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6일 일요일

IS이어 벌집 쑤셔놓은 터키, 속내는



뒤늦게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동참한 터키가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하듯 연일 IS에 대한 공습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터키 내 쿠르드족 자치를 요구해온 반군인 ’쿠르드족노동자당(PKK)'에 대한 공격까지 나서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쿠르드족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미국을 도와 IS 격퇴에 가장 애써온 민족이다. PKK는 곧장 터키와 유지해온 2년여 휴전을 무효로 선언하며 대응공격을 예고했다.

26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터키는 25일 시리아 영공에 진입해IS 군 기지와 모병소 등에 대한 3차 공습을 단행했다. 전날 새벽과 전날 밤 1, 2차 공습에 이은 것이다. 터키는 시리아 북부에 IS 세력이 없는 지대를 만들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터키는 IS에 대한 공세의 이유로 지난 23일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IS의 총격으로 터키군 1명이 사망한 사건과 지난 20일 터키 남부에서 IS 조직원에 의한 자살폭탄 테러로 32명이 숨진 일을 내세우지만 이 못지않게 ‘외교적 계산’이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파디 하쿠라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이란과 미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중동에서 터키의 위상이 급추락했다”면서 “이런 위기감 때문에 미국에 자신들의 영향력이 살아있음을 보이려고 공습에 적극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동안 터키가 방조하는 사이 터키·시리아 국경 지대에서 IS가 상당한 전력을 구축하며 실체적 위협으로 부상한 것도 터키를 움직인 요인으로 보인다.

문제는 터키가 이라크 북부의 PKK 기지까지 공습하면서 양쪽이 새로운 전쟁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PKK는 터키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1450만명의 쿠르드족을 대변해 독립운동을 벌여왔다. 터키에서의 탄압을 피해 이라크 북부에 본부를 두고 있다. 양쪽은 1984년부터 30년 가까이 교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수만명이 숨졌다. 그러다 터키가 쿠르드족에 대한 권리 확대를 약속해 2013년 휴전이 성립됐다.

하지만 최근 IS가 일으킨 테러로 숨진 32명 대부분이 쿠르드족이고, 이에 쿠르드족이 터키 정부가 테러를 방조했다면서 경찰서 등을 습격한 일이 발생했다. 이에 터키 정부가 PKK가 습격의 배후라며 공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공습의 진짜 목적은 다른데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IS 격퇴전에서 큰 공을 세운 시리아·이라크 내 쿠르드족이 PKK와 함께 ‘독립국가’ 수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자 터키가 선제적으로 ‘훼방작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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