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4일 월요일

야간·주말에 텅 빈 치안센터…"운영시간 바꿔야"


텅 빈 치안센터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서울 서초경찰서는 금품 요구를 거부한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벽돌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공익요원 이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사건 현장은 경찰 치안센터로부터 불과 100여m 떨어져 있었지만 당시 치안센터는 주말에 운영되지 않은 탓에 텅 비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사건 현장에서 100여m 떨어져 있는 반포 치안센터의 모습. 2014.3.23 pdj6635@yna.co.kr

경찰 "인력부족 탓"…시민들 "오히려 밤에 문 열어야"

경찰 치안센터와 가까운 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지만 치안센터가 주말에 운영되지 않은 탓에 텅 비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치안센터 운영시간을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0분께 서초구 반포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20대 여성이 공익요원에 의해 흉기에 찔려 숨졌다.

공익요원 이모(21)씨는 귀가 중인 김모(25·여)씨에게서 금품을 빼앗으려다 김씨가 반항하자 흉기로 얼굴을 찌르고 벽돌로 내려쳐 김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여자가 흉기에 찔렸으며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는 것 같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 이씨가 도주하는 것을 막았다. 김씨는 이미 주차장 입구에서 숨진 상태였다.

당시 사건 현장을 목격한 일부 주민들이 신고를 하려고 1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반포지구대 치안센터를 찾았지만 내부에 아무도 없어 헛걸음했다.

한 주민은 "신고를 하기 위해 치안센터를 찾았는데 문이 잠겨 있어 그냥 돌아와야 했다"며 "동네에 치안센터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경찰관이 없을 때가 더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3년 파출소 2∼3개를 지구대로 통폐합한 뒤 사용하지 않는 파출소를 치안센터로 전환하고 각 치안센터에 센터장을 1명씩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장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역 주민을 상대로 민원 안내, 지역 순찰 등의 업무를 한다. 평일 야간시간대와 주말·공휴일에는 치안센터가 운영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치안센터에 상주하는 경찰관이 단 한 명뿐이기 때문에 야간·주말 근무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치안센터에 경찰관이 있어도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업무는 지구대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력 부족으로 치안센터를 야간이나 주말에 운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강력 범죄가 주로 야간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주말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치안센터 운영시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현지(26·여)씨는 "경찰 치안센터가 주변에 있는데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치안센터가 낮에만 운영된다고 하던데 오히려 밤에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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