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입 증가율이 지난달 위안화 기준으로 -17.7%를 기록해 전달(-13.8%)은 물론 시장예상치(-15%)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입국가인 중국 수입액이 올해 내내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해 세계 경기 회복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세관 격인 해관총서는 위안화 기준 9월 수출이 1조3000억위안(약 24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달(-6.1%)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줄었지만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더 심각한 것은 수입이 무려 17.7% 줄어든 9240억위안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낙폭이 20.4%에 달한다.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의 수입총액은 1조2400억달러(약 1780조원)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00억달러가 줄었다. 웬만한 나라의 연간 수출총액보다 많은 규모다. 증가율로 계산하면 -15.3%에 달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중국의 수입 증가율은 개혁개방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수입 감소에 대해 원자재 값 하락 영향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수요 감소로 석유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수입원자재 가격이 떨어져 수입액도 그에 비례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통계를 보면 원자재뿐 아니라 중간재, 소비재 가릴 것 없이 광범위하게 수입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9월 자동차 수입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25% 줄었고, 자동차부품도 15.9% 감소했다. PC와 부품의 수입도 같은 기간 8.8% 줄었고 기계·전기 제품도 5.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에 의존하는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자원 수출국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일본 등 소비재 수출국도 타격을 입고 있다.
13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지난 6월 말 끝난 2015회계연도에서 낙농제품 수출이 전년보다 25% 급감했다. 대중국 수출이 반 토막 난 결과다. 낙농업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뉴질랜드는 올 들어 중국으로의 유제품 수출이 반 토막 나면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는데 올 들어 벌써 세 번째 인하다. 일본 역시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의 수요 부진으로 올 들어 9월까지 대중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2.3% 줄었다.
원자재 업계에서는 중국의 수입 감소가 계속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감산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업체 글렌코어는 구리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 지난달 아프리카에 위치한 광산 두 곳을 2017년까지 폐쇄한다고 밝힌 데 이어 12일(현지시간)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위치한 광산 두 곳의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글렌코어의 광산 매각은 원자재 값 하락 탓에 300억달러까지 불어난 부채를 200억달러로 감축하기 위한 비상계획의 일환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해 "원자재 소비를 이끌던 중국 경제가 침체된 탓에 8월 구리 값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광산 매각은 글렌코어를 비롯한 원자재 업체들이 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12일 런던거래소의 구리 가격은 감산 소식이 알려져 8% 오른 t당 5306.50달러를 기록했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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