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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일 수요일

"'닭도리탕'은 순우리말"…국립국어원 "사실 어원 잘 몰라"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 인터뷰


'닭도리탕'이 메뉴에 적혀 있는 한 식당 모습. (사진=자료사진)"그러니까 결국 출처도 근거도 없는데 그냥 일본어 같아 보이니까 닭볶음탕이란 말을 만들었다 그거네요? 그럼 그냥 일본어라고 믿고 있는 사람만 닭볶음탕을 쓰면 되는 거지, 닭도리탕 사용이 틀린 것처럼 밀고 가는 정책은 문제 아닌가요? 같은 논리대로라면 "순화"시키고 새로 바꿔야 할 낱말이 한 두 개가 아닐 텐데요." (강**)

"닭도리탕이 어떻게 닭볶음탕입니까? 닭도리탕을 요리하면 '볶음' 과정은 전혀 없는데 어떻게 닭볶음탕입니까? 정말 웃긴다. 국립국어원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닭도리탕을 볶음탕이라고 해. '닭매운탕'이 옳은 것 아닙니까? 역시 자기들끼리 맘대로 정하다보니 허점이 보이는군." (이**)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각각 2015년, 2007년 올라온 글이다. '닭볶음탕'으로 순화된 '닭도리탕'에 관한 갑론을박이 수년째 이어진 걸 알 수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닭도리탕' 어원에 대해 '닭'+'니와도리(にわとり, 鷄)'+'탕(湯)'이라고밝히고 있다. '니와도리(니와토리)'는 '닭'을 뜻하는 일본어다.

이를 두고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어에서 유래했다는 이유로 순화 대상이 됐던 '닭도리탕'이 순수 우리말이라는 게 요지다.

◇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 "닭을 도리쳐서 만든게 닭도리탕, 순우리말"

31일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식품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보여주기 식으로 비상식적인 결정을 하니 닭도리탕의 '도리'가 일본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박사는 "모든 걸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 할머니들이 닭도리탕을 먹을 당시 일본어를 알지 못했다. 닭요리에 굳이 또 '새'를 붙여 음식 이름을 어렵게 부를 이유도 없다. (국립국어원이) 우리 어원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닭을 도리쳐서 만든게 닭도리탕"이라며 "'닭을 도리치다'라는 말이 있었다. 우리나라 음식은 닭으로 찜을 만들면 '닭찜'이라 불렀다. 재료 뒤에 과정이 들어간 거다. 닭을 도리쳐서 만든 탕이니까 '닭도리탕'은 순우리말로 맞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권 박사는 "조어시 마지막엔 탕, 국, 찜, 찌개, 무침 등 종류가 들어간다"며 "찜인데 닭을 도려내면 닭도려찜. 도리쳐서 만들면 닭도리찜 같은 식이다. 오이무침도 그렇지 않느냐. 말 가운데 불필요한 '새'를 넣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 국립국어원측 "닭볶음탕으로 순화한 이유 명확하지 않다" 

다른 식당의 주방. 메뉴 '닭도리탕'이 눈에 띈다. (사진=자료사진)이같은 권 박사의 주장에 대해 국립국어원측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어간 '도리' 다음에 '탕'이 오면 조어법상 자연스럽지 않다"며 "닭볶음탕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을 아는데, 자꾸 설이 제기되면 일반인들은 믿을 수밖에 없다. 명백한 문헌 증거가 있어야 한다. 단순 의견 제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익명의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사실 '닭도리탕' 어원에 대해 답을 아직 못 찾았다"며 "국립국어원에서 '닭도리탕'을 '닭볶음탕'으로 순화한 이유에 대한 정보도 명확히 기록된 게 없다"고 인정했다.

