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8일 수요일

진로선택 및 인력양성

필자는 가끔 인근의 산을 오르곤 한다. 산을 오르다 보면 나와는 다른 길에서 나오는 등산객을 보곤 한다. 그 등산로에는 어떤 길이 있을까? 색 다른 광경이 펼쳐질까? 하는 궁금함도 잠시, 가 보지 못한 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그 길로 등산을 해 보지 못했다.
어느 날,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도전을 시도해 보았다. 그 길은 필자가 다녔던 길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필자를 이끌었다. 계단이 없어 무릎에 대한 부담도 적고, 황토 흙을 밟으며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고즈넉한 등산로이어서 좋았으나, 내가 알고 있었던 등산로로 연결될 때 까지는 다소의 두려움과 불안감도 있었다.
이와 같이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경로에도 훌륭한 것들이 많이 있을 수 있을 것이나 처음으로 시도할 때는 조금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 이후에는 두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것은 대부분 익숙함과의 연속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첫 인사, 처음 참석하는 모임에의 참석, 새로운 단체나 기관에의 소속 등, 초기에는 어색하고 친밀감도 적어 어색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고 만남이 지속된 이후에, 곧 익숙하게 되어 처음의 서먹했었던 느낌을 곧 잊어버리게 된다.
이와 같이 인간의 생활은 모든 것과의 익숙함에 적응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 대상이 사람일 수도, 단체일수도, 물건일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나 호기심을 즐기기 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습성이다. 그래서 학연, 지연, 혈연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직업선택의 경우에도,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했던 익숙한 길들만 남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전공이나 부모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하는 것도 그 일환의 하나가 아닌가 한다. 즉 이미 그 길을 경험해 보아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실패의 확률도 적고 조언을 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 보지 못한 길, 학습해 보지 못한 수많은 전공, 체험하지 못한 직업 등에도 현재의 직업보다, 보다 큰 장점과 강점이 있음을 아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러한 해법은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기술한 길잡이인 직업 안내서의 정독, 타인들과의 대화 및 주의 깊은 관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문 및 방송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생생한 경험을 전수하는 방법, 정부차원에서 각 분야의 특성을 기술한 지침서를 발간하는 방법도 큰 기여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해법은 경험이 풍부한 인생 선배(조언자)인 멘토(mentor)와 인생 후배인 멘티(mentee) 제도를 통해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직업 선택을 준비하는 취업자의 자세일 것이다. 앞에 언급한 여러 가지 제도적인 정보가 시스템적으로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잘 활용하는 자세 및 태도,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하는 진취적인 자세가 없다면 그러한 정보는 쓸모없게 될 것이다. 산업의 각 분야에서는 생활환경의 변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수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그 흐름에 뒤쳐지는 직업은 서서히 사라진다. 컴퓨터 산업의 급격한 발전으로 카드 펀칭 요원, 타자원, 문서 정리원, 극장 간판 미술사, 주산학원 강사, 수필 속기사, 버스 안내양, 전화교환원 등은 사라졌거나, 사라져가는 직업이 되었다. 전기 분야의 직업에도 이러한 상황이 나타나지 않으란 법은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기분야를 선도하는 공공기관에서 전기 분야의 후학과 젊은이들을 인도하는 진로 안내 사업을 선도해보면 좋겠다. 즉 전기 분야의 현재 직업의 특성 분석 및 종사자들의 경험 조사, 전기 분야의 미래 발전가능 분야 및 새롭게 예상되는 직업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전기 분야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은 적성에 맞는 올바른 직업의 선택, 미래를 선도할 유망한 직업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관심 인력을 유망 선도 분야로 자연스럽게 인도하고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전기 분야의 발전에 커다란 기여가 될 것이다. 최근 전국 각 공과대학에서 전기공학 및 에너지 관련 강좌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우리 분야의 발전과 성공을 견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가진 것은 사람(人)이 가장 큰 자원이며, 사람의 힘(力)을 키워야(人力養成), 계속적인 전기 분야의 발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철환 성균관대 교수
<기사 출처 : 전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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