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8일 수요일

50층까지 불과 25초…동전조차 쓰러짐이 없었다

신상용 현대엘리베이터 기성대우가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 '디엘'에 기자와 동석,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하는 동안 창틀에 놓인 동전이 흔들림 없이 서있다. © News1
세계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 '디 엘'타보니..
분당 1080m....분당 600m짜리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


50층짜리 건물을 올라가는 데 몇 분의 시간이 필요할까. 현대엘리베이터는 딱 25초면 된다고 답했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아산타워'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가 있다. '디엘(THE EL)'이라는 이름의 이 엘리베이터는 1분에 1080m를 오를 수 있다. 27일 기자가 직접 본 디엘은 겉보기에는 호텔이나 고층빌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엘리베이터였다.

하지만 문이 닫히자 느낌이 다른 엘리베이터와 달랐다. 고속으로 움직이기 위한 소음저감장치가 작동되면서 내부가 완전히 밀폐된다. 문도 안쪽으로 5㎜정도 밀려들어 오면서 소음과 기압을 차단한다. 마치 비행기에 탄 밀폐감을 주더니 이내 '이륙'하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바깥을 봐야 실감이 난다. 안쪽을 보면 내부에 진동이 없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어렵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전망창에 10원 짜리 동전 하나가 서있다. 뭔가로 붙여놓은 줄 알았는데 건드리니 쓰러져버린다. 그냥 서있던 것이다. 동전을 다시 세워두자 50층에 도착했다. 타이머를 보자 25초가 지나 있었다.


현대아산타워 전경. © News1
아직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를 타보려면 이천에 와야 한다. 실제로 디엘을 도입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 체험은 할 수 있다. 분당 600m를 움직일 수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제품이 부산의 국제금융센터에 설치되어있다. 이 엘리베이터는 국내 건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중 가장 빠른 모델이다. 두바이에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의 엘리베이터와 같은 속도다.

그 밖에도 두 손에 짐을 든 사용자가 버튼을 발로 눌러 승강기를 호출할 수 있는 시스템과 승강기 내 바이러스와 곰팡이, 해충 등의 번식을 막는 시스템, 병원 등에 설치해 감염 등의 위험을 막을 수 있는 터치리스(Touchless) 버튼 시스템 등 최첨단 엘리베이터 기술이 모두 모여있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뽐내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제는 중견기업이 된 현대그룹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알짜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1조3480억원, 영업이익 1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3%, 21.7% 오른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 상반기에도 매출 8140억원, 영업이익 814억원으로 연말이면 사상 최고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기세다.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도 지난 4월 말 기준 42.4%로 독보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제조와 판매 시장 외에도 승강기 유지보수시장에서도 국내 1위 회사다. 지난 5월 말 기준 총 유지보수 대수 12만2600대로 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승강기 유지보수 부분에서 매출액 24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대비 17.2% 수준이다. 승강기 유지·보수 계약에서 최저입찰제까지 폐지되면서 승강기 유지보수시장 점유율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그 비결은 이천공장에 위치한 현대CCC(Customer Care Center)다.


현대CCC 전경. © News1
현대CCC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한쪽 벽면을 모두 뒤엎는 크기의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모니터에는 전국 각지에 설치된 현대엘리베이터의 현황과 각 운영상태가 일목요연하게 실시간 업데이트되고 있다.

모니터 앞에는 상담과 문제대응을 위한 운용인력이 3교대 24시간 365일 근무 중이다. 

모니터에 보이는 정보의 수준은 자세했다. 현재 움직이고 있는 엘리베이터의 속도와 실린 무게, 운행 횟수, 각 층에 머문 시간 등이 모두 실시간으로 보여진다. 모든 수치가 이곳에서 통제되고 조정이 가능했다. 

신속한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해 전국지도위에 현재 근무 중인 수리기사의 위치와 하고 있는 업무도 모니터링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문제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바로 현대CCC에 있는 상담원과 통화연결이 가능하다. 문제를 인지한 상담원은 모니터링 현황을 곧바로 파악해 가장 가까운 AS기사에게 문제가 발생한 곳의 위치와 이동경로를 전달하고, 그런 상황을 곧바로 해당 엘리베이터에도 알리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승강기 자체의 기술력과 생산능력, 유지보수 능력 등 모든 면에서 국내에서 활동하는 다른 업체를 모두 압도하고 있다"며 "중국과 터키 등에 설립한 현지 법인을 통해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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