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화학소재 구매업체들에서 생산 차질을 걱정하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삼성토탈 관계자)
"삼성테크윈 생산 현장 근로자들은 파업에 나섰고 매각과 관련된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돌며 한화 직원들 사기도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한화케미칼 관계자)
한화그룹에 매각된 삼성 4사 노조가 매각을 반대하면서 삼성과 한화 두 그룹 중장기 경영전략에 차질이 발생하고 우리나라 방위산업·화학 분야 글로벌 경쟁력이 추락할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예상과 달리 삼성 4사 노조의 매각 반대 투쟁이 장기화하면서 해당 기업의 사업 차질과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다른 기업 구조개편 작업과 인수·합병(M&A) 시장, 외국인 투자 등이 동시에 위축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탈레스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전체 직원을 상대로 회사 측과 비대위 양측 위로금 제시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비대위 측은 회사 측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협상 결렬을 통보한 뒤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투표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빅딜 향배도 대략적인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직원들이 사측 제시안을 받아들인다면 나머지 3사 노조 투쟁 동력이 약해지겠지만 반대라면 한화그룹 측 인수 작업은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위로금으로 삼성테크윈 측이 노조에 제시한 금액(1000만원+기본급 4개월치)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테크윈 노조도 지난 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2013년 삼성이 삼성코닝정밀소재를 미국 코닝에 매각할 당시 지급한 위로금 평균 6000만원(4000만원+기본급 10개월치) 이상 수준인 1인당 약 1억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토탈이나 삼성종합화학 등 석유화학 계열사들은 방위산업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긴 하지만 노조 내부 반발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근거 없는 노조의 매각 반대나 위로금 지급 요구로 M&A시장이나 외국인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원칙과 정해진 일정에 따라 빅딜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과도한 위로금 지급 요구로 인한 인수작업 지연으로 해당 기업들과 한화, 삼성이 입는 유·무형 손해도 크다고 재계에서는 지적한다. 빅딜 지연에 따른 불안정한 경영 상태로 인한 생산성 저하, 제품 납기 지연, 품질 저하 등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시위 등으로 인해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부각될 수 있다. 직원들 사기 저하나 업무 집중도 하락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부작용이다. 특히 삼성 4사 노조가 요구하는 위로금 1억원을 직원 8200명에게 모두 지급한다면 이 금액만 8200억원이다.
M&A 금액 1조9000억원 대비 약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노조 측이 비교 대상으로 들고 있는 코닝은 매각 당시 당기순이익 7900억원 넘는 알짜 회사였지만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은 각각 지난해 당기순손실 1100억원대와 23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토탈과 삼성탈레스는 이익을 내기는 했지만 코닝에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우여곡절 끝에 빅딜이 성사돼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그룹 직원 일부에선 벌써 "인수 주체인 우리가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인수 과정에서 제기되는 형평성 논란과 양측 간 적대적 감정 등 앙금이 남아 성공적인 통합을 저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이번 매각 작업에서 삼성 측이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삼성 측이 파업과 무리한 금전적 요구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이와는 별개로 직원들을 상대로 좀 더 적극적인 대화와 설득을 한다면 의외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