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3일 목요일

대형 부동산기업 파산 이어질 듯..'부패척결'도 부담

중국 기업의 연이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성장통'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들 중에는 중국의 중견 부동산그룹인 자자오예(佳兆業·영문명 카이사)가 부채를 갚지 못해 20일 파산한 것을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의 장기화 신호로 보는 이들도 있다.

4760억달러(약 515조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샤마일라 칸(Shamaila Khan) 신흥시장 회사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공격적인 투자자들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면서 "지난해 말에만 해도 자자오예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 중국의 중견 부동산그룹 자자오예(佳兆業·영문명 카이사)가 베이징 시내에 지은 카이사플라자(왼쪽) 부근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블룸버그 제공
특히 자자오예의 파산은 시진핑 지도부가 취임 이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반(反) 부패 사정 드라이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인디펜던트는 이와 관련해 "2007년 중국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던 자자오예가 불과 몇 년만에 증권가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면서 "자자오예의 디폴트가 단일 사건으로 그칠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재앙의 전주곡인지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해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tandard & Poor's)는 지난주 발간된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디폴트를 맞는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미시간대학 로스쿨에서 기업과 정부의 구조조정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에릭 고든 교수는 관련 인터뷰에서 "급속한 성장 뒤에는 거품이 빠지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며,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적어도 두 곳 이상의 큰 중국 부동산 기업이 부도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20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집값이 떨어진 도시 수는 지난 한 달 사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중국 부동산업체의 주가는 같은 날 회복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경제가 조정기에 접어들며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데다 시진핑 지도부의 부패척결 움직임도 거래를 위축시키고 있어 예전 같은 고성장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자자오예는 지난해 본사가 있는 선전에서 추진했던 대형 거래와 신규 프로젝트가 부패 고위공무원 수사를 이유로 좌절되면서 현금 흐름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칸 매니저는 여기에 대해 "저성장 국면에서 어느 기업이 경쟁력이 있을지 에 대해 정확한 판단이 중요한데 광범위한 부패척결 움직임이 이를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고 푸념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