관계자는 "당시 결정할 때는 '도리'가 일본어라고 인식해 순화했을 거라는 추측만 할 뿐이지 최초 자료로 거슬러 올라가도 '도리'에 관한 어원 표기가 어디에도 안 돼 있어서 확정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근거 자료만 분명하면 제시를 할 텐데 확실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리'라고 하는 것이 일본어 조어 발음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왜 닭이라는 말에 새가 붙었을까. 실은 그것도 석연치 않다"고 세간의 의심에 수긍했다. 이어 "'도려내다'나 '도리치다' 등 요리 방법과 관련이 있을 텐데 이조차 증거가 없어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식재단에서는 '닭매운찜'이라고 쓰고 있더라. 우리도 한식 재단이든 요리 관련 학자든 관련 단체서 어느 쪽으로 쓰기로 했다고 결정하면 내부 논의 후 순화어로 대체하든가 복수 형태로 둘 다 쓰게 하는 등 다른 방안을 취할 수 있다"고 절충방안을 내놓았다.

이어 "기존 순화된 말들 중에서 당시로서는 적절했지만, 시간이 흘러 현실에 맞지 않는 것들도 꽤 많다. 연구 용역 통해 알아보니 재검토 대상으로 500건 정도가 나오더라. '닭도리탕'은 거기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특별 건으로 한 번 다룰 만한 여지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CBS 노컷뉴스>

2015년 4월 21일 화요일

'로맨티스트'는 없다… 틀린 외래어들

외래어 맞게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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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 모델 런어웨이에 선 거 봤어?"
'음… 모델이 서는 무대는 '런웨이'라고 하는데… 런어웨이는 가출한이란 뜻이고.'

'우리말 밭다리걸기' 36회에서도 다뤘지만 우리 일상에 영어식 표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멋있어(?) 보이려고 영어를 섞어 썼는데, 틀린 말이라면 더 민망해지기도 합니다. 영어식 표현 중에는 국어사전에 오른 외래어도 많은데요. 자주 쓰이는 외래어 중에는 영어권 외국인이 들으면 갸우뚱할 틀린 말도 많이 보입니다. 오늘은 사전에 오른 외래어를 잘못 쓰는 경우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드라마의 한 장면. 한 여성이 주인공의 남편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합니다. "와, 로맨티스트네." 
'로맨틱'한 것이 인기인 탓인지 이처럼 '로맨티스트(×)'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데요. 정확히는 '로맨티시스트'가 맞습니다. 영어로는 'romantic[로맨틱]→romanticist[로맨티시스트]'인데요. 한글로 쓰면 6음절이나 되니 입에 잘 붙지 않네요. 낭만주의자라는 뜻입니다.

또 많이 틀리는 말로 '스프링쿨러(×)'가 있습니다. 화재에 대비해 설치한 물을 뿌려주는 장치를 말하는데요. 'spring cooler(×)'가 아닌 'sprinkle[스프링클]'에서 나온 말이므로 '스프링클러'가 맞습니다. 최근 인기인 탄산수도 영어로는 '스파쿨링(×) 워터'가 아닌 '스파클링 워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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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 안은 '쿨' 아닌 '클'이 맞습니다.
선거철에 많이 보이는 현수막은 프랭카드(×), 플랜카드(×)로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플래카드(placard)'가 맞습니다. 또 신문 등에 기고하는 사람을 가리켜 더러 칼럼리스트(×)라고 하는데요. 영어 표기가 'columncolumnist'니 '칼럼니스트(○)'가 맞습니다. 특별 기고가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항공기 여승무원을 가리키는 스튜어디스는 '스튜디어스(×)'로 잘못 쓰이기도 합니다. 영어로 'stewardess'인데요. 여성만을 가리키는 말이니 남직원에게 '남자 스튜어디스'라고 하면 안되겠습니다. 남승무원은 '스튜어드(steward)'라고 부릅니다. 남녀 구분없이 '객실승무원'이라고 하셔도 좋습니다.

