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1일 토요일

중국, 일제 731부대 잔학성 입증 일본군 문서 공개


731부대세균 배양 상자 <<연합뉴스DB>>

중국 당국이 세균 무기 개발을 위해 잔혹한 생체 실험을 자행한 것으로 악명 높은 일제 '731부대'의 만행을 입증하는 당시 일본군 문서들을 공개했다.

1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기록보관소는 지난 1950년대 창춘(長春)시의 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일본 관동군 문서 10만여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최근 731부대와 관련된 문서들을 다수 발견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들 731부대 관련 일본군 기록물은 1936년부터 1945년 5월 사이에 작성된 것들로, 81권의 책자와 400여건의 문서, 70여건의 시청각 자료다.

지린성 기록보관소는 일제 관동군이 패주하면서 미처 소각하지 못하고 땅속에 묻은 이들 문서를 분석한 결과 최소한 372명의 중국인, 조선인, 소련인 등이 731부대로 '특별이송'돼 생체 실험 등 세균 무기 개발의 도구로 쓰였다고 전했다.

731부대가 현재의 지린성 창춘시와 눙안(農安)현 일대에서 세균전 준비 활동을 벌였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관동군헌병대가 731부대에 수시로 '범죄자'들을 특별이송했다는 것이다.

관동군헌병대가 1938년 1월 제정한 '특별이송에 관한 통첩'은 이송 대상자인 범죄자를 크게 간첩(파괴분자)과 사상범(민족해방운동가 및 공산주의운동가) 두 종류로 구분하고 있어 일제가 독립투사 등을 범죄자로 몰아 생체 실험 도구로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문서 중에는 28세의 조선인 이기수가 1941년 7월 20일 지린성 옌지(延吉)헌병특파대에 의해 체포돼 731부대로 특별이송 처리됐다는 기록도 있다.

지린성 기록보관소 관계자는 "특별이송은 일본군이 이용가치가 없는 범죄자를 731부대 등 세균전 부대에 넘겨 실험용으로 쓰게 한 것"이라며 "일본군 문서를 보면 이들 중 다수가 생체 해부를 당하는 등 세균 무기 개발에 희생됐다"고 말했다.

지린성 기록보관소는 이들 문서를 검토한 결과 일제 731부대 등 세균전 부대가 중국의 20개 이상 성(省)·시(市)에서 161차례의 세균 무기 공격을 감행해 237만명을 감염시켰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 기록보관소는 자료 분석 결과 일제 침략 당시 세균 무기에 의한 사망자가 2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서는 일제 관동군이 주민에게 총동원령을 내려 실험용으로 사용할 쥐를 잡아들이게 했으며 구체적으로 2만개의 쥐덫을 나눠줘 9만마리의 산 쥐를 거둬들였으며 쥐를 많이 잡아다 바친 주민을 포상했다는 내용도 있다.

중국 연구자들은 "이렇게 많은 산 쥐를 잡은 것은 쥐 박멸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페스트균을 연구·배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일제의 대표적인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의 정식 명칭은 '관동군 방역급수부'로, 1936년부터 1945년까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 주둔하며 생체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 등을 자행했다.

중국 학계는 2차 대전 당시 731부대 등 일제 세균전 부대가 생체 실험으로 중국 군(軍)·민(民)은 물론 한국인, 몽골인, 미국인, 소련인 등 1만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문서에서는 중국 점령 일본군이 현지에서도 전몰장병을 위한 참배의식을 진행했다는 기록도 나왔다.

일본군 육군 참모총장 우메즈 요시지로(梅津美治郞)가 서명한 '야스쿠니 신사 임시 대제 의식 보고' 문서에는 1943년 4월 25일 창춘에 있는 '충령탑'(忠靈塔)에서 일본군 전사자들을 위한 참배의식을 한다고 기재돼 있으며 행사 복장과 무장, 대열 등 참배 세부 절차도 함께 적혀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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