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5일 일요일

애플의 굴욕… 印정부 “최첨단 기업 아냐”

13억 인구의 거대시장 인도 진출을 모색하던 애플이 뜻밖의 굴욕을 당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애플이 최근 인도 정부로부터 ‘최첨단 기술력’을 지닌 업체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망신을 당한 것은 물론 정식 매장 개장이 미뤄졌다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인도 현행법상 외국 업체는 매장 제품 30%를 인도 현지 제품으로 채워야 한다. 예외는 정부가 최첨단 기술력을 지녔다고 인정한 업체뿐이다.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애플 제품으로 가득 채운 애플 정식 매장은 당분간 인도에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매년 약 30% 성장률을 기록하는 블루오션이다. 중국과 미국 등 다른 거대시장이 정체기인 것을 고려하면 애플과 삼성 같은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에는 포기할 수 없는 목표다. 특히 애플은 최근 집중 공략한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26% 감소하면서 새 시장 진출이 절실했다.

인도 현지에서 애플의 주력제품인 아이폰은 다른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의 50배가량인 5만 루피(약 88만원)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판매량이 56% 급증해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힘입어 애플은 지난해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1860억원) 판매액을 돌파했다. 아이폰의 현 시장점유율이 2%에 불과한 것을 고려할 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애플은 시장진출을 위한 사전작업 성격으로 인도시장에 적극 투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4000개 일자리를 창출할 현지 공장시설을 공개했다. 이번 결정이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고 밝힌 아룬 자이틀레이 재무장관의 해명이 애플에 더욱 황당한 이유다.

애플은 지갑이 가벼운 인도 소비자를 노려 저가의 리퍼(중고 부품을 재조립한 제품) 아이폰을 인도에 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인도 현지 생산까지 공약했으나 결국 판매 허가를 받는 데는 실패했다. 환경문제가 표면적인 이유였으나 이코노미스트는 경쟁업체의 로비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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