제도 변화 역시 외고생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대일외고 진학관리부의 김경수 교사는 "외고는 문과로만 진학하도록 통로가 협소해지다 보니 우수한 학생들이 분산돼 (입학 경쟁률이) 예전같지 않다"며 "자사고가 많이 생겨 우수 자원이 분산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수시 비중이 늘어난 것 역시 내신에 불리한 외고 특성상 어려움이 있다"며 "내신이 불리한 외고 특성상 수시 비중이 늘어난 상황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영식 대치일승학원 대표원장은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제로 전환됐고, 이과 선호현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12학급을 10학급으로 줄이고 한 학급당 학생수를 25명으로 제한한 일종의 '외고 죽이기'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문과의 낮은 취업률 때문에 중학생들조차도 이과로 진로를 틀고 있다"며 "외고로 진학하면 이과를 가지 못한다는 점과 수능 영어가 매우 쉬워지고 있다는 점 등을 핸디캡으로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사고는 이과와 문과의 비율이 7대 3인 학교까지 있을 정도로 나름의 편성 자율권이 있기 때문에 수능이나 수시에 더 유리한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공인어학 성적으로 학생을 뽑던 어학특기자 전형마저 '교육비 부담' 등을 이유로 대학에서 많이 사라지는 추세여서 외고가 불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입시 저력' 여전…"여전히 갈 만한 학교"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외고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나가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대일외고 김 교사는 "우리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문과생 위주 프로그램을 개발해 초반에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대뿐만 아니라 연고대 등 주요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를 보더라도 잘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원외고도 '변화'를 강조했다. 대원외고 3학년 부장인 노명철 교사는 "변화한 입시 환경에 맞춰 학생들이 잘 진학하도록 지도할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유리하다 혹은 불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불리하면 극복할 거고, 유리하면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외고에서는 입학하자마자 자신이 선택할 전공에 따라 특별활동과 방과 후 활동 등을 철저하게 지도하고 있어 면접이나 자기소개서에서 경쟁력이 더 있다"며 "문과의 상위권 학생들이나 학부모, 입시 관계자 모두 외고와 일반고를 비교할 때는 당연히 외고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가 시들해졌다고는 하나 이같은 노력을 통해 올해 서울대 등록자 수 배출고교 순위에서 외고는 여전히 저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원외고가 올해 71명의 등록자를 배출했고, 대일외고 34명, 명덕외고 31명, 한영외고 28명, 경기외고 20명 등을 기록했다.

노 교사는 "전반적으로 입시 정책이 외고에 유리하지 않게 변화하고 있지만, 그동안 유연하게 대처해 왔다"며 "그래도 상위권 대학 진학자를 꾸준히 배출하는 등 성과를 유지하는 건 변하는 정책에 맞게 변해왔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지난 10년간 극심한 '특목고 죽이기' 정책하에서도 이 정도 버틴 건 외고의 저력이 아주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학교의 경쟁력 기반이 아주 탄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학교들이 이과 선호 현상에 편승해 무임승차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면도 있다"며 "중학교 2학년부터 문·이과 통합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만일 이뤄진다면 '외고 돌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름이 알려진 외고에 대한 선호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고 출신들은 아주 심각한 역차별을 받고 있지만, 아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외고는 여전히 갈 만한 학교고, 가면 좋은 학교"라고 조언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2016년 1월 14일 목요일

“내 자식은 무조건 이과”… 학부모 쏠림에 科高 ‘뜨고’ 外高 ‘지고’


초중고-학원가 신풍속도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 등의 말이 유행하면서 최근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는 “내 자식은 무조건 이과를 보낸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과 선호 현상은 최근 특수목적고 경쟁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입시 열풍의 주역이었던 외국어고(31곳)는 2015학년도 2.31 대 1이던 경쟁률이 2016학년도에 1.93 대 1로 떨어졌다. 대원외고 등 서울지역 외고 6곳도 모두 경쟁률이 하락했다. 

그러나 과학고(20곳) 경쟁률은 2014학년도 2.94 대 1, 2015학년도 3.70 대 1, 2016학년도 3.73 대 1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어 대입에서 영어 변별력이 약화돼 외고 진학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이라며 “과고는 내신이 불리해도 수학·과학 특기자전형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넓고 최근의 이공계 선호 현상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는 조기 수학·과학교육이 성행한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A학원 겨울방학 특강반은 영어는 2개인 반면 수학은 10개가 넘게 개설됐다. 이 학원 실장은 “문과는 연고대를 나와도 답이 없다며 이과를 보내겠다는 중학생 학부모가 많다”고 했다. 같은 지역의 B과학학원은 “자녀가 수학·과학에 소질 있는 것과 관계없이 이과를 보내고 싶다며 찾아오는 중학생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문과를 선호했던 여고도 이과를 늘리는 추세다. 본보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수능 수학과 탐구과목 응시자를 기준으로 이과 비율을 따져 보니 세화여고는 2013년 30.7%에서 지난해 41.6%로, 혜원여고는 36.6%에서 40.2%로 늘렸다.

