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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8일 월요일

유류할증료 6개월째 0원인데 항공권 기본운임 요지부동


<<연합뉴스DB>>
국제선 2010년 8월부터 동결…"유가 오를 때 인상 안 했다"

"기본운임은 상한선일 뿐, 그 값에 사는 사람 거의 없어"

산유국의 '저유가 전쟁'으로 유가가 2014년 말부터 뚝뚝 떨어져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작년 9월부터 6개월 연속 0원을 기록했지만 기본운임(공시운임)은 요지부동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본운임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권 기본운임은 취항하는 국가와 항공협정에 따라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신고제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인가제로 나뉜다.

미주, 유럽, 대양주 등은 대부분 신고제이고,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만 인가제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지막으로 국제선 기본운임을 인상한 것은 2010년 8월1일이다.

대한항공은 당시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운임 인상률과 고객 편의 제고를 위한 항공기 개조 등의 투자 비용을 이유로 한국발 미주·유럽·대양주 노선 가격을 5∼10% 올렸다.

이코노미석 기준으로 뉴욕은 왕복 476만9천원, 파리 348만8천500원 등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후 현재까지 5년6개월간 국제선 기본운임을 동결했다.

<<연합뉴스DB>>
기본운임은 항공사가 승객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격 최고치 상한선일 뿐, 최성수기이거나 당장 출발하는 항공권을 끊지 않는 한 기본운임대로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날 현재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다음날 서울에서 뉴욕에 갔다가 다음주 돌아오는 일정으로 이코노미석을 끊으면 왕복 운임 200만원에 세금과 수수료 10만3천800원, 유류할증료 0원 등 총액은 210만3천800원이다.

만약 여행사 등에서 예약했다면 100만원 안팎으로도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기본운임을 내리지 않는 데 대해 "고유가 때 항공요금을 올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변화가 잦은 유류비를 그때그때 항공요금에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항공운임은 운항거리, 출발지 국가의 사회·경제적 수준, 탑승률, 예상 수요, 관련국의 항공정책, 계절적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유가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는 내렸지만 인건비 등 나머지 모든 운영비는 오르고 있고, 특히 앞으로 유가가 오른다 해서 곧바로 운임을 올릴 수 없기에 지금 당장 기본운임 인하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2014년 1월 평균 104달러에서 이달 15일(현지시간) 26.22달러까지 내렸다. 

대한항공은 저유가 효과와 항공시장 활성화 등으로 작년 1∼3분기 누적해서 4천589억원의 영업이익(별도기준)을 기록해 2014년 동기간 영업이익 2천205억원보다 두 배의 이익을 올렸다. 

대한항공의 작년 3분기 영업비용은 연료유류비 감소 영향으로 전년대비 2천348억원(-8%)이나 줄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오일머니 ‘흔들’ 세계 경제 ‘미끌’… 끝없는 국제유가 하락 후폭풍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균형재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국제유가가 106달러를 유지해야 한다. 50달러대 유가로는 대규모 적자로 인해 사우디 재정이 5년 안에 무너질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에 따른 사우디, 오만, 바레인 등 중동 산유국의 현금 고갈 사태를 경고했다. 수년간 고유가 행진으로 오일머니를 축적한 중동국가들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아랍의 봄’ 이후 민심을 달래기 위해 복지를 확충하면서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더 이상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신흥국을 중심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사우디는 내년 긴축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황은 1980년대 중반 저유가 시대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에도 30달러 선이던 유가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저유가가 이어졌다. 당시 저유가는 ‘3저 호황(저유가·저달러·저금리)’ 요소 중 하나로 한국 산업 성장을 불러왔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대를 고수했던 유가는 바닥 모르고 떨어져 현재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곧 이마저 무너져 20달러대로 내려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제는 저유가가 호황의 요소가 아니라 위협이 되고 있다.

성장기였던 80년대와 달리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 미약하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도 신통치 않다. 유럽 역시 불황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그나마 건설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하던 산유국들마저 저유가 때문에 손을 떼고 있다. 이렇게 원유값이 낮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조선·해운·석유화학 산업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이투자증권 강재연 연구원은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재정이 고갈되고 긴축에 착수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복지 확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했던 사업까지 줄이면 한국, 일본, 중국 등의 건설사업 수주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동 국부펀드들의 자금회수 역시 불안요소다. 곳간이 바닥나게 생긴 중동 국부펀드들이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릴 위험에 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이베스트먼트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만 중동 국부펀드들이 자산운용사에서 거둬들인 자금이 최소 190억 달러(약 22조1000억원)에 이른다. 672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4위 국부펀드 사우디통화청(SAMA)은 올해 약 700억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한국에서도 9∼11월 사우디 투자자금이 3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직접적인 자금 회수만이 아니라 다른 신흥국을 경유해 오는 간접 영향도 한국경제에 그늘을 드리울 수 있다. 고유가 시기 높은 금리를 좇아 신흥국 투자를 늘렸던 산유국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흔들리는 신흥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신흥국 경제 불안이 커지면 한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이 신흥국에 수출하는 규모가 예전보다 커졌고, 자본거래 역시 활발해지는 등 상호 연계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때 200달러를 호가했던 고유가 시대가 다시 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유가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 공급 과잉을 막아야 하지만 쉽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4일 내년도 감산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원유 매장량 4위 국가인 이란까지 공급에 가세할 예정이다. 핵 개발 의혹으로 경제 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이란은 제재가 풀리자마자 원유 수출에 나서겠다고 벌써부터 공표하고 있다.

미국도 변수다. 미국은 40년 만에 원유수출 규제를 폐지했다. 당장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가 유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도 악재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해지면 원유 가격은 약세를 보여 왔다. 내년에도 미국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달러 강세에 따른 유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