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난 2013년 인천의 한 초등학교 4학년생이 학교 급식으로 나온 카레를 먹고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 학생은 급식으로 나온 카레를 먹고 입 주변이 부어오르자 식사를 중단했습니다. 평소 유제품 알레르기와 천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식사 직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이 학생은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졌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뇌에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16개월 동안 병상에 누워 있다가 지난해 8월 숨졌습니다. 평소 우유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이 학생은 사고 당일 우유가 30% 넘게 들어간 카레를 먹었습니다. 우유에 알레르기 쇼크를 보인 것입니다.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고 불리는 알레르기 쇼크는 빠르게 진행되는 전신 알레르기 반응입니다. 두드러기가 나타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호흡곤란이 나타나 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벌에 쏘인 뒤 온 몸이 붓고, 급격히 호흡곤란을 보이는 게 알레르기 쇼크입니다. 병원에선 CT 검사를 받으면서 조영제 주사를 맞고 갑자기 알레르기 쇼크가 나타나 환자가 숨졌다는 소식도 이따금 전해집니다.
최근 식품을 먹고 알레르기 쇼크가 나타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40대 초반의 한 남성은 홍합이 들어간 짬뽕을 먹고 수영을 한 뒤 피부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온 몸이 부으면서 어지럼증을 보여 응급을 찾았습니다. 내원 당시 혈압이 60으로 떨어져 있어 목숨을 잃기 직전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응급처치를 받고 겨우 회생했습니다. 이 남성의 경우 밀가루와 홍합에 알레르기 쇼크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레르기 쇼크 환자가 지난해 2천 4백 명으로 4년 새 4.7배 급증했습니다. 대기오염 물질의 증가, 온난화로 인한 꽃가루 농도의 상승 등이 알레르기 쇼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늘면서 노출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체질적으로 과민한 사람이 더 예민해지는 것입니다. 알레르기 쇼크의 원인으론 조영제와 항생제 등의 약물이 4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식품이 24%를 차지해 뒤를 이었습니다. 식품 중에는 밀가루와 해산물이 가장 흔합니다. 특히, 밀가루 음식을 먹고 난 뒤 땀이 나는 운동을 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을 해 체온이 오르면 혈관이 확장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 급속히 혈액으로 퍼지기 때문입니다. 해산물은 운동과 상관 없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쇼크는 독성 반응이 아닙니다. 식품에 들어있는 특정 물질이 독성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특정 체질을 갖고 있는 사람과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에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생기기도 합니다.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알레르기 쇼크는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전에 특정 식품을 먹고 두드러기에 그치지 않고 호흡곤란이나 구토, 복통, 호흡곤란 등을 경험했다면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일단 그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밀가루 음식에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면 음식을 먹은 뒤 운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런 물질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 쇼크를 경험했던 사람은 평소 자가 주사용 응급 키트를 갖고 다니는 게 좋습니다.
<기사 출처 : KBS뉴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