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0일 일요일

커피 '레귤러' 브랜드별로 들쭉날쭉

사전에 확인 않고 주문땐 생각보다 큰 용량에 당황
큰 사이즈 기본 제안하기도
시민단체 "전문점별 기준 소비자에게 강요하기 보다
용량 기준 의무화 추진을" 



#.평소 회사 앞 커피빈을 자주 찾는 직장인 최모씨(31)는 출장지에서 일을 하던 중 커피 생각이 간절해 커피빈을 찾았으나 없었다. 할 수 없이 가까운 커피 매장을 방문, 평소와 마친가지로 스몰 사이즈의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를 받은 최씨는 당황했다. 스몰 사이즈 커피가 생각보다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문의하니 커피빈의 스몰 사이즈는 355㎖이지만 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몰 커피는 250㎖라고 했다. 최씨는 추가로 커피를 주문했다.

■같은 레귤러지만 100㎖ 차이

커피 전문점마다 사이즈별 용량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레귤러'인데도 전문점별로 용량이 다르다보니 레귤러를 시켰다가 큰 사이즈에 당황하는 소비자도 있다. 소비자단체는 커피전문점별로 명칭이나 사이즈를 규격화해 소비자들이 가격정보를 보다 쉽게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0일 한국기업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은 2013년 1만8000여곳에서 지난해 4만9600여개로 급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커피전문점이 증가하다보니 브랜드마다 다른 사이즈별 용량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실제 파스쿠치,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등은 300㎖대 용량의 작은 사이즈 음료를 '레귤러'라고 하는 데 비해 커피빈, 엔제리너스 등은 400㎖대의 비교적 큰 사이즈 음료를 '레귤러'라고 한다.

투썸플레이스의 '레귤러'(355㎖)와 커피빈의 '레귤러'(473㎖) 차이가 100㎖를 넘는 셈이다. 커피전문점은 아니지만 차(茶) 전문점 공차의 경우 기본 사이즈를 '라지', 한 단계 큰 사이즈를 '점보'라고 부른다.

이처럼 사이즈별 용량이 전문점별로 제각각이다 보니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생 박모씨(23.여)는 "한 전문점에서 커피를 시키자 점원이 '레귤러 사이즈 괜찮으세요'라고 물어 작은 사이즈일 줄 알고 주문했으나 400㎖대 큰 사이즈 음료가 나왔다"며 "점원들이 기본 사이즈를 권해 별다른 고민 없이 시켰다가 음료를 받아보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점별로 사이즈 용량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 비싼 사이즈 음료를 팔기 위해 의도적으로 큰 사이즈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방적 용량기준 강요 안돼"

서울 YWCA는 지난해 실시한 '커피전문점 가격비교 조사'를 통해 커피전문점별로 차이나는 사이즈별 용량 기준을 정하고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서울 YWCA 관계자는 "업체가 제각각 일방적으로 용량 구분 기준을 정해놓고 소비자 선택을 강요하기보다 소비자 수요조사 등을 통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량 표시 단위 역시 통일해 소비자가 브랜드 간 가격비교를 쉽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에 노력해야 한다"며 "업체들과 간담회 때마다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중"이라고 전했다.
<기사 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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