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1兆 사기꾼, 1년 9개월간 남태평양 섬서 떵떵거렸다

1조8000억 사기 대출… KT ENS 협력업체 前대표
최소 수백억 해외 빼돌려 고급저택 살며 호화생활
KT ENS 협력업체의 1조8000억원대 대출 사기 사건의 주범인 전주엽(49)씨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에서 검거돼 18일 국내로 송환됐다. 전씨는 고급 저택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1년 9개월 만에 붙잡혔다.
통신 기기 제조업체 대표였던 전씨는 2008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KT ENS에 휴대폰을 납품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은행 16곳에서 463회에 걸쳐 1조8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빼돌렸다. 이 사건을 두고 '사상 최대의 대출 사기 사건'이라는 말이 나왔다. 전씨와 공모했던 서모(47)씨와 김모(53)씨는 각각 징역 20년과 17년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작년 2월 4일 해외로 도피했다. 홍콩과 뉴질랜드를 경유해 바누아투에 들어가 숨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약 2550㎞ 떨어진 곳에 있는 바누아투는 인구 30만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나라다. 한국인은 44명 살고 있다. 전씨는 출국 4일 만에 바누아투에 도착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처음부터 바누아투를 염두에 두고 도피 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수사 당국이 바누아투에 들어간 전씨 행방을 확인하는 데에만 1년 8개월이 걸렸다. 바누아투는 4개의 큰 섬과 8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한국과 바누아투 사이에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바누아투 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작은 섬으로 숨어들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씨는 수도 포트빌라의 고급 저택에 살고 있었다.
전씨는 비슷한 시기에 따로 출국한 한국 여성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도 전씨가 체포돼 송환될 즈음에 귀국했다. 법무부는 전씨가 최소 수백억원을 해외로 빼돌려 도피 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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