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1만원짜리 와인 10만원으로 둔갑시켜 2만원에 파는 상술…FTA로 철폐된 관세, 마진으로 흡수도]
직장인 김병수(41·가명)씨는 평소 와인을 좋아해 백화점, 대형마트 할인행사 때면 한번에 여러 병씩 구매하는데 불만이 많다. 최대 할인율이 80%라고 홍보하지만 실제 해외 판매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잦은 할인행사에 할인율이 높다보니 정가가 과연 얼마인지 불신만 커져서다.
김 씨는 "정가 15만원짜리 와인을 3만원 균일가에 준다길래 샀는데, 해외에선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싸구려 와인이더라"며"대체 와인 수입 업체가 얼마의 이윤을 남기기에 이런 폭탄세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대규모 와인 할인행사를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이 따갑다. 터무니없는 정상가를 내걸고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상술 탓이다. 이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와인 판매 관행이 지속될 경우 와인 시장이 순식간에 붕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와인 수입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일제히 와인장터가 열렸다.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롯데주류, 신세계L&B 등 국내 주요 와인 수입업체가 수입하는 와인은 물론 대형마트들이 직수입한 물량을 풀어 놓는다. 이번 행사에 선보이는 물량만 100만 병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율은 최대 80%에 달하며 5000원·1만원 균일가 제품도 상당수 선보인다.
와인 수입업체들과 대형마트들은 마진축소와 라벨손상 상품 재고처리, 해외직소싱 등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주장한다. 큰 폭의 할인에 따른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수입 와인 유통구조가 단순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수입와인 매장 관계자는 "보통 와인 마진율은 수입상 30%, 도매상 20%, 소매상(대형마트 등) 20% 정도로 보면 된다"며 "마진율을 높게 잡았기에 할인 폭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진을 높게 책정할 수 있는 비밀은 세금에 있다. 예컨대 1만원짜리 와인을 수입했을 경우 관세(15%)를 더한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주세 30%를 부과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등을 더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1만6000원이 훌쩍 넘는다.
이후에는 유통업체가 마진을 얼마를 붙이던 제품에 붙는 세금은 달라지지 않는다. 수입원가 1만원짜리 제품의 정상가를 5만원으로 하던 10만원으로 하던 모두 업체 마음대로다.
대형마트 와인 할인행사가 홍보하는 최대 할인율 80%도 이러한 과세·유통구조에 기인한다. 수입원가에 상관없이 일단 가격을 높이 책정한 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와인 주산지인 미국, 칠레, 호주 등과 FTA를 체결하고도 수입와인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철폐된 관세 15%를 사실상 유통마진으로 가져가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입와인 업체 관계자는 "할인행사에 참여하더라도 인건비는 물론 재고가 발생해도 업체가 다 책임져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도 "최근 대형마트가 직소싱으로 가격을 더 떨어뜨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생각만큼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백화점 와인할인행사 자료 사진./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
김 씨는 "정가 15만원짜리 와인을 3만원 균일가에 준다길래 샀는데, 해외에선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싸구려 와인이더라"며"대체 와인 수입 업체가 얼마의 이윤을 남기기에 이런 폭탄세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대규모 와인 할인행사를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이 따갑다. 터무니없는 정상가를 내걸고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상술 탓이다. 이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와인 판매 관행이 지속될 경우 와인 시장이 순식간에 붕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와인 수입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일제히 와인장터가 열렸다.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롯데주류, 신세계L&B 등 국내 주요 와인 수입업체가 수입하는 와인은 물론 대형마트들이 직수입한 물량을 풀어 놓는다. 이번 행사에 선보이는 물량만 100만 병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율은 최대 80%에 달하며 5000원·1만원 균일가 제품도 상당수 선보인다.
와인 수입업체들과 대형마트들은 마진축소와 라벨손상 상품 재고처리, 해외직소싱 등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주장한다. 큰 폭의 할인에 따른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수입 와인 유통구조가 단순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수입와인 매장 관계자는 "보통 와인 마진율은 수입상 30%, 도매상 20%, 소매상(대형마트 등) 20% 정도로 보면 된다"며 "마진율을 높게 잡았기에 할인 폭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진을 높게 책정할 수 있는 비밀은 세금에 있다. 예컨대 1만원짜리 와인을 수입했을 경우 관세(15%)를 더한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주세 30%를 부과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등을 더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1만6000원이 훌쩍 넘는다.
이후에는 유통업체가 마진을 얼마를 붙이던 제품에 붙는 세금은 달라지지 않는다. 수입원가 1만원짜리 제품의 정상가를 5만원으로 하던 10만원으로 하던 모두 업체 마음대로다.
대형마트 와인 할인행사가 홍보하는 최대 할인율 80%도 이러한 과세·유통구조에 기인한다. 수입원가에 상관없이 일단 가격을 높이 책정한 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와인 주산지인 미국, 칠레, 호주 등과 FTA를 체결하고도 수입와인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철폐된 관세 15%를 사실상 유통마진으로 가져가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입와인 업체 관계자는 "할인행사에 참여하더라도 인건비는 물론 재고가 발생해도 업체가 다 책임져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도 "최근 대형마트가 직소싱으로 가격을 더 떨어뜨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생각만큼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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