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고쳤어, K7지난 9일 제네시스 이큐나인헌드레드(EQ900)가 출시되며 국내 대기업의 임원들이 쓰는 업무용 법인 차량 구매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많게는 수백명에서 수십명씩 매년 새롭게 ‘별’을 다는 대기업 임원들은 어떤 자동차를 선호하고 어떻게 차량을 선택할까. 대기업 임원 차량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없어서 못 팔아, EQ900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승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난주부터 업무용 차량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상무급은 3000㏄ 미만, 전무급은 3500㏄, 부사장급은 4000㏄, 사장급은 5000㏄대 차량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규모는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삼성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만 294명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영업본부에서 법인 차량의 판매를 담당하는 ‘특판팀’은 삼성그룹 외에 LG그룹과 GS그룹, 한화그룹 등 이미 임원 인사를 실시한 주요 대기업 임원들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임원 업무용 차량 3만대 추산… 인사철 수요 커대기업 임원들의 업무용 차량은 연간 3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한꺼번에 많은 수요가 있고, 대기업 임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에서도 적지 않은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자동차업체들은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대기 물량 엄청나, 임팔라다만 매년 말 인사철과 함께 벌어지는 이 ‘총성 없는 전쟁’에서 수입차업체들은 열외다. 외부에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한 국내 대기업 임원들이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각 기업 임원용 차량 선택 기준에 배기량과 함께 가격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법인용 차량을 많이 판매하는 한 수입차업체 딜러는 “국내에서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대기업 임원들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수입차를 사더라도 개인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또 서울시내 호텔에서 대리주차(발레파킹)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중요한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가 있는 경우에는 비싼 수입차를 가져오는 손님보다 국산 대형차에서 내리는 손님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면서 “국산 대형 세단에서 내리는 손님들은 대부분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빨리 나와 인기야, 그랜저일반적으로 대기업 신규 임원들은 조직개편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차량을 선택하게 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전무급 이상은 기사도 함께 제공된다. 업무상 기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조직개편과 함께 담당 업무가 정해진 뒤에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삼성 사장급 체어맨·제네시스 EQ900 선호각 임원들은 사규상 정해져 있는 차량 중에서 각 브랜드 영업팀에서 제공한 모델별 홍보책자 등을 보고 비교한 뒤 차량을 선택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한국GM 임팔라, 르노삼성 SM7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사장급으로 올라가면 쌍용차 체어맨이나 이번에 출시된 제네시스EQ900 등으로 선택 범위가 넓어진다. 이 중 새롭게 출시된 제네시스EQ900는 최고경영자(CEO)급 임원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차종이다. 사실상 사장급 이상 임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현대차 에쿠스나 쌍용차의 체어맨 정도였기 때문에 새롭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제네시스EQ900는 출시 전인 지난 8일까지 국산 대형 세단 사상 가장 많은 사전계약 실적이자 에쿠스 대비 4배 이상 높은 사전계약 대수인 1만 700대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재용 효과 봤지, 체어맨쌍용차의 체어맨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업무용 차량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롭게 유명세를 탔다. 삼성그룹 측은 이 부회장이 체어맨을 이용하는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국내 재계 1위 그룹의 오너가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쌍용차는 이미지 상승효과를 얻었다.●3000㏄ 미만 상무차 최고 인기는 그랜저3000㏄ 미만의 차량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단연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다. 가장 무난하고 차량이 빨리 나온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올해 한국GM의 임팔라(2.5 모델)가 추가되면서 신임 임원들 사이에서 임팔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팔라는 3.5(3500㏄) 모델도 있지만 2.5(2500㏄) 모델의 판매 비중이 80% 가까이 된다. 그러나 임팔라는 미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차종인 만큼 한국GM에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2~3개월가량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어 선택을 망설이는 임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에서 임팔라의 인기가 예상보다 너무 높아 초반에 물량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임원용 법인 차량의 경우 미리 확보해 놓은 물량이 있었고 12월부터는 공급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몸값 낮췄어, 아슬란●LG, 계열사 배터리 들어간 하이브리드 차 지급기아차도 신형 K7으로 임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공식 출시는 내년 1월 예정이지만 출시 전에 미리 각 기업 승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판촉을 벌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출시 전에 외부 디자인도 미리 공개했다. ‘형님’ 격인 현대차의 그랜저에 늘 밀렸던 임원차 시장에서 신차를 앞세워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목표다.LG그룹은 지난 11월 말 인사를 통해 임명된 신임 임원들에게 업무용 차량으로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지급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에서 만드는 자동차용 배터리가 현대·기아차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신임 임원들에게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 K7 하이브리드 중 업무용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비운의 모델 아슬란, 선택 사양 높여 재도전대기업 임원들의 업무용 차량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비운의 모델도 있다. 현대차의 아슬란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아슬란은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로 법인용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삼성그룹의 임원 차량 선택지에서 빠졌던 아슬란은 올해도 업무용 차량 선택 차량에 들지 못하며 굴욕을 겪었다. 아슬란은 올 한 해 11월까지 806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지난 11월에는 전월 대비 59.8% 늘어난 598대를 판매해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8180대를 판매한 그랜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현대차는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낮추고 선택 사양을 높인 2016년형 아슬란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기사 출처 : 서울경제>
