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3일 수요일

탄산수는 건강수가 아니라 단지 물이다

최근 탄산수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피로도 풀어주고 소화와 변비에 좋다는 이유다. 피부에 좋다는 속설로 인해 탄산수화장품도 열풍이다. 탄산수 종류도 부쩍 늘고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정수기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그런데 탄산수는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일까.

탄산수(炭酸水)란 이름 그대로 탄산가스(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 물을 말한다. 탄산수는 천연 탄산수와 인공탄산수가 있다. 보통 광천수(鑛泉水)라고 부르는 샘물과 널리 알려진 오색약수 등이 천연탄산수다. 천연탄산수에는 미네랄도 풍부한데 미네랄성분이 이산화탄소 용해도를 높이고 반대로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아 있는 물에는 미네랄이 쉽게 이온화되기 때문이다.

반면 인공탄산수는 천연탄산수를 흉내내기 위해 단지 정제수에 이산화탄소를 녹인 것이다. 간혹 이산화탄소를 쉽게 녹이기 위해 염화물(나트륨염이나 칼륨염) 등을 첨가하는 경우가 있어 나트륨이 함유된 것도 있다. 하지만 미네랄함량은 거의 없다.

시중에 판매 중인 천연탄산수와 인공탄산수제품의 성분표시를 보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정수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탄산수는 필터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어쨌든 인공탄산수는 미네랄워터가 아니다.

탄산수의 효능으로 가장 손꼽는 것은 바로 '소화'를 돕는다는 점이다. 탄산수를 마시고 나면 탄산가스가 트림으로 빠져나오면서 일시적으로 더부룩함이 해소되는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소화와 무관한 생리적 현상일 뿐이다. 과거 어르신들이 식소다(탄산수소나트륨)을 소화제라고 해서 물에 타 먹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속이 편해진다는 이유로 탄산수를 자주 마시면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트림할 때 목이 따갑거나 신맛이 난다면 위산이 함께 역류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잦은 트림과 함께 위산이 역류되기 때문에 역류성식도염, 만성기침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탄산수는 약산성(pH5)으로 직접적인 영향이 아닐지라도 위산분비를 촉진해 결과적으로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탄산수와 무관하게 습관적인 트림이 반복될 수도 있다.

탄산수가 변비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다. 탄산수는 변의를 유발할 정도의 장운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이산화탄소는 입으로 빠져나가고 대장으로 내려가는 가스가 있다해도 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단지 방귀양만 늘릴 것이다. 

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탄산수에 들어있는 어떤 성분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거나 체지방을 분해하거나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와는 무관하다. 만약 운동 중 탄산수를 자주 마시면서 살이 빠지는 것을 경험했다면 그것은 단지 운동과 물의 효과일 것이다.

독주와 탄산수를 섞어마시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알콜도수를 낮추고 청량감을 더해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삼페인이나 스파클링와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탄산이 알콜 흡수를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함으로서 숙취가 심해질 수 있다. 탄산수 자체에 술이 빨리 깨게 하는 효과는 없다.

탄산수를 세안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탄산수가 약산성이기 때문에 피부세균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세정능력은 있겠지만 일반 물보다 피부에 탄력을 주거나 모공을 축소시켜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것이다.

탄산수를 마시고 나면 이산화탄소가 다시 입을 통해 빠져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에게 불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맛과 청량한 기분으로 즐기는 정도는 좋다. 하지만 탄산수가 마치 건강수인 것처럼 오인되는 것은 문제다. 건강수라면 그냥 맹물이 낫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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