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일 금요일

2017 수능 달라지는 것들


밝아 오는 새해 아침, 고3이 되는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열 달 앞으로 다가온 2017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아닐까? 수능의 비중이 예전만 못하다 해도 학생들에게 시험은 시험이다. 과목별로 새로 바뀌는 사항을 잘 확인하고 겨울방학 때부터 대비해야 한다. 한국사 필수, 통합 국어 등 전반적으로 자연계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 필수로

2017학년 수능에서 한국사가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이 됐다. 절대 평가인 데다 대학이 요구하는 등급도 높지 않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반적인 개념 이해에 바탕을 둬 평이하게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 하던 시험 과목이 생긴 자연계열이나 중·하위권 학생들에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학별로 반영 방법과 비율이 달라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돼 대부분 대학이 2017학년 입시에서 한국사를 반영한다. 지금까지는 서울대만 필수 과목이었고 인문계 상위권 대학이 최저 학력 기준으로 포함시켰다. 이번엔 수시 모집에 84개교, 정시에 162개교가 지원 요건에 담았다. 수시의 경우 응시 여부 확인용으로 55개교, 최저 학력 기준으로 29개교가 활용한다. 정시에서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80개교로 가장 많으며, 응시 여부 확인 50개교, 점수 합산 23개교, 최저 학력 기준 8개교 등이다.

한국사는 4교시 탐구 시간에 다른 과목에 앞서 제일 먼저 본다. 20문항, 50점 만점으로 탐구 시간이 현행 60분에서 90분으로 늘어난다. 원점수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눠 성적표에 등급만 표시한다. 1등급은 40점에서 끊기고 그 아래론 5점 낮아질 때 한 등급씩 떨어진다. 아직 대학별로 입시 요강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인문계는 3등급 이상, 자연계는 4등급 이상이면 만점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30점 이상만 받으면 된다는 의미다. 2015년 6월에 치러진 고2 학력평가에서 응시생 35%가 3등급 이상을 받았다.

그렇다고 공부에 소홀할 수는 없다. 예비 수능이라 여기고 1·5·8·10월에 시행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두 번 정도 응시해 보는 게 좋다. 교과서(예비 고3부터 해당)의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비율이 기존 3:7에서 5:5로 바뀐 것도 유의해야 한다. 수능 문제 비율은 교과서를 따르는 만큼 재수생은 후배들이 배운 교과서 비중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국어, 영어 문·이과 통합

국어와 영어가 A/B형으로 나뉘어졌던 수준별 구분이 폐지되고 하나의 시험으로 통합된다. 국어 출제 범위 역시 Ⅰ,Ⅱ의 구분이 사라진다. 아직 교육부가 통합형 국어 문제 수준을 어디에 맞출지 발표하지 않았지만 기본 A형과 심화 B형의 중간 정도가 된다면 자연계 학생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스카이에듀 이근갑 국어 강사는 “지문은 A형, 문제는 B형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과생들은 고난도 문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인문계 학생이 마냥 수월해질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 강사는 “과학기술 관련 지문이 나온다면 문과생에게 독해가 어렵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 봤다.

수준별 시험이 폐지된 데는 선택 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수험생들의 유·불리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2013학년 체제로 돌아간 것이다. 당시 고전문학 원문 등 어려운 지문이 없었던 만큼 이과생이라고 해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는 2018학년 절대 평가를 앞두고 쉬운 수능의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2016학년 수능에서 EBS 비연계 지문이 늘어나 수험생들을 당황시켰다는 점에서 대비해야 한다.

수학 출제 범위 달라져
수학 문제를 푸는 학생 [사진=중앙포토]

소위 ‘수학포기자’ 양산을 막겠다는 취지로 전체 교과 내용이 20% 줄었다. 문·이과 구분을 유지하되 문과 나형(기존 A형)은 수학 Ⅱ, 미적분 Ⅰ, 확률과 통계로, 이과 가형(기존 B형)은 미적분 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로 범위가 조정됐다. 문과 수학에서 행렬과 삼각함수가, 이과에선 행렬, 일차변환, 방정식과 부등식이 없어진다.

나형에서 고1 과정인 수학 Ⅱ 파트의 추가로 인문계 학생이 공부해야 할 범위가 다소 늘었다. 한동안 고1 과정은 부담을 줄여 준다는 이유로 수능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아 왔다. 따라서 문과 재수생들은 수학 Ⅱ의 첫 단원인 집합과 명제, 함수를 다시 꼼꼼히 공부해야 필요성이 생겼다. 확률과 통계가 독립 파트가 되면서 이 분야 출제가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변별력 있게 출제된 순열과 조합 단원이 확률과 통계로 들어 와 난이도가 올라갈 수 있다.

자연계 학생들이 가형을 공부하다 도중에 나형으로 바꾸는 게 어려워질 전망이다. 종로학원의 이형승 수학 강사는 “기존엔 문과 A형의 범위가 이과 B형에 완전히 포함되기 때문에 중·하위권 이과생이 보다 쉬운 A형으로 전환하기가 쉬웠지만 이제는 나/가형 범위 자체가 확률과 통계만 중첩될 뿐 전혀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 예전엔 문·이과 공통이 10문제 정도 됐다면 3~4개로 확 줄인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다.

수능과 EBS 연계율은 70%로 유지된다. 다만 기존 교재 3권(수능완성, 수능특강, 인터넷특강)에서 2017학년부터 2권(수능완성, 수능특강)으로 축소된다. 수능 시험일은 11월 17일이다. 11월 둘째 주에서 셋째 주로 옮겼다.
<기사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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