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일 일요일

성주CC, 롯데에서 유일하게 돈버는 골프장인데…



국방부 일방적 "사드 배치 확정"....미르 K재단 반강제 갹출 등 '보수정권'의 기업 배신


편집자주40대 남자가 늘어놓는 잡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도 여전히 나도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40대의 다이어리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50雜s로 바뀝니다. 계속 쓸 수 있다면...
롯데 성주스카이힐CC 전경
롯데 성주스카이힐CC 전경
롯데그룹은 스카이힐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걸쳐 골프장 4곳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롯데 골프장들도 운영에 애를 먹고 있지만, 성주 스카이힐 골프장은 그룹 골프장 중에 매년 30억원 이상씩 흑자를 내는 알짜배기이다. 30억원이라고 하지만 현금장사인데다, 감가상각률이 큰 골프장이 그 정도 흑자를 낸다는 것은 유동성 측면에서 보면 꽤나 '효자'인 셈이다.

정부가 그 골프장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확정'됐다고 30일 밝혔다. 후보지로 이 골프장이 유력하다고 정부가 이야기할 때부터 궁금했다. 골프장에 정부 지분이라도 있는 건지, 어차피 장사도 잘 안돼 롯데로서는 있으나 마나한 골프장인지..

"공식입장이 없다" 즉 '유구무언'을 고수하던 롯데그룹은 공식발표가 나자 "중차대한 안보상황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가 고려해야 할 중차대한 안보상황은 아마도 총수가 구속될뻔 한 '기업안보'상황일 것이다.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중국 관광객들의 돈을 벌고 있는 롯데입장에선 중국 비즈니스를 생각해야 하는 또 다른 '중차대한' 상황도 있지만, 당장 그룹이 무너지느냐 마느냐를 걱정해야 하는 입장에선 뒤로 미룰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애초 롯데 골프장을 유력 부지로 삼았을때, 국방부가 롯데의 상황을 모르지 않았을터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결정만 하면 롯데땅은 우리 땅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성남 서울비행장 공군 활주로까지 틀어서 제2롯데월드를 짓게 만들어 줬으니 그정도야 '껌값'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국방부는 '롯데와 협의중'이라는 말 한번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엄연히 주인이 있는 땅을 사전 상의나 양해도 없이 내땅처럼 생각하는 정부가 과연 '기업'을 생각하는 자본주의의 기본 자질이 있는지를 심각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토지수용법의 절차라는게 있다 하더라도 멀쩡히 알짜배기 장사를 하고 있는 상업시설을 써야겠다고 할 때는, 법 절차 이전에 최소한 '양해'를 구하거나 미안한 마음이라도 갖는 게 국민과 기업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같은날, 전국경제인연합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고 이름을 바꾸는 등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내서 만들었다는 두 재단의 주인은 '전경련'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당당하게 '내 물건'인양 할 수 있는 건, 전경련이 그 재단들을 만들고자 한 사람들을 대신해 돈을 걷는 '마름'의 완장을 차고 있었다는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돈을 낸 기업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늘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선 할말이 없다" 즉 '유구무언'이다.
드물게 "정말로 뜻이 좋아서 냈다"는 'FM 답변'을 내놓는 기업 사람들도 있지만, 말 그대로 '홍보용 기록용 멘트'일뿐이다. 얼굴엔 '다 알면서 곤란하게 왜 그런건 묻냐'는 말이 씌여 있다. 미르재단, K재단, 청년펀드, 통일펀드...등등등 '자발적'이라고 일컬어졌던 많은 출연금은 삼성을 '기준'삼아 기업규모에 따라 거의 정확히 배분비율이 정해져 있다.

흔히 기업들은 '보수적'이라고들 한다. 보수정당 편이라고 하는게 맞겠다.
여기서 보수라는건 기업활동에 간섭을 최소화하고 규제를 줄이고, 세금도 최대한 적게 걷는 그런 정부를 선호한다는 '경제원론적' 입장을 말한다.
그런데 입이 있어도 말은 못하게 하고, 돈과 땅을 내것처럼 걷어간다면 기업활동을 보장해주는 보수정부라고 할 수가 있을까.

합법·비합법적으로 걷어가는 준조세가 지난해 58조원이었다는 추정치까지 있다. 법인세보다 많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준조세'를 뜯기는데 법인세를 올리자는게 말이 되느냐고도 한다.
정부나 '권력'이 부과하는 준조세를 '상수'로 둔다면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준조세를 없애고 차라리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정당한 세금을 내는 게 떳떳하기도 하고, 기업들의 공헌을 정당하게 인정받는 정답이다.
기업들의 이익 대변단체인 전경련이 앞에서는 '준조세 인하'를 외치면서 뒤로는 준조세 수금 창구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차라리 해산해서 수금을 불편하게 하는 게 그나마 조금이라도 준조세를 줄이는 길이다.

이 정부의 임기가 끝나길 바라는 사람들이 야당 진보측뿐 아니라 기업쪽에서도 늘어난다면 레임덕은 더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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