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0일 금요일

"모기·단전 걱정 No"…특별한 가전은?

"정전으로 전기가 끊겨도 7~10시간 냉기가 지속되는 냉장고" "말라리아를 쫓는 초음파 에어컨" "물 부족 국가에 특화된 이조식 세탁기"

삼성전자와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지역특화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부터 '파워컷 에버쿨(냉장고 전원이 꺼져도 냉매 순환이 일정시간 유지되는 기술)' 기능을 장착한 냉장고를 인도에 출시해 현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전력수급이 불안정한 인도에서 전원이 끊긴 뒤 냉장실은 7시간, 냉동실은 10시간가량 냉기를 보존하는 기능은 호평을 받을 만한 지역특화 기술이다. 

LG전자는 향후 판매실적 추이를 지켜보면서 오는 10월에는 인도네시아, 이후 중화권 등 정전이 잦은 국가를 중심으로 제품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도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도에 에버쿨 기능을 적용한 냉장고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판매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삼성전자 (1,386,000원 상승39000 -2.7%)도 작년 말부터 이 같은 기능이 탑재된 냉장고를 중남미 시장에 선보였다. 

에어컨에도 지역특화 기능이 추가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북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한랭지향 벽걸이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특별히 개발된 실외기가 적용돼 영하 25도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비슷한 시기 LG전자는 60도 이상의 혹서에도 견딜 수 있는 열대 컴프레서를 장착한 '타이탄 Ⅱ'를 출시했다. 1년 내내 더운 중동지역을 노린 제품이다. 특히 이 제품은 실내 흡연율이 높은 현지 특성을 고려해 실내 담배연기 및 미세먼저 제거를 위한 강력한 공기청정 기능을 더했다. 

LG전자는 또 작년 11월 나이지리아에 ‘말라리아 퇴치 에어컨’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에어컨은 모기가 싫어하는 30~100KHz 주파수대의 초음파를 내보내 24시간 안에 말라리아의 매개체인 암컷 학질모기를 쫓아내거나 활동을 저하시킬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물 부족 국가를 대상으로 한 세탁기도 지역특화 상품으로 돋보인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달 멕시코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딜러 컨벤션'에서 세계 최초로 '물 재활용 이조식 세탁기(세탁조와 탈수조가 나란히 있는 모델)'를 선보였다.

이 세탁기는 세탁 후 탈수할 때 나오는 물을 보관했다가 다음 세탁할 때 재활용해 물 사용량을 25% 정도 절약할 수 있게 만든 친환경 기술을 탑재했다. 세탁 한 번에 약 200ℓ의 물이 사용된다고 보면 약 50ℓ의 물을 아낄 수 있는 셈. 

고질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현지 특화상품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이 제품을 통해 멕시코 세탁기 시장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해외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이 같은 지역특화 상품개발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해외지역 특화상품의 국내시장 판매는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이런 기능들이 특별히 효율성이 없을뿐더러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할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작년 블랙아웃 사건으로 전력난에 대한 의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대체로 우리나라는 전력수급이 인도 등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에버쿨 기능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며 "향후 국내환경, 시장상황이 바뀌면 몰라도 당장 국내시장에서 판매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지역특화 상품은 말 그대로 현지판매를 목표로 하는 것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큰 영향이 없다"며 "제품생산 비용 등을 감안할 때, 국내 판매제품에 지역특화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은 현 시점에선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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