삼성그룹이 남은 화학 계열사를 롯데에 넘기기로 한 이후 추가적인 사업 재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화학 계열사를 롯데에 넘긴 삼성그룹의 다음 사업 재편이 어떻게 될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화학·방산 계열 4개 계열사 ‘빅딜’로 시작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이번 매각건으로 큰 틀의 재편은 끝났지만, 여전히 남은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안팎에선 중공업과 건설, 엔지니어링부문이 다음 타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또 삼성물산은 옛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제일모직 건설·리조트부문이 합쳐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조직 통폐합이 유력한 부문으로는 건설이 꼽힌다. 통합 삼성물산 보유 사업 중 유일하게 기능이 중복된 분야인 데다 최근 건설부문의 실적 역시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올해 3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96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우디 쿠라야 민자발전과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업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업황 자체가 예전만 못하고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옛 제일모직,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통합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이미 인력 감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정규직은 지난해 말 기준 6383명에서 올해 2분기 기준 5961명으로 줄었다가 제일모직 건설·리조트부문 인력(1147명)이 추가되며 다시 정규직만 7000명을 넘어섰다. 건설부문 구조조정 불가피▶연말 인사 후 본격화될 듯이와 관련 연말에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변수로 꼽힌다.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 변동이 생길 경우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사업부문에 대한 재편도 함께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업계는 비주력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선 삼성그룹 움직임을 감안하면 4인 각자 대표 체제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내다본다. 연말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이후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임원은 “최치훈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 사내 관심이 높다. 사장단 인사와 함께 대규모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경우 통합 삼성물산의 조직 개편 작업은 자연스레 이뤄지게 될 것”이라 전했다.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 역시 사업 재편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기준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장부가 3500억원가량의 서울 상일동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자금 확보 차원에서 내년 3월까지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문제는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 대규모 적자를 내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를 대비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다른 계열사와의 합병이 거론된다. 이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링은 합병이 추진됐지만 주주들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 합병이 재추진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적자를 낸 기업 2개를 합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의 합병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삼성엔지니어링 최대 주주는 삼성SDI로 지분율은 13.1%다.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2대 주주며 지분 7.81%를 보유 중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이 추진되면 삼성SDI가 보유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계륵 된 삼성엔지니어링·중공업▶“그룹서 떼어낸다” 소문 무성 하지만 현재로선 이 역시 기대난이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 회사를 다른 계열사가 떠안으면 동반 부실이 우려되기 때문. 경영 상황이 악화된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는 계열사 주주들의 반대도 감안할 부분이다. 때문에 당분간은 삼성엔지니어링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사업을 통폐합하는 부분 구조조정이 당장 가능한 방안으로 꼽힌다. 두 회사 모두 발전소 플랜트를 비롯한 육상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플랜트 사업을 통폐합해 중복된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삼성중공업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조선 업황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데다 삼성그룹 내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도 크지 않다. 때문에 구조조정 후 매각설과 함께 빅딜 후보로도 거론된다. 정부 주도 아래 대우조선해양과 합병한다는 그림이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를 내는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은 무리수라는 평가다. 결국 엔지니어링과 유사하게 자체적인 경영 정상화 작업과 함께 매각이 진행될 것이란 소문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그룹이 전자와 바이오, 금융 중심으로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이런 관측은 더욱 힘을 얻는다. 삼성그룹 사정에 밝은 A인사는 “삼성 내부에서도 삼성엔지니어링이나 중공업을 그룹에서 떼어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이나 엔지니어링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한다. 회사 안팎에서 극심한 반대가 불 보듯 뻔한 상태에서 매각이 진행되기 힘들 것이란 주장이다. 지배구조 관련 개편은 어떻게 ▶‘삼성SDS+전자’ 소문 안 꺼져비주력 사업에 대한 개편과는 별도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계열사 합병 역시 현재 진형형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와의 합병설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외형이나 수익성 면에서 압도적인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0.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 반면 통합 삼성물산 지분은 16.5%, 삼성SDS지분은 11.2%에 달한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삼성전자홀딩스와 통합삼성물산이 뭉쳐 삼성지주사를 출범시키거나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SDS를 합병하는 안 등이다. 이 경우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삼성물산이나 삼성SDS 지분을 삼성전자 지분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지주부문 또는 삼성물산과 삼성SDS가 합병한다면 자회사들과 수직 계열화를 이루면서 지주회사로서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앞의 A씨는 “복잡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 지주사 전환보다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직접 합병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입장은 뭘까. 김상효 삼성전자 IR담당 상무는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계열사 간에 합병이 필요하다면 해당 기업 간의 시너지, 기업의 주주가치 등 전반적 사항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은 합병을 통해 영업망을 합쳐 사업 시너지 효과를 제고한다는 설 역시 계속 회자된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