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일 화요일

낮엔 태양전지·밤엔 연료전지…'에너지 제로 빌딩' 시대 연다

과학기술프런티어 - 멀티스케일 에너지시스템 연구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 최고 20.1% 효율…백금 줄인 연료전지 개발




최만수 서울대 교수(왼쪽)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설명하고 있다. 

낮에는 태양전지로 생산된 전기를 쓰고, 밤에는 낮 시간에 충전된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제로 빌딩’. 최만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단장을 맡고 있는 ‘멀티 스케일 에너지 시스템 연구단’은 이런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연구단은 2020년까지 차세대 태양전지와 연료전지의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1년 연구단을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단’으로 선정해 매년 100억원가량씩 지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연구단의 일원인 석상일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팀은 최근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20.1%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24%)과 맞먹는 수준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제조 원가는 W당 0.2달러가량. 실리콘 태양전지(W당 0.6달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상용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안정성을 높이는 일이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고작 1000시간에 불과하다. 연구단은 이를 최소 10년 이상으로 늘리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연구단의 또 다른 주력 기술은 수소와 산소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다. 낮에는 태양전지를, 밤에는 연료전지를 각각 사용해 외부 도움이 필요없는 ‘에너지 제로 빌딩’을 구현하겠다는 취지다. 낮 시간 태양전지로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고 밤에는 낮에 만든 수소로 연료전지를 돌리는 방식이다.

물을 전기분해할 때 쓰는 촉매로는 백금이 가장 널리 쓰인다. 현재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70g의 백금이 필요하다. 기존 디젤이나 가솔린 자동차를 모두 연료전지 차량으로 대체하려면 지구상의 백금을 다 긁어모아도 부족하다는 게 연구단의 설명이다.

연구단은 백금의 양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팀은 이를 20g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최 교수는 “가정용 연료전지의 발전 단가를 현재(2500원/㎾h)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자동차에 쓰이는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의 성능을 대폭 향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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