농구에서 골대 테두리를 맞고 공이 튀어 나올 때 '링(ring)'에 맞고 나왔다고도 많이 쓰는데요. 농구 공식 용어로는 발음이 비슷한 '림(rim)'입니다. '림'은 둥근 테를 말하는데요. 자동차 바퀴의 테를 뜻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 자동차 길 안내 기기는 '네비게이션(×)' 아닌 '내비게이션(navigation)', 가속 페달은 '엑셀(×)' 아닌 '액셀' 또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이번주 문제는 '콩글리시'에 대한 겁니다. 다음 영어식 표현들 중 영어권 국가에서도 같은 뜻으로 쓰이는 건 몇 번일까요?
① 오승환은 1사 1루에서 '더블 플레이(double play)'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② 남자 친구는 '스킨십(skinship)'을 좋아해.
③ 이번 시험 '커트라인(cut-line)'은 몇 점인가요?
④ 잘 할 수 있어. '파이팅(f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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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1번.
2번 스킨십은 영어사전에 없습니다. 'physical touch' 정도로 표현 가능합니다. 3번은 영어권에선 'cut-off point'라고 합니다. 4번은 우리나라에선 "힘내!"라는 뜻이지만 원래는 '싸우는'이란 뜻입니다. 영어권에선 응원할 때 'Go for it'이나 이효리 씨 노래 제목처럼 'You go girl!'(여성에게 씀) 등으로 말합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2015년 4월 18일 토요일

'불구'·'농아'…버젓이 사용되는 장애인 비하 용어




● '애자'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영자, 순자, 미자처럼 어느 여성의 이름이 아니라, '장애자'를 줄인 일종의 은어다. 초등학생들이 많이 썼던 말인데 꼭 장애인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말이 어눌하거나 신체적인 약점이 있거나 하는 식으로 놀리거나 공격할 구석이 있는 아이를 욕하듯 표현한 말이 '애자'였다. 아이들이 흔히 쓰는 '애자'라는 표현의 속뜻을 알고 나서 말 그대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요즘 초등생들도 이런 표현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주변의 대학생에게 물어보니 자신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썼다고 한다.)

2007년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됐고 1년이 지나 2008년 4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에서는 32조 <괴롭힘 등의 금지>에서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집단따돌림을 가하거나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 '장애인 비하 용어' 퇴출 시작, 그런데…

법 시행으로부터도 6년이 지나 '장애인 비하 용어'를 퇴출시키기 위한 당국의 조치가 시작됐다. 법제처는 2014년 장애인단체와 함께 선정한 장애인 비하 법령용어 9개를 사용하고 있는 법령을 바꾸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용어는 아래와 같다.
법제처 조사에서는 도로교통법,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법, 문화재보호법 등 법률 3건을 비롯해 모두 109건의 법령에서 정비대상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4년 말까지 50건 정비를 마쳤고 올해 안에 나머지 정비를 완료한다는 게 법제처 계획이었다.

● 조사를 어떻게 했기에…


그런데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법률만 놓고 추가 조사를 해보니, 이런 용어를 쓰고 있는 법률이 6건 더 나왔다. 

국민투표법은 59조 기표절차에서 "맹인 기타 신체의 불구로 인해 자신이 기표를 할 수 없는 투표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정한 사람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원조하게 할 수 있다."라 하고 있고 형법은 11조 농아자에서  "농아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또 258조 중상해, 존속중상해에서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외에 형사소송법,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군형법까지 6개 법률이다.

헌법도 있었다. 헌법은 제34조에서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에서 '장애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를 바꾸기 위한 법 개정안은 지난 3월에야 국회에 제출됐다.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 순위에서는 크게 밀려 언제 개정될지 기약이 없다. (헌법을 바꾸기는 훨씬 더 어려울 것 같다.)

● 굳이 이런 표현까지 바꿔야 하나?…"법부터 바꿔야"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 일반의 정서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굳이 이런 표현까지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언어는 시간이 지나고 사회가 바뀌면서 함께 변한다. 과거에 문제 없던 표현이라고 해서 지금도 그렇지는 않다는 말이다. 맞춤법이 그렇듯이.

