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2일 목요일

커피 한 잔 값 4000원 중 재료비는 고작 5%

브라질 원두 한 자루 12만원에 수입
6000잔 팔아 2400만원 매출 올려
5일(현지시간) 브라질의 대표적인 상업도시인 상파울루 중심가에 자리 잡은 커피전문점 ‘수플리시(Suplicy)’. 150㎡ 크기의 점포 내부는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고객이 카운터에 가서 주문하고 음료를 받아오는 한국과 달리, 이곳은 여전히 직원이 직접 테이블로 찾아오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메뉴판에 적힌 아메리카노 가격은 2500원 정도인 4.5헤알(1헤알은 약 550원). 국내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3800∼4200원)보다 40%가량 싸다. 상파울루 물가가 서울보다 1.5배 비싼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였다. 마르쿠 수플리시 대표는 “2004년 문을 연 수플리시는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브라질 국적기인 TAM항공사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에서 커피 한 잔 가격이 4000원이라는 말에 그는 대뜸 “카루(비싸다)”라고 했다. 그는 “코카콜라 캔 가격이 세계 음료 물가 기준이다. (커피가) 코카콜라보다 비싸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께끼 같은 커피 원가는 도대체 얼마일까. 브라질 최대 커피 생산지인 코슈페 커피농장 졸지(52) 마케팅 매니저는 “커피 원두 1자루(60㎏)가 한국에 12만원에 수출된다”면서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용량이 10g인 점을 감안하면 원두 60㎏이면 커피 6000잔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돈 12만원으로 커피 원두를 구입해 아메리카노(4000원 기준) 6000잔을 팔면 24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국계 커피전문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미국산 원두의 수입원가는 10g당(한 잔 분량) 123원, 관세(8%)를 붙여도 133원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평균 4000원대. 아메리카노의 경우 원두, 물 외에 별다른 재료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료비는 판매가의 5%에도 못미친다.

브라질 상파울루 중심가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수플리시’ 내부 전경. 세련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물론 업체로서도 할 말은 있다. ‘원두 수입가격=커피 원가’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매장 임차료, 직원 인건비, 물류비, 해외 본사에 주는 로열티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A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각종 비용을 모두 따지면 실제 마진은 커피 잔당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명한다.

국내 커피전문점 중에서는 커피빈의 커피 가격이 가장 높다. 커피빈은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가격이 4300원과 4800원으로, 가장 낮은 이디야커피와 비교하면 아메리카노는 1800원, 카페라떼는 2000원의 차이가 난다.

최근 국내 1000호점을 낸 이디야커피가 경쟁사에 비해 가격을 1800원 낮게 책정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상당수 점포가 중소 규모(15∼20평)의 테이크아웃 형태로 운영하다보니 임차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이 줄었고,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쓰지 않아 광고와 마케팅 비용도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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