취업을 고려해 교차지원이 되는 자연계열에 지원하는 문과 학생도 많다. 이러한 모집단위의 인문계 학생 경쟁률은 2015학년도 7.09 대 1에서 2016학년도 7.89 대 1로 올랐다. 숙명여대 통계학과는 인문계 할당 인원이 6명인데 271명이 몰렸다. 인하대 공간정보공학과는 인문계 4명을 뽑는 데 105명이 지원했다.

문과 학생들은 취업난과 열악한 처우를 호소한다. 고려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은 “백분율 점수가 같은 이과 친구는 ‘SKY’에 합격했는데 나는 떨어져 재수하느라 1년을 허비했다. 삼성전자 마케팅부에 취업한 문과 친구가 ‘행사 때 인형탈을 쓰고 호객 행위를 한다’는 말을 듣고 어떤 직업을 택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다니는 여학생은 “이과는 석사 학위만 있어도 현대자동차에 고액 연봉을 받고 취직하는데 문과는 석·박사 학위가 있어도 취업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문·이과 졸업생 간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4∼2024년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인문계열은 10만1000명, 사회계열은 21만7000명의 인력이 초과 공급된다. 그러나 공학계열은 21만5000명이 부족하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문·이과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가 2021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통합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학은 문과형과 이과형으로 나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 일선 고교에서 분반 수업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기사 출처 : 동아일보>

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문송합니다’ 괜한 말 아니네…‘외고’ 대신 ‘과학고’ 사교육

사교육에도 이공계 바람

“무조건 이과” 일찌감치 결정
수학·과학쪽으로 사교육 몰려
‘조기영어’ 대신 ‘조기수학’ 성행

입시제도 변화도 한몫
“수능이 영어 절대평가로 바뀌어
수학·과학서 변별력 높아져”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중산층은 자신의 벌이 가운데 상당액을 교육비로 쓴다. 자녀가 중산층을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겨레 윤운식 기자
“100% 문과라는 확신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이과로 가야 합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아무개(43)씨는 중학교 3학년 자녀의 고등학교 입시 설명회를 몇차례 들은 뒤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갈 때 결정하는 자녀의 문·이과 계열 결정을 이미 했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 공대 나온 조카는 3학년 때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그 아이 여자친구는 명문대인데도 인문계열이라 서류 통과도 안 돼요. 입시 설명회 가도 일단 이과로 가라고 하고, 수학 학원에서도 이과 간다 생각하고 고등학교 <수학Ⅱ>나 <기하벡터>까지는 선행으로 끝내는 게 좋다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인구론’(인문계의 90%는 논다)이나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등 인문계열의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 초·중·고 학생들의 치열한 사교육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학·과학 중심의 ‘과학고 코스’로 학생들이 몰리고 영어 중심의 ‘외국어고·국제고’ 코스는 시들해진 것이다. 특목고 선호도에서도 외고·국제고의 인기는 낮아진 반면 과학고·영재학교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8일 특목고 입시 전문가들과 학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교육 시장은 외고를 목표로 한 영어 학원에서 과학고·영재학교 목표의 수학·과학 학원 쪽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 특목고 입시업체 관계자는 “토피아 등 외고 중심 학원들이 이미 상당수 없어졌다. ㅇ어학원이나 ㅊ어학원도 수학 학원을 인수하는 등 변화에 적응하려 하지만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과학 학원이 뜨는 가장 큰 이유는 과학고·영재학교를 지망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입시업체 진학사 자료(2014학년도~2015학년도 특목고 입시 분석)를 보면 과학고 20곳(6285명), 영재학교 7곳(1만3368명)의 총 지원자 수(1만9653명)는 외고 31곳(1만1318명), 국제고 7곳(2027명),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 10곳(6065명) 지원자 규모(1만9410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과학고·영재학교(2400여명)의 모집인원이 외고·국제고, 전국 단위 자사고(9300여명)의 4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많은 인원이 과학고·영재학교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10년 이상 특목고·대학 입시를 분석해온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2003년에 1곳뿐이던 영재학교가 지금 8곳으로 늘었고, 과학고도 15곳에서 20곳으로 늘었다”며 “과학고 진학 문이 넓어지면서 문턱이 낮아진데다 사회적으로 이공계가 크게 부각되면서 학부모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 선호’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조기 영어교육’ 대신 ‘조기 수학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초등 대상 수학전문학원의 경우, 20~30명 정원의 수학경시대회 준비반의 레벨테스트에 200명이 넘게 몰렸다. 이 학원 관계자는 “200여명 가운데 미취학 아이들이 50여명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최영석 정책위원(송파청산수학원 원장)은 “입시제도의 변화도 학부모들에게 수학·과학 사교육을 선택하도록 만들고 있다. ‘수능이 영어 절대평가로 가면서 영어보다 수학·과학 변별력이 높아진다’ ‘2018학년도부터 문·이과가 통합되면 문과에서도 과학을 배워야 한다’ 등의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 위원은 “일찌감치 수학·과학 선행학습을 해놓으면 일반고로 진학한다고 해도 남는 장사라는 게 학부모들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