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8일 일요일

제네시스 G80 3.8 HTRAC, 현대 제네시스보다 보수적인 차

제네시스 G80 3.8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과 정숙성이다. G80의 디자인은 볼수록 괜찮고, 비슷한 사이즈의 독일차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정숙성 역시 마찬가지다.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확보하고 있고, 전반적인 주행 성능도 3.3보다 좋다. 동력 성능에서 한결 여유가 있다. 체중 감량은 필요해 보인다. 제네시스 G80은 현대 제네시스보다 보수적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주력은 G80이다. 기존 제네시스의 인기가 좋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엔트리 모델이다. 앞으로 G70과 SUV 등의 추가적인 모델이 출시되면 제네시스 라인업은 보다 풍성해질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G80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G80은 고성능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G80의 엔진은 3.3과 3.8 두 가지로 나온다. 엔진을 비롯한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같고, 디자인을 비롯한 전반적인 구성도 사실상 같다. 그럼에도 새 차 느낌이 나는 건 브랜드가 새로 런칭됐기 때문이다. 3.3에서도 얘기를 했지만 제네시스 G80의 가장 큰 변화는 브랜드와 새 차명이다. 그러니까 기존의 현대 제네시스 380이 제네시스 3.8으로 바뀌었다. 물론 안팎으로 약간의 변화는 있고 주행 성능에서도 조금은 세팅을 달리한 거 같다. 시승차는 G80 3.8 HTRAC의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G80의 외관의 변화는 극히 미미하다. 이미 완성도가 높은 디자인이기 때문에 딱히 손대기가 어렵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그만큼 G80은 외관 디자인을 잘 뽑았고, 존재감도 있다. 무엇보다도 고급차라는 느낌이 물씬하다. 전면을 보면 범퍼 하단과 안개등 주변에 크롬 장식이 추가된 정도다. G80만 보면 티가 안 나지만 기존 제네시스와 같이 놓고 보면 차이가 있긴 하다. 


리어의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범퍼 하단에 크롬 라인이 한 줄 들어간 정도다. 크롬 라인보다는 트렁크에 붙은 ‘G80'과 ’3.8‘ 배지가 더 구분이 된다. 차체 사이즈는 4,990×1,890×1,480mm, 3,010mm로 기존과 완전히 같다. 풀 LED 헤드램프는 3.8부터 고를 수 있다.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프로콘택트 TX(트레드웨어 400), 사이즈는 245/40R19, 275/35R19이다. HTRAC이지만 앞뒤 타이어 사이즈를 달리한 건 뒷바퀴굴림인 것을 강조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타이어 사이즈는 지난달 시승했던 3.3과 동일하다. 


실내는 소재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생겼다. 대시보드에 적용된 우드와 메탈 그레인의 느낌이 좋고, 기어 레버 주변의 알루미늄도 질감이 괜찮다. 실내의 전체적인 마무리는 빈틈이 없다. 무엇보다도 차에 타면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급 브랜드의 차이기 때문에 모니터 내 메뉴에서도 차이를 뒀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현대차보다 메뉴를 세분화 했고 수도 훨씬 많다. 모니터 내 메뉴는 터치스크린은 물론 기어 레버 뒤의 다이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창문을 열고 시동을 끄면 “창문이 열렸습니다”라는 안내 멘트도 나온다. 


실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전자식 기어 레버이다. 이 기어 레버는 보기에도 좋지만 조작도 편하다. R-N-D는 기존 기어 레버와 동일하고, P는 버튼을 누르면 된다. 기어 레버 역시도 고급감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기어 레버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와 오토 홀드 등의 버튼이 배치된다. 3.8은 통풍 시트가 3.3보다 좀 더 시원한 거 같다. 

전자식 기어 레버 및 무선 충전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디자인이 약간 달라졌고, 수납 공간 자체는 줄었다. 기어 레버 앞의 수납공간은 무선 충전 시스템과 AUXUSB 단자가 마련돼 있다. 그러니까 현대차의 특징과도 같은 두 개의 12V 단자가 센터콘솔 박스로 이동했다.


계기판은 눈에 잘 들어오는 디자인이고, 가운데 액정을 통해서는 여러 가지 정보 확인 및 메뉴를 설정할 수 있다. HUD만 해도 메뉴가 많다. G80의HUD는 폰트가 달라져서인지 가독성이 좋고 눈에 잘 들어온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은 물론 과속방지턱, 차량 속도, 차선유지장치의 활성화 같은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계기판은 3.3과 다른 게 한 가지 있다. 3.3은 수동 조작 시 기어 단수가 표시되는 숫자에 테두리가 있었는데, 3.8은 없다. 같은 차에 왜 차이를 뒀는지는 모르겠다. 

스티어링 휠과 스포크의 버튼은 다른 현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 버튼의 조작감이 더 고급스럽다. 스포크 우측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 있고, 차선 유지 기능 활성화 버튼은 칼럼 좌측에 위치해 있다. 


G80의 가죽 시트는 몸을 잡아주는 기능성이 좋고, 승차감을 높여주는 안락함까지 갖췄다. 거기다 쿠션의 앞부분을 확대하거나 사이드 볼스터를 별도로 조절할 수도 있다. 시트를 가장 낮추면 보닛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려간다.


