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8일 금요일

나이들어 근육 없으면 초라해요…근력부터 키우세요


새해 들어 가장 많이 세우는 계획 중 하나가 살 빼기(다이어트)다. 그러나 체중 감량에만 초점을 맞춘 살 빼기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있는 중장년층이 급격히 살을 빼면 얼굴이 늙고 쭈글쭈글해진다. 또한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면 영양 결핍 및 불균형으로 체력 저하, 바이러스 감염, 장염, 노화, 탈모 등을 초래한다. 10대 청소년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면 키 성장 장애를 겪을 수 있고, 20·30대 젊은 층은 면역력 저하에 따른 결핵이나 A형 간염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연령 및 몸 상태에 따라 살빼기를 달리해야 건강에 득(得)이 된다는 얘기다.

미국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는 지난 5일자에 새해 다이어트 열풍을 반영한 기사를 싣고 "살빼기는 사람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며 "장·단기간 내 살 빼기, 임신율을 높이기 위한 살 빼기, 심장병 및 당뇨병을 개선하기 위한 살 빼기, 아름다운 몸매 관리를 위한 살 빼기 등과 같이 목적에 따라 적정한 방법을 찾아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해도 '고혈압을 막는 식이요법'을 중심으로 이뤄진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를 최고의 다이어트법으로 선정하고, 주 3~4회 약 40분씩 유산소운동과 함께 과일, 야채, 통곡물을 즐겨 먹고 싱겁게 식사하라고 권했다.

다이어트 전문가인 부루닐다 나자리오 박사는 "운동을 하지 않고 식이요법으로만 살 빼기에 성공한 사람은 6%였고, 나머지 94%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근육량이 줄어드는 중장년 및 고령층이 살빼기를 할 경우 건강한 식사와 함께 반드시 근력운동을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은 "근육의 양은 30세쯤 정점에 달하고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해 평균 수명에 해당하는 80세가 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늦어도 40대부터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최고 노화 전문가인 이시하라 유미 박사도 "노화는 근육의 쇠퇴 여부 정도와 비례해 진행되기 때문에 젊음을 유지하고 활기차게 오래 살려면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근육은 우리 몸무게의 절반을 차지하며 체온의 40% 이상을 생산한다. 근육의 움직임이 부족하면 체온이 내려가 각종 질환을 초래한다. 근육은 또한 인체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한다. 심장이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도 근육 때문이다. 몸 안의 60조개나 되는 세포가 생명을 유지하는 것도 근육이 움직여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근육은 태어나면서 급속히 발달해 30대 남성의 경우 체중의 약 40~45%, 여성은 약 35~40%를 차지한다. 근육량은 25~30세에 최고에 달했다가 40세 무렵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다. 특히 등 근육과 복근, 엉덩이 근육, 넓적다리 근육과 같이 큰 근육이 눈에 띄게 감소한다. 근력은 운동을 쉬면 생각보다 빠르게 약해지고 원래대로 회복하기 어렵다. 살 빼기를 하면서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이 재활의학저널(Journal of Rehabilitation Medicine)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2주만 신체 활동을 하지 못해도 근력이 25~30% 소실된다. 연구팀이 남성 30여 명을 대상으로 2주 동안 한쪽 다리에 교정기를 채워 거동을 불편하게 한 뒤 근육량을 비교해보니 젊은 남성은 다리 근육량이 평균 485g, 나이 든 남성은 평균 250g 줄었다. 젊은 남성은 원래 근육량에서 3분의 1, 나이 든 남성은 4분의 1이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교정기를 푼 뒤 한참이 지나도록 원래 근력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전거를 주 3~4회씩 6주간 타는 근력 운동을 했지만 원래의 근육량으로 되돌리지 못했다.

한겨울 요통 및 무릎 통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도 추위에 따른 혈액순환 장애와 운동 부족 때문이다. 야외 활동이 어려운 추운 겨울에는 신체 활동이 줄면서 고령층은 근력이 급격히 약해진다. 근육이 약해지면 주위 뼈와 관절을 지탱해주지 못해 무릎이나 허리 통증도 심해진다. 겨울철에도 운동을 쉬면 안 되는 이유다. 겨울철에도 일주일에 3~4회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근력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까?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부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근력 운동은 어깨와 허리, 가슴, 복부, 다리 등 주요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나 근력 운동은 무리하면 근육통이나 관절 손상 등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 안과 같이 좁은 공간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하체 근력 운동은 스쿼트와 런지다. 초기 무릎 관절염 환자도 이 운동을 꾸준히 하면 허벅지 근육이 발달해 관절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스쿼트의 기본 동작은 어깨 너비로 발을 벌리고 서서 발끝이 약간 바깥쪽을 향하도록 한 뒤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면서 허벅지와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일어서는 것이다. 엉덩이가 무릎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무릎에 손상이 올 수 있다. 런지는 발을 엉덩이 너비로 벌린 다음 한 발을 앞으로 옮겨 무릎을 구부렸다 일어서는 자세를 취한다. 런지는 무릎은 90도까지 굽히되 뒤에 놓인 다리의 무릎이 바닥에 닿지 않아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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