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1일 토요일

커피한잔에 6천원? 천원짜리도 맛있는 이유 - 비싸면 안먹으면 된다. 그럼 자연히 가격은 내려가는 것이 시장경제 아닌가?


최근 유명 커피프랜차이즈 대신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로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 News1
직장인 밀집지역 개인카페 평균 커피값 2000원
가격 차이불구 원재료 같은 경우도 다수


# 여의도 증권사에 재직 중인 박 모(39)씨는 채권관련 업무 담당자다. 다른 직원에 비해 점심시간이 짧은 편이어서 식사도 빠르게 마치는 편이다. 몇몇 동료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그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회사 1층 브랜드 커피전문점 대신 길건너 소규모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구매한다. 횡단보도만 건너면되는 거리에 회사 1층 카페보다 3배 이상 저렴한 커피전문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유명 커피프랜차이즈 대신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로 향하는 소비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서비스의 차이는 있지만 밥값만큼이나 비싼 커피값에 부담을 느끼자 저렴한 커피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커피맛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내지 못하는 만큼 분위기는 널리 확산되고 있다. 때마침 담뱃값이 대폭 인상되면서 최대한 지출을 줄여보자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크게 한 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종로1가 일대의 커피전문점 20여 곳을 돌아본 결과 대형 커피전문점이 아닌 소규모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값은 1500~2500원 사이였다.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종로1가 일대 소규모 커피전문점들을 돌아본 결과 대부분의 커피값이 2000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반면 직영 및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4000원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저가 커피로 분류되는 이디야를 제외하고 매출 상위 6개 커피전문점(카페베네, 탐앤탐스,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커피, 엔젤리너스)의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은 3800~4500원이었으며 이 중 4000원 미만은 탐앤탐스와 엔젤리너스 밖에 없었다.

평균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평균 가격은 4170원(에스프레소 2샷 기본업체 포함) 수준인데 이는 기본커피(아메리카노) 가격일 뿐 일행 중 한 명이라도 라떼 종류나 과일주스, 차 등을 주문할 경우 두 잔 값은 1만원 전후가 된다.

커피값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수년째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커피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인건비와 매장 임대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날 국내 커피가격이 절대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는 유명 커피프랜차이즈 임원과 만나본 결과 예상과 다르지 않은 답변만 반복적으로 듣게됐다.

그는 "대형업체들 대부분이 땅값이 비싼 도심지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런 곳 중 일부는 장사가 잘되는 것 같아도 임대료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와 임대료가 지나치게 오른 영향인데 적자가 나더라도 유명한 거리에 위치한 만큼 관광객이나 젊은 층에게 홍보효과가 크다"며 매장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대다수 소비자들도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신제품 개발 비용 등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형평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는 임대료가 커피값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테이블을 차지하지 않고 테이크아웃(포장)해가는 고객들과 차이를 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피를 주문한 뒤 3~4분만에 매장을 벗어나는 고객이 오랜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고객의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종로에서 1000원대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한 점주는 "밖으로 들고나가는 커피의 총 원가가 훨씬 저렴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일반적으로 원재료를 비싸게 들여와도 4000원짜리 커피 한 잔의 원가는 600원을 안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매장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C커피전문점에 납품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커피전문점과 소규모 개인카페로 납품하는 원두가 종류라는 설명이다.

점주로부터 원재료 납품업체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그가 일러준대로 A원두유통업체를 찾아 문의했고 점주의 주장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커피전문점에 납품 원두(왼쪽)와 유명 커피전문점에 납품하는 원두(오른쪽)는 같은 종류였다. 다만 업체별로 원하는 로스팅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A업체 관계자는 "우리 매장에서는 C커피전문점, 개인업체뿐만 아니라 인스턴트커피를 제조하는 M사에도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며 "같은 원두를 사용하지만 업체의 요구에 따라 볶은 정도나 원산지 별 블랜딩 비율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업체에서는 대형 커피전문점에 납품하는 원두를 블랜딩할 때 과테말라산과 케냐산을 섞고 있었다. 주문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소규모 업체들이 받는 같은 원재료임은 분명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원두농장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대형업체들은 국내 원두유통업체 여러곳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면서 "이들에게만 재료를 납품하면 회사가 유지되기 어려워 개인사업자들에게도 영업활동을 펼치면서 동일한 수준의 원두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커피전문점과 같은 원두 및 상태로 배달해달라는 주문이 올 때도 많다"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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