'장애자'라는 말 역시 1980년대까지는 공식적으로 쓰던 말이나, 장애인을 비하하는 의미가 있다 하여 1989년 법을 개정해 '심신장애자복지법'에서 '장애인복지법'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그때부터 '장애인'이라고 정의하게 됐다. 

처음에 언급했던 '애자', 아이들이 '애자'라는 말을 그냥 썼을 것 같진 않다. 장애인에 대해 깔보고 비하하고 공격하고 따돌리는 사회 분위기가, 아이들의 공격적이고 무례한 언어 표현에까지 영향을 줬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고 왕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언중에게 남아있는 습관적인 표현까지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더라도, 법률이나 시행령 같은 이 사회의 공식 용어에서는, 그리고 바른 말 고운 말을 써야 하는 방송 등 언론에서는 개선하는 게 맞다고 본다. 어떤 법률은 개선하고 어떤 법률은 빠뜨리는 그런 허술함도 없어야겠다.

그래야 '애자' 같은 말의 사용도 줄어들 것 같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 장애에 관한 잘못 쓰이는 관용구와 대안

장애인 단체들은 또 이외에도 장애에 관한 잘못된 관용구와 그 대안에 대해서도 제안하고 있다. 참고를 위해 옮겨둔다.

장애를 앓고 있는 -> 장애를 갖고 있는

: 장애는 질환이 아니라고 국제적으로 합의됨.

꿀먹은 벙어리 -> 말문이 막힌, 말을 못하는

눈먼 돈 -> 관리 안되는 돈

벙어리 냉가슴 앓다 -> 말도 못하고 혼자서 가슴만 답답하다

외눈박이의 시각 -> 왜곡된 시각

외눈박이 방송 -> 편파 방송

절름발이 인재, 절름발이 지성인 -> 부족한 점이 있는 인재, 결격사유가 많은 인재

너 장애인이냐? -> 똑바로 이해하지 못해? 제대로 일하지 못해?

눈깔이 멀었냐? -> 똑바로 봐라, 제대로 판단해라, 그것도 못 보냐?

병신 육갑을 떨다 -> 어리숙하게 행동하지 마라, 상황판단을 잘 해라

지랄한다 -> 함부로 행동하지 마라, 가볍게 굴지마라, 생떼 쓰지 마라

장애에도 불구하고 -> 사회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 ->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불구가 되다 -> 장애를 갖게 되다

정상인 못지 않게 -> 일반인 못지 않게, 비장애인 못지 않게

눈 뜬 장님 -> 보고도 판단을 못하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 -> 전체를 모르면서 어리석은 판단

장애를 극복하고 -> 장애를 잘 받아들여      
<기사 출처 : SBS뉴스>

2015년 3월 31일 화요일

봄엔 '쭈꾸미' 아닌 '주꾸미'가 제맛이죠!

[우리말 밭다리걸기] 음식 이름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완연한 봄입니다. 식욕 당기는 '봄'엔 알이 꽉찬 주꾸미가 그만이죠. 지난 주말, 동네지만 늘 스쳐지나만 가던 노량진수산시장에 들렀는데요. 일단 한바퀴 돌며 구경에 나섭니다. 새우, 바지락, 대하뿐만 아니라 도미, 방어, 숭어 등…. 도심 마트에선 느낄 수 없는 온갖 수산물들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 듯합니다. 그러다 시선을 고정시키는 표지판에 발걸음을 멈췄는데요. '쭈꾸미' '주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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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꾸미'와 '주꾸미'로 각각 적혀 있는 표지판.
혹시나 아주머니의 심기를 건드릴까 한봉지 사며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는데요.
"아주머니~여기 쭈꾸미, 주꾸미 둘다 적혀 있는데 어느 게 맞는 거예요?"
"쭈꾸미! 하지만 적을 때는 주꾸미고. 그래서 둘다 맞지. 호호호~"
우문에 현답이라고, 아주머니의 정확한 답변에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기야 살아 숨쉬는 현장에서 뜻만 통하면 됐지 맞춤법이 무슨 소용일까 싶은데요. 

