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6일 일요일

당나귀를 타고 도착한 혹성 '페트라'


페트라 야간투어는 번잡하지 않아 좋다 하늘의 별과 호롱불에 빛나는 페트라를 보면 신비감이 배가 된다
2천년간 간직돼온 중동의 마지막 비경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 찍기도

'마치 혹성에 발을 내디딘 듯한 이 분위기는 뭘까' 

하늘에 쏟아지는 별과 페트라
페트라의 속살 깊숙이 숨어 있는 수도원 아드 데이르(Ad Deir)를 접한 이들은 이국적이다 못해 외계적인 느낌에 흠뻑 빠져 말을 잇지 못했다. 마치 우주선에서 내려 혹성에 발을 내디딘 느낌. 그것이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는 페트라.
기원전 6세기, 유목민 나바테아안이 이주한 뒤 교역의 중심지로 발전하며 절정기를 누렸다. 

서기 106년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점령당하고, 로마 시대에 아라비아 사막에 새로운 상업로가 개척되면서 페트라는 점차 내리막을 걷게 됐다.

그후 1천 700여년을 완전히 잊혀졌다 1880년대 유럽의 탐험가 요한 루트비히 하르트에 의해 발견됐다.

요르단 여행:페트라 야간 투어 (페트라<요르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페트라 야간투어는 운 좋은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멋진 기회다. 2015.4.22 polpori@yna.co.kr
입구에서 좁디 좁은 사암 절벽길을 30여분 돌아 들어가면 가운데가 갑자기 열리는 공간이 있고 그곳에 '보물창고'를 뜻하는 알 카즈네(Al Khazneh)가 모습을 드러낸다.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 페트라의 알 카즈네 신전은 야간에 방문하면 더욱 신비롭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대낮에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걸어나오는 것이 끝이다.
그러나 이제 판에 박힌 페트라는 잊어버리고 속살을 보자.
그것은 이 알 카즈네를 야간에 방문하는 것이다. 사람이 많지 않고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으며 별빛과 호롱불에만 의지해 빛나는 페트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요르단 여행:외계적인 느낌의 아드 데이르 (페트라<요르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아드 데이르 수도원 인근은 지구의 어느곳보다 외계적인 느낌을 풍긴다. 2015.4.22 polpori@yna.co.kr
그 다음 페트라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바로 알 카즈네 오른쪽 길을 주시하는 것이다.
대낮 낙타와 당나귀들로 가득찬 시장 같은 곳을 빠져나가 발길을 돌려보자. 
그러면 고요한 혹성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알 카즈네 신전이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당나귀를 한마리 잡아타고 가도 되고 걸어서 가도 되는 길이다.

요르단 여행:만만치 않는 당나귀 (페트라<요르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아드 데이르 수도원을 오르기 위한 길은 당나귀를 타더라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2015.4.22 polpori@yna.co.kr
또 그만큼 큰 건축물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것은 무덤이라고 현지 가이드는 전했다.

장엄한 건축물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길을 재촉하면 어느새 로마시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로마시대 때 건축된 석조 기둥들이 서 있어 마치 사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거리를 지나자마자 난코스다. 
급격한 경사도를 자랑하는 사암 등반 코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알 카즈네 앞에 앉아 있는 낙타들(성연재 기자)
'아뿔싸…' 당나귀를 무시한 사람들은 지금부터 심한 고민에 빠진다.
'지금이라도 당나귀를 잡아타고 가야할까. 말아야 할까'
알 카즈네 부터 당나귀를 흥정해 온 사람들은 여유롭게 길을 올라탄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당나귀는 절벽길을 타고 올라가며 경쟁에 도취된다.
한마리가 앞서가려 하면 앞서 가던 당나귀는 선두를 뺏기지 않으려 기를 쓰고 절벽길을 달려 달아난다. 

요르단 여행:과거로부터의 동전 (페트라<요르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현지인들이 옛 나바테아 제국의 유물이라며 팔고 있는 동전. 2015.4.22 polpori@yna.co.kr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찔한 경주가 절벽길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손에 땀을 쥐지만 자그마한 당나귀들의 경주는 조금만 익숙해지면 즐길만하다.
1시간 동안 당나귀들과 씨름하거나 두 다리로 힘겹게 걸어오르다 보면 이윽고 점점 혹성에 착륙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국적이다 못해 '외계적인 느낌'.
'당나귀를 타고 도착한 혹성' 이곳이 아드 데이르다.

화려한 문양의 요르단 식기 (페트라<요르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현지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도자기는 화려한 문양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2015.4.22 polpori@yna.co.kr
깊고 깊은 산중에 세워진 사암 수도원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인간들은 알지 못한 큰 일이 벌어진 뒤 외계인들이 웅장한 궁전을 버려두고 달아난 듯한 느낌.
이것이 아드 데이르를 접한 뒤 받은 인상이다.
더 멀리서 이곳을 바라볼 요량으로 전망대에 올랐다.

아카바의 다이빙 (페트라<요르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항구도시 아카바에서는 조금만 나가더라도 멋진 스쿠버 다이빙 장소를 만날 수 있다. 2015.4.22 polpori@yna.co.kr
다른 풍경들이 다가온다. 마치 그랜드 캐니언같은 느낌이 다가온다.
그러나 그 무엇다 외계적이다.
'360도 파노라마라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하고 느낄 수 있다.
몇시간을 경치에 취해 바라보다 내려가려 해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세계 7대 불가사의가 주는 힘이 이런 것일까. 

요르단 전통 요리 '만삽'(성연재 기자)
◇페트라 여행법 = 요르단은 가장 대표적인 곳만 돌아다녀도 8일이 소요된다. 페트라를 제대로 보려면 최소 4∼5일이 걸린다. 그만큼 볼 곳이 많다. 

페트라 입장료는 요르단에서 숙박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요르단 내에서 1박을 하는 사람의 경우 페트라 입장권 50디나르(한화 7만4천원)를 내면 된다. 아카바 등지를 통해 입국해 페트라만 보고 출국하는 여행객의 1일 입장권은 90디나르다. 12살 이하 어린이는 무료다. 현지 거주증이 있는 사람은 단돈 1디나르만 내면 된다.

야간 페트라 입장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야간 투어는 물론 알 카즈네를 돌아보고 오는 코스지만 전기없는 초롱불에만 비친 페트라의 붉은 모습은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 위로 별이 쏟아진다.

◇페트라 가는 길 = 암만에서 페트라까지 에어컨을 갖춘 대형버스 JETT가 운행된다. 가이드도 있다. 암만에서 출발하는 편은 20디나르면 된다. JETT버스는 아침에 암만에서 오전 6시30분 출발하며 페트라에서는 오후 5시 출발해 암만으로 돌아온다. 

◇페트라 숙소 = 알라이스 호텔과 로키 마운틴 호텔이 저렴하다. 1박 20디나르의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다.

물론 출발지 바로 앞의 모벤픽 호텔 같은 특급호텔도 있다.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차량으로 20분 가량 떨어진 파노라마 호텔이다. 약간 낡은 듯한 느낌을 살짝 받을 수 있으나 창문 앞에 펼쳐진 페트라 산맥의 웅장함은 그 모든 불편함을 잊게 해준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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