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4일 토요일

‘삼성그룹 사업 재편’ 다음 수순은…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매각설 분분

삼성그룹이 남은 화학 계열사를 롯데에 넘기기로 한 이후 추가적인 사업 재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학 계열사를 롯데에 넘긴 삼성그룹의 다음 사업 재편이 어떻게 될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화학·방산 계열 4개 계열사 ‘빅딜’로 시작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이번 매각건으로 큰 틀의 재편은 끝났지만, 여전히 남은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안팎에선 중공업과 건설, 엔지니어링부문이 다음 타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또 삼성물산은 옛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제일모직 건설·리조트부문이 합쳐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조직 통폐합이 유력한 부문으로는 건설이 꼽힌다. 통합 삼성물산 보유 사업 중 유일하게 기능이 중복된 분야인 데다 최근 건설부문의 실적 역시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96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우디 쿠라야 민자발전과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업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업황 자체가 예전만 못하고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옛 제일모직,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통합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이미 인력 감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정규직은 지난해 말 기준 6383명에서 올해 2분기 기준 5961명으로 줄었다가 제일모직 건설·리조트부문 인력(1147명)이 추가되며 다시 정규직만 7000명을 넘어섰다. 

건설부문 구조조정 불가피

▶연말 인사 후 본격화될 듯

이와 관련 연말에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변수로 꼽힌다.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 변동이 생길 경우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사업부문에 대한 재편도 함께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비주력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선 삼성그룹 움직임을 감안하면 4인 각자 대표 체제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내다본다. 연말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이후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임원은 “최치훈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 사내 관심이 높다. 사장단 인사와 함께 대규모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경우 통합 삼성물산의 조직 개편 작업은 자연스레 이뤄지게 될 것”이라 전했다.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 역시 사업 재편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기준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장부가 3500억원가량의 서울 상일동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자금 확보 차원에서 내년 3월까지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문제는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 대규모 적자를 내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를 대비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다른 계열사와의 합병이 거론된다. 이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링은 합병이 추진됐지만 주주들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 합병이 재추진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적자를 낸 기업 2개를 합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의 합병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삼성엔지니어링 최대 주주는 삼성SDI로 지분율은 13.1%다.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2대 주주며 지분 7.81%를 보유 중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이 추진되면 삼성SDI가 보유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계륵 된 삼성엔지니어링·중공업

▶“그룹서 떼어낸다” 소문 무성 

하지만 현재로선 이 역시 기대난이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 회사를 다른 계열사가 떠안으면 동반 부실이 우려되기 때문. 경영 상황이 악화된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는 계열사 주주들의 반대도 감안할 부분이다. 때문에 당분간은 삼성엔지니어링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사업을 통폐합하는 부분 구조조정이 당장 가능한 방안으로 꼽힌다. 두 회사 모두 발전소 플랜트를 비롯한 육상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플랜트 사업을 통폐합해 중복된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삼성중공업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조선 업황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데다 삼성그룹 내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도 크지 않다. 때문에 구조조정 후 매각설과 함께 빅딜 후보로도 거론된다. 정부 주도 아래 대우조선해양과 합병한다는 그림이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를 내는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은 무리수라는 평가다. 결국 엔지니어링과 유사하게 자체적인 경영 정상화 작업과 함께 매각이 진행될 것이란 소문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그룹이 전자와 바이오, 금융 중심으로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이런 관측은 더욱 힘을 얻는다. 삼성그룹 사정에 밝은 A인사는 “삼성 내부에서도 삼성엔지니어링이나 중공업을 그룹에서 떼어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이나 엔지니어링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한다. 회사 안팎에서 극심한 반대가 불 보듯 뻔한 상태에서 매각이 진행되기 힘들 것이란 주장이다. 

지배구조 관련 개편은 어떻게 

▶‘삼성SDS+전자’ 소문 안 꺼져

비주력 사업에 대한 개편과는 별도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계열사 합병 역시 현재 진형형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와의 합병설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외형이나 수익성 면에서 압도적인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0.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 반면 통합 삼성물산 지분은 16.5%, 삼성SDS지분은 11.2%에 달한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삼성전자홀딩스와 통합삼성물산이 뭉쳐 삼성지주사를 출범시키거나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SDS를 합병하는 안 등이다. 이 경우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삼성물산이나 삼성SDS 지분을 삼성전자 지분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지주부문 또는 삼성물산과 삼성SDS가 합병한다면 자회사들과 수직 계열화를 이루면서 지주회사로서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앞의 A씨는 “복잡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 지주사 전환보다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직접 합병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입장은 뭘까. 김상효 삼성전자 IR담당 상무는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계열사 간에 합병이 필요하다면 해당 기업 간의 시너지, 기업의 주주가치 등 전반적 사항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은 합병을 통해 영업망을 합쳐 사업 시너지 효과를 제고한다는 설 역시 계속 회자된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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