오늘은 입맛 도는 봄철을 맞아 수산물관 관련, 헷갈리는 맞춤법 한번 알아볼까요.

◇주꾸미/쭈꾸미 곰장어/꼼장어
서론에서도 언급한 '주꾸미/쭈꾸미'는 무엇이 맞는 말일까요. 정답은 '주꾸미'입니다. 된소리로 잘못 발음하는 단어 중 하나인데요. '곰장어/꼼장어' 역시 꼼장어로 많이 발음하지만 '곰장어'가 맞습니다. 

◇암게/암케 수게/수케
주꾸미만큼이나 봄철 많이 언급되는 대표 수산물로 '밥도둑 중 밥도둑' 꽃게가 있는데요. 암 꽃게/수 꽃게를 말하는 '암게/암케 수게/수케' 중 무엇이 맞을까요. 정답은 '암게/수게'입니다.

◇서덜탕/서더리탕 아귀찜/아구찜 
어원과 달리 잘못 쓰인 단어들인데요. 횟집에서 회 먹은 뒤 나오는 매운탕을 '서더리탕'으로 알고 계신 분 많으시죠? 그러나 생선의 살을 발라내고 남은 뼈, 알, 내장 등은 '서덜'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서더리탕'이 아닌 '서덜탕'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많이 헷갈리시는 '아귀/아구'도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마산은 '아구', 경남은 '물꿩', 인천은 '물텀벙'인데요. 정확한 표기는 '아귀'입니다. 따라서 '아구찜'이 아니라 '아귀찜'으로 써야 합니다.

이외에 헷갈리는 음식 관련 단어를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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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신가요. 평소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막상 보니 잘못 쓰는 단어가 많으셨나요?
봄철을 맞아 대형 마트에서 할인행사에 들어간다는 전단지가 쏟아지지만, 이번 주말엔 가까운 재래 수산시장에 들러 가족과 함께 수산물 구경은 어떠신가요?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틀린 말은 무엇일까요?
① 설렁탕
② 상추
③ 찌개
④ 돗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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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④입니다. 돗나물이 아닌 '돌나물'이 맞습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2015년 3월 10일 화요일

“짬찌(신병)·깔깔이(내피) 등 병영언어 못 쓴다”


자료사진. 2014.9.6/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軍, 병영 언어순화지침서 발간 추진..은어·비속어 가려내 사전 형식으로 정리
지휘관 면담, 신고함 설치 등 언어폭력 점검 체계 강화도


"소대장님, 짬찌하고 깔깔이 입고 나가서 제설작업 시마이했습니다"
'짬찌'는 신병, '깔깔이'는 내피, '시마이'는 마무리의 일본식 표현이다. 

군대는 일반인들과는 격리된 공간에서 특수한 임무를 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보니 그들만의 언어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젊은 장병들을 위주로 온라인 상에서 쓰여지는 말들까지 더해져 민간인들은 알아듣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군이 병영 내 잘못된 언어문화 개선을 위해 '병영언어 순화 지침서'를 발간할 계획이어서 군대 내 은어·비속어 사용을 얼마만큼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군방부 관계자는 "오는 9월께 발간을 목표로 '병영언어 순화 지침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병영 언어문화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못된 언어가 쓰이는 한편 언어폭력이 존재한다는 군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따라 Δ바른 병영언어 개념 정립 Δ병영 언어 교육체계 구축 Δ바른 병영언어 생활화 등 세가지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언어 순화 지침서를 발간키로 했다.