G80은 현대차와 다르게 차체 사이즈 대비 2열 공간이 넓은 편은 아니다. 예를 들어 K7보다 2열 공간은 좁다. 앞바퀴굴림과 뒷바퀴굴림의 차이라고 하겠다. 가운데가 불룩하게 솟아 있어서 2열에 성인 3명이 앉기는 힘들다. 2열은 사실상 2명만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2열 시트는 1열보다 포지션이 약간 높고 콘솔의 버튼으로 등받이 및 쿠션의 기울기도 가능하다. 


시승차에는 듀얼 모니터 패키지가 적용돼 있다. 모니터 내의 메뉴는 암레스트의 버튼으로 조작이 가능하고, 디자인은 1열과 동일하다. 호화 사양이라고 할 수 있다. 암레스트 수납함에는 12V 단자와 데이터 리딩이 가능한USB 단자도 마련된다. 

파워트레인은 3.8리터 V6 람다 직분사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조합된다. 최고 출력은 315마력, 최대 토크는 40.5kg.m으로, 기존 제네시스 380과 완전히 같다. 엔진의 수치는 같은데 G80은 좀 더 보수적인 세팅 같다. 정숙성은 더 좋고 반응은 좀 늦다. 


G80 3.8의 주행에서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역시 정숙성이다. 공회전은 물론 주행 중에도 정숙성이 탁월하다. 공회전에서는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고, 주행할 때도 외부 소음의 침입이 최소화 돼 있다. 일상적인 속도에서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타이어 마찰 소음만 들린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다. 

3.8은 엔진 회전수를 높이 올려도 실내로 밀려들어오는 소음이 크지 않다. 작년의 380은 가속 시 어느 정도 엔진 소리를 살리는 세팅이었다. 하지만 G80은 고회전에서도 정숙성이 그대로 유지된다. 음색 자체도 부드럽다. 3.3 시승할 때도 느꼈지만 G80은 작년에 탔던 현대 제네시스 380보다 조용한 거 같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50, 85, 130, 175, 210km/h이다. 그리고 6단으로 회전수가 6,000 rpm에 이르면 240km/h에 도달한다. G80 3.3과 기어비 배치가 같다. 출력이 높기 때문에 동력 성능에는 한결 여유가 있다. 작년에 탔던 380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가속력은 조금 못한 감이 있다. 작년의 380은 같은 구간에서 속도 제한에 걸렸지만 G80 3.8은 그보다 조금 속도가 낮다. 


3.3보다 동력 성능은 한결 여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컴포트 성향이다. 에코와 노멀 모드에서는 한 박자 쉬면서 반응한다. 물론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면 좀 더 빠른 반응을 보인다. 이번 세대는 어쩔 수 없지만 G80은 감량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G80 3.8 HTRAC의 차체 중량은 약 2톤으로 동급에서 가장 무거운 차에 속한다. 

8단 자동변속기는 시종일관 부드럽고, 이는 승차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이다. 간헐적으로 튀는 현상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드럽다. 예전과 비한다면 저속에서 강하게 물리는 느낌도 좋아졌다. G80의 하체는 승차감 위주라서 진동을 잘 흡수한다. 정숙성과 함께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만들고, 이 역시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잘 부합되는 부분이다. 특히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속도에서는 승차감이 정말 좋다. 

3.8은 3.3보다 전반적인 주행 성능이 좋다. 가속력은 물론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한결 낫다. 3.3은 다른 현대기아차보다 떨어진다고 느꼈는데, 3.8은 그 정도는 아니다.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이 추가된 게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은 3.8에만 적용된다. 거기다 동일 조건에서 급제동 할 때의 브레이크 성능도 3.3보다 좋다. 높아진 엔진 출력에 맞게 제동력도 보강을 한 것 같다. 


회전할 때는 얼핏 뒷바퀴굴림 같은 성향이 나타나긴 하지만 제어는 최근 몇 년 동안 나온 현대기아차보다 많이 들어간다. 개입이 좀 더 빠르고 엔진 힘을 살려주는 시점도 약간 늦다. 그리고 속도를 많이 높여서 회전하면 머리가 조향하는 것보다 더 꺽이는 현상도 보인다. 그러니까 회전 역시도 다소 보수적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회전 성능도 3.3보다 좋다고 느낀다.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G80의 차선 유지 기능은 성능이 좋다. 어느 정도 통행량이 있는 도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차선을 유지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그리고 급가속 할 때도 차선을 잘 지킨다. 고속도로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HDA(Highway Driving Asist)도 있다. HDA는 기존의 차선 유지 장치보다 유지 시간이 길다. 물론 차선 유지 장치는 어디까지나 보조의 개념인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속 주행 연비는 3.3보다 조금씩 못하다.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해 90km/h로 정속 주행하면 리터당 14~15km, 110km/h에서는 12~13km의 순간 연비가 나온다. 8단으로 110km/h를 달릴 때의 엔진 회전수는 1,800 rpm 정도다. 



제네시스 G80은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정숙성과 다양한 편의 장비까지 갖췄기 때문에 잘 팔리는 게 당연해 보인다. 주행 성능으로 보면 3.3보다는 3.8이 여러모로 메리트가 있다. 그리고 주행 및 연비를 감안하면 HTRAC은 없는 게 더 낫다고 생각된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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