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5일 화요일

맥못추는 中 경제… 글로벌 톱10 기업 한곳도 없어



중국 경제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 주식시장의 기업 순위 톱10에서 중국 기업들이 사라졌다. 성장과 개혁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7.5%) 달성에 대한 회의론도 퍼지고 있다. 일부에선 중국 경기의 급하강에 대비한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23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가총액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 올라 있는 중국 기업은 23개사로 1년 전(27개)보다 4곳 줄었다. 특히 지난해 4위였던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가 올해 15위로, 중국공상은행(ICBC)은 10위에서 21위로 밀려나 10위권에 중국 기업이 한 곳도 없다. 지난해 20위권에 중국 기업 4개사가 올랐으나 올해는 중국석유만 홀로 남아있다.

중국 증시 부진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에서 대거 밀려난 것이다. 상위권은 최근 미국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듯 미국 회사들이 휩쓸고 있다. 애플과 엑손모빌, 구글이 1년 전과 마찬가지로 1∼3위를 지킨 가운데 톱10에서 미국 기업이 아닌 것은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7위)뿐이다.

한국 기업들도 전반적으로 순위가 뒤로 조금씩 밀렸다. 지난해 22위였던 삼성전자가 26위로, 현대자동차는 204위에서 209위, 현대모비스는 384위에서 414위, 포스코는 393위에서 488위로 떨어졌다. 다만 SK하이닉스(455위)와 네이버(470위)가 500대 기업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로써 500위권 내 한국 기업은 4곳에서 6곳으로 늘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성장과 개혁의 병행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7.5%)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5대 리스크 요인으로 소비 둔화 지속, 투자 위축 장기화, 외수(外需) 경기회복 기대감 약화, 금융경색·기업부실 확대, 가계 부실화 가능성 확대를 꼽았다.

중국은 고용·임금 여건이 나빠져 소비가 위축되는 중이다. 또 선진국 경제가 기대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 중국의 해외수요(외수)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중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도 심상치 않다. 최근 중국 태양광, 철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를 선언해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하나대투증권은 “중국 증시에서 특별관리종목으로 지정돼 디폴트가 우려되는 기업은 57곳에 달한다”며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디폴트 사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경기 급랭에 대비한 컨틴전시(contingency)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품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해외 활로를 개척하고, 중국의 유동성 축소에 따른 현지 한국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책을 준비해 놓을 것 등을 제안했다.
<기사 출처 : 국민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