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의문의 메시지 한 통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포경수술이 나쁜 건지 안 나쁜 건지 알아봐주실 수 있나요?" 네, 그래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포경 수술이란 무엇인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환상 절제술'이라고도 부르는 포경 수술은 남성의 음경 중, 귀두 주변의 포피를 잘라내 귀두를 노출시키는 수술입니다.
고래를 잡는다는 '포경'과 단어가 똑같아 '고래 잡으러 간다'고도 하죠. 멀쩡한 귀두를 왜 노출시키죠?
그 기원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이유는 다양합니다.
병리학적 징후가 있는 경우, 위생적인 이유, 사회적, 성적인 이유, 종교적 전통 등이 있습니다. 이슬람과 유대교에서 종교적으로 포경수술을 하고 있죠. 우리나라의 경우는 6.25 전쟁 전후 미군으로부터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2001년도의 한 연구에서는 80%이상의 아동이 포경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관행화돼 있다고 했습니다. (자료참고 " 민영성, 박희영(2015), 「아동의 포경수술과 그 정당성」, 『서울법학』, Vol.22 No.3)
자 역사는 여기까지. 피하지 않을게요.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포경수술 꼭 해야 하는 건가요?
"염증 등의 이유로 꼭 해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드시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성병 전염과 염증을 감소시키는 등의 장점이 있으니 본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좋습니다." (이대훈/쿨맨남성의 원 원장)
"그...그런데....저...포경수술을 하면 성감대가 감소한다는 얘기가 있던데...사실인가요?"
"의학적으로 근거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현상학적으로는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이 예민하기 때문에 오히려 조루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기원/타워비뇨기과 원장)
"앗, 그럼 수술을 하는 게 좋은 거 아닌가요?" 그래서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반대되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병리상의 이유를 제외하고 해서는 안 되는 수술입니다. 수술을 안 하면 조루가 온다는 것은 속설이고, 포피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없어 지는 게 오히려 성감대 감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노석/포경수술바로알기연구회 마취통증학과 전문의)
"미국에서는 약 150년 전, '금욕'을 중시해 아들의 자위를 막기 위해 포경수술을 시행했습니다. 현재 포경 수술을 하는 나라는 이슬람, 유대교의 나라를 제외하고 미국, 한국, 필리핀 정도입니다." (방명걸/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전공 교수, <포경은 없다> 저자)
뭐, 뭐죠? 너무나 상반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포경수술은 생각보다 뜨거운 논쟁의 영역이군요... "유럽과 같은 경우는 유대교 이민자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포경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미국도 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미국에서는 윤리적 문제로 금지시키려 했지만, 유대교의 종교적 목적과 의사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무산된 경우가 많습니다." (노석/포경수술바로알기연구회 마취통증학과 전문의)
지난 2012년에는 독일 정부가 아동의 포경수술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제도를 추진했다가 종교단체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7개월만에 백지화하기도 했습니다. (자료 참고 : 박희영(2014),「독일에 있어서 종교적 이유로 아동의 포경수술을 행한 의사의 형사책임」, 『의생명과 법』, Vol.11)
좀 길었습니다만, 정리를 해보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영향으로 포경수술이 일반화된 상태이지만 굳이 꼭 해야 하는 수술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도 수술을 한다고 해서 나빠지는 것은 없고, 위생적으로 타인에 도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개인이 자유롭게 결정을 하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 출처 :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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