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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금세기말 중동은 '사람 살 수 없는 곳' 될 수도

지난 7월 31일, 페르시아만에 면한 이란의 항구도시 반다르 마샤르의 낮 기온이 74도를 기록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더위가 중동은 물론, 인도와 유럽 남부 등을 휩쓸었다. 열파(heat wave)가 이어지자 이라크에서는 냉방용 전기가 모자라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스라엘에서는 물 부족이 극심해지고 트레킹 나선 관광객이 열사병에 목숨을 잃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이번 세기 안에 중동 여러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제러미 팰과 엘파티흐 엘타히르 교수는 지금처럼 탄소를 쏟아낼 경우 이르면 2070년 무렵에는 걸프의 대부분 지역에 혹서가 일상화되고, 이번 세기 안에 몇몇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지난 7월 30일 중동지역 기온(화씨)을 표시한 지도.  그림 wetaherbell.com

걸프처럼 바닷가에 면한 고온지대에서는 해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바닷물이 증발하면 뜨겁고 습한 공기가 사우나 같은 날씨를 만든다. 과학자들은 네이처 기후변화저널에 26일 발표한 논문에서 열파와 습기가 합쳐진 이런 기상현상에 ‘습구(wet bulb)’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습구의 온도가 35도가 되면 인체가 버티기 힘든 수준이 된다고 밝혔다. 대기 중 습도가 50% 이상일 때에는 기온이 35도만 돼도 건강한 사람조차 야외에서 오래 활동하기 힘들며, 6시간 이상 이런 날씨에 노출될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습구의 35도는 건조 상태일 때의 45~46도에 이르는 충격을 인체에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70년 이후에는 35도의 습구가 여름철에 흔히 나타나는 기온이 될 수 있다. 2010년에도 과학자들이 비슷한 경고를 내놨으나 당시에는 200년이 지나야 최악의 혹서가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그런 기후가 이번 세기 안에 중동을 덮칠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무슬림들의 연례 행사인 ‘하지(성지순례)’의 오랜 전통조차 더위 때문에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엘타히르 교수는 가디언에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중동 국가들도 탄소배출을 줄여야만 한다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사우디 메카 하지 압사사고 희생자 2121명..AP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하지(메카 성지를 정기 순례하는 행사) 기간이었던 지난 9월 24일 발생한 압사 사고 희생자 숫자가 최소 2121명으로 늘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언론 보도와 하지 행사에 자국민들을 보낸 나라들의 통계를 종합해 이같이 집계했다고 밝혔다.
국적별 희생자는 이란이 465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이지리아 199명, 말리 198명, 카메룬 76명, 나이지리아 72명, 세네갈 61명 등으로 드러났다.
【미나=AP/뉴시스】24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미나에서 연례 성지순례(하지) 도중 발생한 압사사고의 희생자들을 구조대원들이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2015.09.25
【미나=AP/뉴시스】24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미나에서 연례 성지순례(하지) 도중 발생한 압사사고의 희생자들을 구조대원들이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2015.09.25
이 외에 이집트 182명, 방글라데시 137명, 인도네시아 126명, 인도 116명, 파키스탄 102명, 에티오피아 47명, 차드 43명, 모로코 36명, 알제리 33명, 수단 30명, 탄자니아 20명, 소말리아 10명, 케나 8명, 가나·터키 각 7명, 미얀마·리비아 6명, 중국 4명 등으로 집계됐다.
희생자 숫자는 사고 당일부터 계속 늘어나 하지 행사와 관련한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 앞서 최악의 사고는 142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1990년 7월 압사 사고였다.
사우디 당국은 지난달 26일 769명이 숨지고 934명이 다쳤다고 발표한 뒤 아직까지 추가 집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번 사고의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할 것을 당국에 지시했다. 이 사고는 같은 달 메카 그랜드 사원에서 크레인이 쓰러져 111명을 숨지게 한 사고와 함께 살만 국왕 즉위 첫 해에 일어난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다.
사우디 국왕은 '성스러운 모스크 2곳의 수호자(Custodian of the Two Holy Mosques)'로 불리고 있고, 사우디 왕족이 갖고 있는 하지 관리 권한은 이슬람 세계에서 높은 권위를 지니고 있다. 이슬람 신도라면 일생에 한 번은 하지 행사에 꼭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경쟁 세력인 이란 시아파가 5일간의 하지 행사를 독립적으로 관리·감독하자고 제안했으나 사우디는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사고가 2차례나 발생하자 이란은 사우디 왕족을 연이어 비난하고 있다. 이란은 이번 압사 사고로 47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하며, 관리 능력이 부족한 사우디 당국이 정확한 희생자 숫자를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 감독 권한을 놓고 벌이는 이란과 사우디 사이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는 한편 사우디는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타깃도 되고 있다. 앞서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그랬던 것처럼 IS 역시 사우디 왕족이 부패했고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사 출처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