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월간 판매량이 또다시 2만대를 넘어섰다. 한국 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대비 32.9% 증가한 2만 2,280대가 판매됐다고 한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이 전월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에는 파격적인 할인 정책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판매량 1~3위를 다투는 독일 메이커들이 올해 9월부터 판매할 수 없는 유로5 디젤 모델들의 재고 소진을 위해 파격적인 할인조건을 내세워 수입차 판매량 증가에 일조했다.
수입차의 가격 할인 정책은 시기를 잘 맞출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판매에만 치중하는 메이커의 정책 때문에 기존 고객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예컨대 자동차 메이커에서 이른바 ‘폭풍 할인’ 정책을 펼치면 해당 차량에 대한 중고차 시세 역시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한 고객이나 이미 해당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고객들은 그만큼의 차량가격 감가를 감내해야 한다.
수입차의 들쑥날쑥한 할인 정책으로 소비자가 단 하루 만에 수백만원을 더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아우디의 경우 수입차 판매량이 높았던 지난달 일부 모델에 20% 가까운 할인 정책을 내세웠다가 판매량과 대기수요가 늘어나자 할인율을 10%대로 대폭 삭감하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을 대상으로 비공식 할인 판매를 펼치는 임직원 특별 할인 행사도 문제가 되고 있다.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할인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데, 계열사도 아닌 기업들을 대상으로 폭풍 할인을 실시하는 이러한 행태로 인해 일반 고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자동차 메이커가 자체 정책에 따라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시장에서의 자유 의지다. 더군다나 꾸준히 인상된 국산차 가격이 수입차와의 경계까지 치달아버린 현 시점에서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당장의 판매량에만 급급한 메이커들의 무분별한 할인 정책이 확대될수록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는 낮아진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오랜 기간 쌓아올린 고급차라는 이미지를 빠르게 훼손시키는 지름길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기사 출처 : 메가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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