지침서는 일본식 표현과 무분별한 외래어, 군대 특유의 은어 등 병영 내 잘못된 표현들을 식별하고 순화어를 발굴해 사전 형식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순화어 발굴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국립국어원 등 전문기관의 감수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명 '다나까' 말투 등 병영 내 특수한 언어문화와 병영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효과적 방안에 대한 장병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침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병영 언어 교육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 11월 제작된 언어교육 교재를 전군에 배포했으며, 국립국어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력해 효과적인 언어교육 체계를 잡아갈 방침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병영 내 폭력적 언어 사용을 바로잡는 차원의 조치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필벌 인센티브 시스템 활용차원에서 지휘관 면담, 신고함 설치 주기적인 설문 등을 실시해 부대 내 언어폭력 점검체계를 강화한다.

언어폭력 상습자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출처 : 뉴스1>

사람 보다 귀한 커피? '사물 존칭' 없앤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틀린 표현이죠.

직원들이 어법을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닙니다.

사정이 있습니다.

결국 커피 전문점들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기사 출처 : SBS>

단언컨□ ? '건대', 학교 이름 말고…

[우리말 밭다리걸기] 32. -건대, 그리고 '대'와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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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가 아이언' 영상광고의 한 장면.(글자 한 개를 가렸습니다)
"단언컨□,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팬택의 한 스마트폰 CF 문구인데요. □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대'이지만, '데'를 떠올린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사실 이 말을 쓸 때는 '그런데'의 '데'가 자연스레 떠오르곤 합니다. 의미도 약간 비슷한 느낌인데요.

사전에는 '-대'가 아닌 '-건대'가 올라 있습니다. 설명을 옮기자면 '뒤 절의 내용이 말하는 사람이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는 따위의 내용임을 미리 밝히는 연결 어미'인데요. 조금 복잡합니다. 

'예컨대'는 예를 들자면, '내가 보건대'는 내가 보자면, '요컨대'는 요점을 말하자면, 곧 '~건대'는 '~(하)자면'의 뜻입니다. 단언컨대는 '단언하건대'를 줄여 쓴 말인데요. 그러면 첫 문장은 "단언하자면, 메탈은 완벽한 물질입니다"가 되겠습니다.

'~하건대'는 '컨대'로 줄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하'가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좀 어려운 부분인데요. 예를 들어 '생각하건대→생각건대' 식입니다. 맞춤법 규정 중 준말에 관한 제40항에는 안울림소리(ㄴ, ㄹ, ㅁ, ㅇ 외의 것) 받침 뒤에서 '하'가 줄어든다고 돼 있습니다. 여기선 '생각'의 끝음절 받침이 'ㄱ'이므로 '하'가 줄었습니다. '못하지 않아'를 흔히 '못지않아'라고 쓰는 게 좋은 예입니다.

한편 '대/데'가 헷갈리는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대요/~데요'가 그건데요. 우리말밭다리걸기 5회(기사 바로가기)에서도 다룬 바 있습니다.

'보너스가 나왔대요.'
'보너스가 나왔데요.'

사실, 입말로 할 때는 억양이 달라서 두 문장을 쉽게 구분할 수 있을 텐데요. 윗 문장은 보너스가 나왔'다'고 하네요의 뜻이고, 뒷 문장은 보너스가 나왔'더'라고요의 뜻입니다. 모음의 모양을 비교해 보면 맞게 쓰는 법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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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글꼴을 썼습니다.)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문장 중에서 '대'나 '데'가 잘못 쓰인 것을 골라주세요.

1 제발 바라건'대'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마.
2 어제 말한 게 이건'대', 받아.
3 그 영화 의외로 재미있'데'요.
4 엄마가 어제 밥집 마음에 드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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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2번, 여기서 '이건데'는 '이것인데'를 구어적으로 줄여서 쓴 말입니다. '~건대'와는 상관없습니다. 3번은 영화가 재미있더군요, 4번은 마음에 드셨다고 해의 뜻입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