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0일 목요일

욱신거릴 땐… ‘푸드 파스’


생강을 초절임한 초생강(가운데)과 생강. 초생강은 맛과 향도 뛰어나지만 몸에 유익한 성분도 많이 지녔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초밥을 먹을 때 빠뜨리지 않고 곁들이는 것이 있다. 바로 얇게 썬 생강을 단 식초에 절여낸 ‘초생강’이다. 새콤달콤한 맛의 초생강은 생선초밥이나 회를 먹을 때 다음 코스로 넘어가기 앞서 입 안을 헹굴 때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초생강이 등장한 것은 단지 그처럼 미각을 돋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식초와 생강 모두 항균효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날생선에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유해세균을 제거해준다.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진저론(zingerone)이 강한 살균, 항균 효과를 지녔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식초 역시 마찬가지다. 음식에 식초가 2%만 들어 있어도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들이 살아남기 힘들다. 따라서 식초와 생강이 만난 초생강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생강과 식초는 모두 뛰어난 항산화 성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효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살균 효능처럼 또 한 가지 식초와 생강 효능이 겹쳐지는 분야가 근육통이다.

인체의 면역기능에 깊이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생강의 경우 최근 외국의 한 실험에서 직접적으로 근육통 해소에 좋은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 모집단을 3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날생강, 또 한 그룹에는 열처리한 생강, 나머지 그룹에는 위약을 주면서 11일 연속해서 18가지의 격렬한 근육운동을 하게 한 결과 날생강 그룹이 운동 후 근육통이 대조군에 비해 평균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처리한 생강을 먹은 그룹은 근육통이 23% 낮게 나타나 날생강이 열처리한 생강보다는 효과가 다소 큰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전에도 생강이 몸에 좋다는 것, 특히 염증 반응에 유익하다는 것은 여러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비타민 C, 비타민 B1, 비타민 B2 등 생강에 들어 있는 다양한 성분들은 핵심적인 면역세포로 지나칠 경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Th2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시킴으로써 과도한 면역반응을 진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생강은 각종 간 해독 성분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역시 면역 기능을 강화해 준다.

식초의 효능 역시 생강 못잖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소금은 적게 먹고, 식초는 많이 먹어라’고 했다. 그래서 생긴 말이 ‘소염다초(少鹽多醋)’다. 당시에는 실험기구도 별도로 없었다. 따라서 과학적인 데이터 역시 전무했다. 단지 임상체험에 근거해 식초를 몸에 좋은 ‘웰빙 식품’으로 꼽았다. 식초의 효능은 이제 과학적으로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식초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학자만 20세기에 들어와 모두 3명이 탄생했다.

식초의 주성분은 초산이다. 이밖에 구연산 등 5∼6종의 유기산과 다량의 유리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식초 속에 들어 있는 유기산은 체내에 섭취되면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나쁜 활성산소를 몰아내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준다. 특히 식초의 초산은 칼슘의 흡수를 돕는다. 식초의 초산은 칼슘을 이온화시켜 칼슘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준다.

식초의 근육통 해소 효능 또한 유명하다. 근육통과 관련해서는 식초의 젖산 분해 기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리한 운동을 하는 등 근육을 과도하게 쓰게 되면 체내에 젖산이 쌓인다. 그러면 근육이 뭉치면서 피로가 쌓이게 된다. 이때 식초에 함유된 여러 유익한 성분이 바로 젖산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식초와 생강이 만난 초생강의 효능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비록 서로 뒤섞여 어느 정도 발효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성분이나 효능에 큰 차이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식초는 식초대로 생강은 생강대로 특유의 효능을 함께 발휘한다는 것이다. 특히 초절임할 경우 자극적이지만 몸에 유익한 생강을 날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기사 출처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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