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2일 월요일

"치매, 집만 바꿔도 막는다"… 서울시 '주거환경 가이드북' 배포



"실내조명은 밝게하고 조명 스위치와 콘센트는 알아보기 쉽게 벽지 색과 대비를 이루게 한다"

"추억이 담긴 물건이나 액자 등을 놓아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화투·책·퍼즐·악기 등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 되는 것들은 눈에 잘 띄게 한다"

서울시가 치매 예방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지건강 주거환경 가이드북'을 보급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가이드북은 기본원칙과 공간별 개선사항, 체크리스트, 실제 시범가구 사례 등으로 구성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그림과 사진 비교 등을 수록했다. 

시는 "실제 치매고위험군인 독거가정과 치매부부 2가구를 대상으로 인지건강 변화를 6개월간에 걸쳐 분석한 뒤 효과가 입증된 아이디어를 가이드북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거실 시계는 자야 할 시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큼직한 숫자로 된 시계를 두고 매일할 일을 확인할 수 있게 여백이 있는 달력(큰 숫자 달력이 좋다)을 두게 함으로써 기억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주방에는 친숙한 형태의 수도꼭지를 사용해 너무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도록 온도를 제한하고 찬장안은 어떤 물건이 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투명한 문으로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정원에는 감각을 자극하거나 행복한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전통식물들을 심어두고 물품에는 이름표를 붙여 익숙하게 하는 것도 방법도 제안했다. 

시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결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독거가구 36.36%, 부부가구 77.78%로 향상됐으며 만족도는 최대 35.7% 상승하고 일상생활 수행시간은 60%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대한치매학회 정지향 교수는 "실내·외 주거환경 디자인 개선을 통해 치매환자들의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인지건강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며 "주거환경이 변하자 가정 분위기는 물론 대상자의 치매, 인지, 정서, 일상생활 등이 호전됐고 보호자의 삶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변태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어르신들의 주거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이드북이 치매에 대비하고 인지건강에 좋은 주거환경에 대한 방법을 잘 몰랐던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가이드북은 25개 구청과 자치구 치매지원센터와 서울시 광역치매센터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으로 볼 수 있으며 시민청 서울책방과 연계 판매처로 등록된 서점 16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국치매케어학회와 노인연구정보센터에서 제작을 후원해 관련 공공기관·협회·학회 등을 통해서도 2000부를 배포할 예정이다.
<기사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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